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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희 Jul 05. 2016

무용을 만나는 다양한 방법

예술가와 소통하는 ‘관객참여 프로그램’ 가이드

공연이 관객에게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객석을 넘어 무대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관객참여 프로그램에 주목해보자.


최근 공연예술계는 다양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관객’이 있다. 과거 관객이 관람자의 위치에 그쳤다면, 오늘날의 관객은 예술가와 소통하고 작품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용계에서도 관객과의 소통, 더 나아가 상호작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무용과 관객이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현장감 넘치는 무용예술의 특성을 잘 살려 관객들에게 무용이 가진 매력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지금까지 무용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것이, 어느 작품을 봐야 할지 선택하기 어려웠다면 다른 방법으로 무용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을 이해하는 색다른 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니버설발레단 ‘멀티플리시티’ 오픈리허설(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오픈리허설’


어떤 프로그램? 2008년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연습실 공개 프로그램으로 많은 관객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다. 시즌 주요 공연과 신작을 발표하는 시기에 맞춰 진행된다. 문훈숙 단장의 친절한 해설과 함께 작품의 주요 장면을 발췌한 리허설을 관람하는 순서로 진행되며, 무용수들의 연습 과정은 물론 안무가·지도위원이 무용수들을 지도하는 모습 등 그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엿볼 수 있다. 극장이 아닌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무용수들과 가까운 자리에서 그들의 거친 호흡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한 체험이 가능하다. 지난 4월, ‘멀티플리시티’ 공연을 앞두고 안무가 나초 두아토가 내한해 무용수들을 직접 지도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오픈리허설에 참가한 후 SNS에 후기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공연 티켓·식사권 등의 선물을 증정한다.


이런 관객이라면! 발레 공연을 보고 무용수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관객이나 무용 공연을 한 번도 보지 않았지만 그 현장이 궁금한 예비 관객 모두에게 추천한다. 이들의 연습 현장을 만난다면 발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신청 방법 시즌 주요 공연과 신작에 한해 진행되는 ‘오픈리허설’은 하루 이틀 내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일정은 공연을 1~2주 정도 앞두고 유니버설발레단 홈페이지 및 SNS에 공지된다. 신청은 SNS를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되니 유니버설발레단 공식 트위터 (@UBC_Ballet)와 페이스북(fb.com/universalballetkorea)을 주목하자. 시즌 패키지 티켓 구매자는 해당 메일로 우선 신청이 가능하다.


국립현대무용단 ‘인문학적 무용 읽기’(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 ‘인문학적 무용 읽기’


어떤 프로그램? 유니버설발레단의 ‘오픈리허설’이 관객들을 공연 현장에 가깝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한다면, 국립현대무용단 ‘인문학적 무용 읽기’는 무용을 학문의 분야와 결합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진행된 ‘컨템퍼러리 댄스 속 인문학-현대춤은 사유다’에 이은 인문학 시리즈 두 번째 강좌로 현대무용사의 주요 작품들을 전막 영상으로 감상하고 미학자 전예완의 해설과 더불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매달 감상하는 작품은 ‘성’ ‘신화’ ‘몸’ 등의 주제를 바탕으로 선정된다. 고전발레의 영역에서 춤이 어떻게 변형되고 진화해 현대무용이 되었는지, 춤이 기존의 한계를 벗어나 어떻게 실험적으로 발전해왔는지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런 관객이라면! 현대무용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한 관객들에게 유용한 강의다. 마츠 에크·자샤 발츠·존 노이마이어·앙줄랭 프렐조카주·피나 바우슈·매슈 본 등 현시대 주요 안무가들의 주옥같은 작품을 전막 영상으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대무용을 어떻게 감상하고 즐겨야 할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신청 방법 오는 2015년 8월까지 매월 셋째 주 월요일마다 진행되며, 전화나 이메일로 사전에 신청이 가능하다. 강의실에 서서 들을 정도로 인기라고 하니 빠른 신청은 필수! (국립현대무용단 아카데미팀 02-3472-1408, hj@kncdc.kr)


국립현대무용단 ‘11분’ 토크(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 토크 프로그램


어떤 프로그램? 현대무용 공연을 보고 난 뒤 생기는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자리로 국립현대무용단의 작품을 주제로 다양한 대담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안무가와 무용수들이 참여하는 일반적인 ‘관객과의 대화’와 달리 공연을 관람한 여러 분야의 패널들이 참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처음 시작됐으며, ‘불쌍’ ‘11분’ ‘이미 아직’에 대한 토크가 진행됐다. 영화감독·시인·무용평론가·건축가를 비롯한 각계의 패널들이 참여해왔다. 지난 4월 26일 진행된 ‘11분’ 토크에는 이미지 비평가 김영옥·무용 평론가 김예림·시인 오은·미학과 강사 최연희가 패널로 참여해 오붓한 분위기에서 심도 있는 대화를 이어갔다. 하나의 작품을 문학·무용학·여성학·미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다채로운 이야기가 오갔다. 공연에 참여했던 무용수 김보라와 지경민이 패널이 아닌 관객으로 깜짝 등장해 공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런 관객이라면! 관객과 패널 모두 솔직하고 거침없이 각자의 주장을 낼 수 있지만 다소 전문적으로 이야기가 오가다 보니 관객으로선 지루한 면이 없지 않다. 공연을 보고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신청 방법 매 공연 종료 후 첫 번째 토요일에 진행되며, 종종 공연의 이해를 돕기 위한 공연 전 강연 프로그램·다락 토크 등이 추가로 진행되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아카데미팀(02-3472-1408, hj@kncdc.kr)뿐 아니라 공식 트위터(@KNCDC)와 페이스북(fb.com/KNCDC)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


국립무용단 ‘회오리’ 연습실 공개(사진제공=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연습실 공개’


어떤 프로그램? 2012년부터 시작된 연습실 공개 프로그램으로 최근 들어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무용단이 발표한 ‘그대, 논개여!’ ‘신들의 만찬’ ‘단’ ‘묵향’ ‘회오리’ 등 신작에 한해 공연 전 연습실을 공개해왔다. 무엇보다 코앞에서 만나는 무용수들의 춤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더불어 안무가·연출가·디자이너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함께 자리해 관객들의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단’ 연습실 공개 때 안무가 안성수와 연출가 정구호가, ‘회오리’의 경우 안무가 테로 사리넨이 참석했다. 단순히 연습 장면을 감상하는 것뿐 아니라 공연을 보기 전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리허설 후에는 무용수와의 대화를 통해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사적인 질문도 환영!


이런 관객이라면! 한국 무용은 느리고 지루한 춤인 줄 알았던 관객들에게 반드시 참여해볼 것을 권한다. 무용수들의 동작에서 뻗어 나오는 기운을 만끽하다 보면 우리 춤의 정중동과 특유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신청 방법 일정은 공연을 1~2주 정도 앞두고 국립무용단 블로그(blog.naver.com/ntok2010) 및 공식 트위터(@ntok_)와 페이스북(fb.com/NTOKstory)에 공지된다. 선착순으로 마감되니 SNS를 주목하자!


* 월간 객석 2014년 6월호 TOPIC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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