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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디자인과 BOM, 함께 가야 하는 이유

기준정보 기반의 전략적 제품 개발 체계

by 심야서점

기준정보가 중요한 이유


오늘날 제조업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시스템 간의 데이터 일관성, 제품 구조의 재사용성, 시장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력이 모두 종합적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 바로 "기준정보(Master Data)"입니다.


기준정보란 기업의 여러 부서, 다양한 시스템, 반복적인 업무에 걸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데이터로, 자주 변경되지 않는 정적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설계, 생산, 구매, 서비스, 품질 등 전 부문의 연결고리가 되며, 디지털 전환에서도 가장 먼저 정비되어야 할 영역입니다.


그중에서도 "BOM(Bill of Materials, 자재명세서)"은 제품을 구성하는 모든 부품과 자재 정보를 담고 있는 핵심 기준정보입니다. BOM은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설계 구조, 생산 투입 기준, 서비스 지침, 비용 산정의 근거까지 포함하는 정보입니다. 그래서 제조업에서는 BOM을 흔히 “제품의 뼈대”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BOM은 "모듈화 설계(Modular Design)"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를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이제부터 각 제품 개발 단계에서 BOM과 모듈 단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어떤 실무적・전략적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상품 기획 단계


사양 BOM(Spec-BOM) ↔ 사양 기반 모듈(Planning Module)


상품 기획 단계에서는 시장 요구나 고객 니즈에 따라 제품 사양이 정의됩니다. 이때 사양 조건을 기반으로 구성되는 초기 BOM을 사양 BOM이라고 하며, 이 BOM은 사양 기반 모듈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어, 공기청정기를 기획한다고 할 때, '필터 방식(HEPA/이온)', '풍량 모드', '디자인 컬러' 등은 모두 사양 기반 모듈의 기준이 됩니다. 과거에 유사한 사양이 개발된 적이 있다면 기존 BOM을 재사용하고, 신규 사양일 경우 표준 BOM을 조합하여 새로운 구조를 구성합니다.


즉, 상품 기획 단계에서의 모듈은 사양 조건에 따른 구조 선택지의 집합이며, 사양 BOM은 이를 데이터로 정형화한 것입니다.


2. 설계 단계


설계 BOM(E-BOM) ↔ 설계 모듈(Design Module)


설계 단계에서는 사양 BOM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기능 및 구조 설계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때 구성되는 BOM은 "설계 BOM(E-BOM)"이며, 제품의 기술적 명세와 구조 계층을 상세하게 표현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의 모듈이 활용됩니다:

설계 모듈: 재사용 가능한 하위 어셈블리 단위 (예: 팬 모듈, 필터 하우징 모듈)

표준품(Standard Part):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규격 부품 (예: 나사, 센서, 커넥터 등)


사양 기반 모듈과 동일한 구조가 이미 구현되어 있다면 해당 설계 모듈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신규로 설계 모듈을 정의하고, 하위 부품을 구성하거나 부품 번호를 새로 채번해야 합니다.


설계 단계에서의 모듈화는 공용화와 표준화를 통해 개발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품질 안정성 및 유지보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3. 생산 단계


생산 BOM(M-BOM) ↔ 생산 모듈(Manufacturing Module)


설계가 완료되면 제품은 생산 공정을 통해 실현됩니다. 이때 사용되는 BOM은 "생산 BOM(M-BOM)"으로, 부품의 투입 순서뿐 아니라 공정 흐름, 라우팅, 외주 조립 여부, 작업 위치 정보까지 포함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M-BOM을 공정 연계 BOM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생산 BOM은 아래와 같은 기준에 따라 모듈화됩니다:

동일한 서브라인에서 조립되는 부품의 집합

외주 협력사가 납품하거나 조립하는 단위

하나의 작업 단위로 묶이는 공정 세트


이러한 생산 모듈은 생산성, 라인 밸런싱, 리드타임 최적화를 고려하여 정의됩니다. 설계 모듈과 구조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설계 BOM과 생산 BOM 간의 정합성(Mapping Table) 확보가 중요합니다.


4. 서비스 단계


서비스 BOM ↔ 서비스 모듈(Service Module)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된 이후에는 유지보수, 수리, 부품 교체 등을 위한 BOM이 필요합니다. 이를 서비스 BOM이라고 하며, 제품 구성 요소 중 일부는 서비스 단위 모듈로 별도 정의하여 관리합니다.


서비스 모듈은 다음 기준에 따라 구성됩니다:

고장이 자주 발생하는 부품

고객이 스스로 교체 가능한 모듈

수명이 짧거나 독립적으로 관리되어야 하는 부품


일부 서비스 모듈은 설계 모듈과 구조적으로 동일할 수 있지만, 정의 기준은 다릅니다. 수리 편의성, 접근성, 교체 주기 등을 고려하여 별도로 정의되어야 합니다.


모듈화 설계와 BOM 정렬이 가져오는 전략적 효과

제품 개발의 각 단계에서 BOM과 모듈을 일치시켜 관리하면, 다음과 같은 실무적・전략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설계 재사용률 향상 → 개발 리드타임 단축

공정 최적화 → 외주 및 내부 조립 효율성 증대

서비스 대응력 강화 → 유지보수 비용 절감 및 고객 만족도 향상

시스템 간 데이터 정합성 확보 → PLM, ERP, MES 간 연계 효율성 증가


결론


BOM은 단순한 데이터 목록이 아니라, 제품 생애주기를 연결하는 기준정보입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각 개발 단계에서 모듈 정의를 전략적으로 연계해야 합니다.


모듈화 설계는 단순한 설계 기법을 넘어, 기업의 디지털 운영 체계를 구성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따라서 기업은 BOM을 중심으로 설계, 생산, 서비스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모듈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제품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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