법무법인 태하 최승현 변호사
성폭력 사건은 시작부터 공기가 다릅니다. 피해자가 입을 여는 순간, 피의자는 이미 의심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단 한 차례의 진술만으로도 일상은 흔들리고, 사회적 시선과 직업적 위기는 한꺼번에 덮쳐옵니다.
의뢰인은 상담사로, 평소 알고 지내던 고객과 1년 가까이 교류해 왔습니다. 어느 날 고객의 초대로 함께 식사와 술자리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 의뢰인은 입맞춤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나 이 행동이 강제추행죄로 고소로 이어졌습니다.
사건 초기에 의뢰인은 미안하다는 말을 했고, 그 장면이 녹음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후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사과를 반복했습니다. 이 기록들은 의뢰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증거처럼 보였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고소인을 증인으로 소환했습니다. 신문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사건의 무게를 바꿔놓았습니다. 두 사람은 사건 이전에도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고, 그중에는 신체접촉 시도가 있었으나 거절로 무산된 경험도 있었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고소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진술서에서는 “입맞춤을 허락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했으면서도, 증인 신문에서는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강제추행죄와 같이 피해자 진술이 중심이 되는 사건에서, 이 같은 모순은 신빙성을 흔드는 요소였습니다.
재판부는 결국 의뢰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사건 전후의 정황이 강제추행죄 성립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점이 인정된 것입니다. 그 결과 의뢰인에게는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강제추행죄는 형법 제298조에 따라 처벌되며, 법정형이 무겁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피의자 입장에서는 억울하게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험 많은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진술의 모순을 밝혀내고, 사건 전후 정황을 면밀히 검토한다면 억울한 결과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무죄 판결로 끝난 것이 아니라, 강제추행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얼마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억울한 사람을 보호하는 것 역시 법이 해야 할 역할이며, 그 과정에 치밀한 변론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글에서 다 담지 못한 기록은 제 홈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