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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 반찬 대백과 』를 읽고

관광지가 아닌 반찬 속에서 발견한 현지의 일상

by 심야서점

여행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눈부신 풍경, 달콤한 휴식, 혹은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순간일까요. 사람마다 여행의 무게 중심은 다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작은 취향 하나가 여행 전체의 색깔을 바꾼다는 사실입니다.


패턴화된 여행을 넘어


일본 여행을 떠나면 흔히 하게 되는 선택이 있습니다. 가이드북에 소개된 맛집을 찾아가고, 사람들이 줄을 서는 관광지를 따라가는 일. 그런 발걸음은 편리하지만, 어느새 익숙하고 비슷한 경험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제가 읽은 일본 현지 반찬 대백과는 그 흐름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습니다. 이 책은 일본 음식 문화를 기록한 현지 시리즈 중 하나인데, 앞서 아이스크림, 빵, 맛집 체인, 간식책의 뒤를 이어 출간된 ‘반찬’ 편입니다.


관광용 음식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이 식탁에서 즐기는 소박한 반찬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여행자가 아닌 ‘이웃 주민의 시선’으로 일본 음식을 바라볼 수 있게 하니까요.


책장을 넘기며 떠오른 풍경


이번에 홋카이도 가족 여행을 가서 조식을 편의점의 음식으로 다채롭게 즐겼습니다.

편의점 음식만 즐기는 것 만으로도 여행이 풍성해졌습니다. 다양한 오니기리, 이름 모를 밑반찬 들…


책 속 반찬 몇 가지는 예전에 일본을 여행하면서 먹었던 기억을 데려왔습니다. 작은 접시에 담긴 조림 하나에서, 편의점 도시락에 담겨 있던 달걀말이 하나에서 그때의 공기와 풍경이 서서히 되살아났습니다.

“아, 그때 내가 맛있게 먹었던 그 반찬이 이런 이름이었구나.”

그 순간 책은 단순한 소개서가 아니라, 제 여행 기억을 다시 꺼내 주는 앨범처럼 느껴졌습니다.


여행이 아니어도 의미 있는 책


물론 꼭 여행을 준비하지 않아도 이 책은 충분히 즐겁습니다.

현지인의 부엌을 살짝 들여다보듯, 일상의 음식을 통해 일본 가정의 삶의 리듬과 문화를 읽을 수 있으니까요.

‘관광지가 아닌 식탁에서 만나는 여행.’

이 표현이 이 책을 설명해주는 또 하나의 제목일지도 모릅니다.


책을 덮으며 든 질문


책장을 덮고 난 뒤,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일상을 반찬이라는 키워드로 백과사전처럼 엮는다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요?

김치, 장아찌, 나물 반찬은 물론이고, 분식집 떡볶이나 편의점 삼각김밥 같은 음식도 빠질 수 없겠지요.


여러분이라면 어떤 반찬을 첫 장에 올리시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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