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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괴담』을 읽고

교도소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피어나는 공포

by 심야서점

알려지지 않은 장소, 여러 사람이 오가지만 밀폐되고 단절된 공간, 그리고 다양한 사연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필연적으로 괴담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괴담에는 설명할 수 없는 공포가 숨어 있죠. 최근에 본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역시 그런 괴담이었고, 이번에 소개할 『교도소 괴담』이라는 소설도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사연들이 모이는 교도소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괴담이기에 더욱 섬뜩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제가 실수로 두 번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2023년에 윌라라는 플랫폼을 통해 구독 해지 전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었는데, 진행률이 완료로 표시되지 않아 다시 한번 읽게 되었습니다. 두 번 읽어도 그 오싹함은 여전했습니다.


책은 교도소에서 일어나는 괴담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냈습니다. 각 챕터마다 공포의 강도는 달랐지만, 오디오북으로 듣는 괴담은 더욱 실감 나고 무서웠습니다. 총 10개의 이야기 중 몇몇은 괴담이라기보다는 전래 동화 같은 느낌이 있어 아쉬웠지만, ‘51개의 마네킹 머리’ 같은 이야기는 실제로도 일어날 법한 공포로 더욱 섬뜩하게 다가왔습니다.


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에 서늘함을 주는 공포 이야기는 특히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이 책 역시 그런 계절에 읽기 좋은 책입니다. 다만 제 개인 취향일지는 모르겠지만, 책에서 실제 인물인 것처럼 이름을 명확히 적어둔 점이 오히려 공포감을 줄이는 결과가 된다고 느꼈습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처럼 이니셜이나 익명으로 처리됐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또한, 작가의 순수한 창작인지, 혹은 수집한 이야기인지를 구분해 주었다면 몰입도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만약 순수 창작이라면 실제 있었던 것처럼 출처를 명시하는 방법도 한 방법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 몇몇 애매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괴담집으로서 적절한 소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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