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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시간이 없다면

의도적으로 게을러지기

by 심야서점

지금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는 경고를 듣고 자라서 그런 지 일분일초도 허투루 보내는 건 죄악이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 세대보다 자기 계발에 목메어 살았고, 일과 생활의 경계가 모호한 사실상 마지막 세대란 평을 들으며 나만의 시간은 당연히 없다는 인식을 팽배합니다.


어떤 교통수단을 활용하든 상관없이 수동적으로 듣고 보는 수단을 갖추고 있습니다. 음악이나 오디오북이나 유튜브나 책이나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을 수 있도록 도구의 환경은 모두 갖추고 있죠.


그래서, 우린 생각할 여유 따윈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부러 무엇을 하려 하지 않고 끊임없이 입력을 받는 수동적인 위치가 아니라, 입력을 끊고 자가발전을 할 수 있는 자기 생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불안할 수 있습니다. 남들은 무엇이든 하고 있는데, 나만 뒤지고 있는 듯한 느낌은 기분 좋을 리 없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자가발전하지 않고, 남들이 주는 대로 받아먹는 그 시간은 머릿속에 데이터가 쓰일 수는 있어도 생각하는 힘은 점점 잃어 가게 됩니다.


능동적으로 게을러지세요. 적극적으로 여유를 가지세요. 치열하게 심심해지세요.


그 안에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요?


Image by Penny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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