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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태진 Jun 30. 2021

메타버스라고 자유로울까?

레디 플레이어 원 - 우리는 언제 어디서고 돈을 갈망할 것이다

  종종 우리의 삶이 가상 세계가 아닌가 의심한다. 영화 <매트릭스>나 비교적 최근에 나왔던 <레디 플레이어 원>의 세상처럼 말이다. 나는 그 가상 세계 속 캐릭터이고 누군가 나를 조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혹은 누군가에 의해 조정되지 않고 자동프로그래밍 되어 '주인공'의 곁에 머물며 움직이는 여러 조연 중 하나 일지도 모른다.(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삶을 사는 걸 보니 아무래도 주인공은 아니다) 

  

  그런데 그저 영화 속 세계이며 먼 미래에나 구현될 기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느닷없이 다가온 모양이다. 더구나 몇몇 가상 현실은 이미 실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언제 이렇게나 발전한 건지 정말 눈 깜짝할 세다.     

 

  최근 '메타버스'라는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가상 현실에 관한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추세라면 메타버스는 곧 유행을 넘어 세상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 분명해 보인다. 


  메타버스는 디지털로 구현된 모든 가상 세계의 최상위 집합을 의미한다고, 최형욱 작가가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에서 말한다. 쉽게 말해 다양하게 구현될 수많은 가상 현실, 가상의 세계를 통합해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다.(그런 의미인 것 같다)     



  가끔 플레이스테이션을 몰입해 할 때면 마치 내가 게임 속 가상의 세계에 들어가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 현실감 있는 묘사와 반응, 행동들에 놀라며 이러다 정말 게임 속에 들어갈 수 있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 써본 적 없지만, 뛰어난 VR기기라도 쓰고 있다면 그 몰입감은 분명 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비루한 현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가상의 현실은 매력적인 대안이 되지 않을까? 그 가상의 현실 속 나는 잘생기고 싸움도 잘하는, 재벌 2세 아니 그냥 재벌일테니까 말이다. 


  

  우리는 그 매력적인 세상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게될지도 모른다. 점차 가상 현실 속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고 어느순간 우리는 그곳에 살며, 삶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상상을 하면 뭔가 짜릿하다. 비로소 '서민'에게도 희망이 생긴 것일까? 하지만 우리의 견고한 자본주의가 그렇게 호락호락할리가 없다. 가상세계에서 역시 돈을 벌어야할 것이고 그 돈이 있어야 가상의 집과 차, 각종 장신구들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실 세계에서의 부자는 그곳에서 역시 사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사고 그 자유로움과 여유를 온전히 유지하리라는 건 당연해 보인다.  

  실제 그런 현실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이미 잘 보여준다. 게임 속 캐릭터들은 사이버 머니(코인)를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하고 원하는 무기를 구매한다. 


  농담같은 일이지만 2020년 호주의 한 개발자가 만든 가상 부동산 세계 '어스2'에서는 실제로 사람들이 가상 세계의 땅을 사고 판다. 심지어 그 가상의 공간에서조차 대한민국의 '강남'은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하니 좀처럼 '따라잡기 힘든 세상'이다.  

  가상의 현실에서조차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인간은 어떻게든 자유와 행복을 좇지만, 언제나 한 발짝씩 모자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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