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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TK Jun 29. 2021

쇼핑몰, 자사몰 그리고 D2C

생존합시다

자사몰 이거 꼭 해야 되냐? 돈 되나?

.

아니 갑자기 왜 자사몰 이야길 하십니까? 스마트 스토어 잘 안되세요?

.

응. 자꾸 매출 빠져서 고민이다. 여기저기 에이전시 물어보니까 요즘은 자사몰도 해야 된다고 해서.


'타박남' 선배와 자사몰 이야길 했다. 이분의 유통 관련 언어는 항상 생존. 특히 이커머스를 전투적으로 바라본다. 돈 안될 거면 왜 하냐? 이 관점에서 직설적인 말씀을 해주신다. 특이하게도 이야기 나누는 당시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던 말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 꺼내지는 그런 말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마케팅 어렵게 이야기하지 마라. 마케터들이 이야기하는 ROAS 지표는 그냥 수수료다.
ROAS 1000%면 10%, 500%면 20%, 300%면 33% 수수료인데 손수 할 거면 이거보다 잘해야지.

마진 없는데 장사할 생각하지 말아라.
FOB나 원가 3배 수로 팔 수 없는 아이템은 뻥 매출만 나오고 그냥 몸만 고생한다.


그래서인지 이분과의 대화는 항상 반 강제적으로 쉽게 쉽게 하려고 노력한다. 데이터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등 한창 핫한 아이템들이 나올 때면 어려운 용어 설명보다는 실제 운영하면서의 어려움을 풀어서 설명하고 직설적인 질문에 대답을 하곤 했다. 공통적으로 대화는 주로 세 가지 관점에서 정리가 끝나곤 했다.


매출 대비 비용 구성은 어떻게 돼? 수수료는 얼마야?

마케팅비 얼마나 써야 돼?

운영 인력은 얼마나 필요해?






이커머스라고 하면 주로 쇼핑몰 입점이었다. 대형 쇼핑몰이나 오픈 마켓에 상품 등록을 하는 게 기본이었고 대형마트처럼 특정 코드 하나 잘 잡고 있으면 매출이 나오는 구조를 온라인에서 만들었다. 포털 가격비교를 잡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최저가 노출을 위해 10원이라도 더 싸게 노출하려는 기법들이 발전했다.
 
이 구조가 약간씩 바뀌기 시작한 게 모바일 커머스였는데 원데이 딜 또는 브랜드 위크 같은 행사가 가능했다. 대규모 트래픽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발생하면서 MD와의 협업으로 매출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중요했다. 대형 쇼핑몰들은 고객 및 거래액 덩치를 키우는 것이 중요했고, 디지털 마케팅이 이를 뒷받침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픈마켓/종합몰/소셜 커머스의 삼국지로 나누던 기준은 어느샌가 사라졌고, 네이버와 쿠팡 그리고 나머지로 급격히 재편되기 시작했다. 미국에 아마존 역할을 Top2인 네이버/쿠팡이 자리 잡게 되었고 이들은 오픈마켓 비즈니스와 쇼핑몰 입점 비즈니스를 빠르게 흡수해버렸다.


오픈마켓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격비교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이하 스스)와 겹쳐진다. 가격비교 후 스스의 상품 상세로 랜딩 시키고 결재는 네이버 페이로 결재로 넘어간다. 고객의 구매 여정 이탈이 급격히 줄어들고 네이버 페이 해택까지 더하니 구매 전환율이 올라간다. 어느새 네이버는 이렇게 쇼핑을 잘하는 플랫폼이 되었다.

쿠팡은 따로 말할 필요 없이 로켓 배송 기반의 빠른 배송을 무기로 검색-추천-카테고리 영역에 뜨기만 하면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수수료는 최상급이긴 하나, 들어가서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면 운영의 다른 부분에서 크게 신경 쓸 것이 없어진다. 쿠팡의 대시보드는 광고 성과를 아주 자세하게 보여주면서 이렇게 하면 매출이 오른다는 내용을 계속해서 보여주며 유혹한다.


어느새 이커머스 시장이 M/S 싸움이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자사몰이라는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왜 갑자기 이렇게 판이 커지게 되었을까? 나이키, 룰루레몬 등의 D2C 사례가 여러 언론사를 통해 다뤄진다. D2C라는 말도 친숙한 용어가 되어간다. 대형 쇼핑 플랫폼의 성장 속에서도 자사몰이 유의미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버티컬 강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디지털 광고 에이전시들이다. 상품 소싱과 디지털 광고, 브랜딩을 직접 하면서 이커머스 운영 경험 없이도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현실은 제조, 소싱 역량은 있어서 자사몰을 운영한 지 몇 년이 되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곳이 태반이다. 마케팅 역량만 있으면 D2C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처럼 자사몰은 새로운 플레이어를 수용할 만큼 이커머스의 미래일까?

올초에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를 통해 자사몰의 통계를 살펴보면, 약간의 힌트가 나온다.


[KTB투자증권, 이커머스 리포트 '2021년 1월 5일 발간]
*소매시장의 35%가 이커머스 매출
*한국 이커머스에서 버티컬 시장의 점유율 30%

*19년 기준 자사몰 사업자의 이커머스 점유율 10%이며 30년까지 14%로 상승. 이는 보수적 수치인데 미국의 경우 19년 기준 자사몰 비중이 26%.

즉,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거대 플랫폼의 틈새로 자사몰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해당 리포트는 카페 24나 메이크샵 같은 커머스 플랫폼 투자 관점으로 분석되어 있긴 하지만 네이버 스스까지 자사몰 비중으로 포함해서 보면 네이버의 쇼핑 점유율 17%와 자사몰 비중 10%를 포함하면 약 27% 수준인데 이는 유통 채널 관점에서도 적지 않은 수치다.

이렇게 단순하게 산수를 해보면 이커머스에서 판매 채널의 비중은 입점 비즈니스 70%와 자사몰 비즈니스 30% 정도는 가져가야 할 것이다. 최근 네이버의 투자 및 제휴를 보면 쇼핑에 화력전을 중단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므로,  자사몰 비즈니스를 40% 가져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자사몰 오픈을 검토한다고 가정해본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연히 자사몰 사이트부터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트에 마케팅을 해서 고객을 모셔오면 된다. 입점사 어드민만 보는 것도 허덕이는데 우리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이 두 가지 일을 잘할 수 있을까?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은 걱정도 생긴다.


ⓛ자사몰 구축이 쉽고 비용이 낮아졌다

커머스 플랫폼들이 다양해졌고 사용성이 좋아졌다. 상품등록, 결재, 회원관리, 쿠폰 적용 등 자체적으로 커머스 사이트를 구축해야 잘 돌아가던 기능들이 대부분 잘 연동될 뿐만 아니라 사이트 디자인 템플릿도 수준도 높다. 게다가 큰 변경 없으면 유지보수 인력도 필요 없어서 서비스의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게 네이버 페이 결제다. 기존에는 사이트에 대한 신뢰가 낮아 결재를 꺼리는 사례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커머스 플랫폼들이 네이버 페이 결재를 지원하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뢰도가 올라간다. 커스터마이징 욕심만 낮추면(거의 그럴리는 없지만) 몇십 만원대에 오픈이 가능하고, 2백만 원 정도면 꽤 괜찮은 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고객 Traffic을 자체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

대형 쇼핑몰에 입점하는 큰 이유는 구매를 하러 오는 Traffic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SNS, 포털 사이트의 고도화된 타게팅 기술로 발생시킬 수 있다. D2C(Direct to Customer)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인데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구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이 4대 플랫폼에서만 제대로 해도 충분히 Traffic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대형 커머스 플랫폼의 수수료와 광고 비용이 올라간다. 기본 수수료 외 이런 광고 상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매출이 나오기 힘들어진다. 한 메이저 사이트의 광고 상품 비용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해당 판매처에서 매출 발생을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 


  1) 앱 팝업: 3번째 페이지 24시간 노출 시, 3백만 원
  2) 앱 푸시: 1건당 15원
  3) SNS 채널 포스팅: 1회 3백만 원
  4) 검색광고: 최소 비딩가 110원 등






그래, 자사몰을 열기로 했다. 그런데 알아보니 뭐가 좀 복잡하다. 안 되겠다 싶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이하 스스)라도 열기로 결심했다. 스스에 스토어를 개설하고 들어가 보니 이건 메뉴가 왜 이렇게 많은지. 다들 쉽고 간편하다고 하는데 직접 해보려고 하니 나한테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이커머스는 기본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비즈니스다. 사용자는 오프라인 구매에 비해 훨씬 간편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이를 운영하는 판매자는 뒤에서 할 일이 생각보다 많다. 게다가 고생은 이래저래 해서 진행했는데도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때의 좌절감이 크다.


올해 3월에 공개한 네이버의 'CEO 주주서한 - 네이버 커머스의 현재와 미래'를 읽어보고, 입점사별 판매 현황의 기준을 잡아보았다.


국내 스마트 스토어 개수 42만 개/연간 거래대금 17조
두 가지로 산수 해보면 연간 매출이 평균 4천만 원, 월평균 매출액 340만 원

마진율 40%로 잡으면 연간 이익 평균 1.6천만 원, 월평균 이익 133만 원

월 매출 1억 넘기는 스토어 4천 개
이를 스마트 스토어 개수로 나눠보면 월 1억 넘기는 스토어는 상위 1%


상위 1%를 넘 거야 월 1억은 할 수 있다. 마진을 고려하면 그 정도는 해야 의미 있는 숫자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한 회사에서 스마트 스토어를 카테고리나 성격을 달리해서 멀티로 운영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잘하기는 여기도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자사몰을 잘하려면 뭘 해야 하나?


①운영 역량이 있는가?

운영인력이 물리적으로 필요하다. 필요한 기능만으로 팀 세팅을 해도 최소 4명이 필요하다.

경력 및 아웃소싱 여부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운영 인력에만 최소 월 1천만 원 이상 들어갈 것이다. 

1) 사이트 운영: 주문/배송, CS, 기획전, 프로모션
2) SNS/바이럴: 인스타/네이버 자체 채널 운영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

3) 광고: 검색광고/배너광고/리타게팅 광고/Push형 광고 등 매체 기획 및 운영

4) 디자인: 상품 상세, 광고 소재, 몰 배너 등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커머스 일에 손이 많이 간다는 게 여기서 드러나는데, 사이트가 크고 작고 여부와는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투여해야 할 일과 인력이 필요하다. 해야 할 일인데 매출이 적다고 이를 안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매출액을 늘려나가는 수밖에 없다.

②마케팅 비용을 의미 있게 투여할 수 있는가?
자사몰을 연다고 우리 사이트를 '알아서' 방문 할리가 없다. 이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마음을 다져야 한다. 마케팅을 해서 우리 제품을 잘 알려야 하고 여기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대부분 제품마다 원가 시뮬레이션을 할 것이다. 카테고리, 상품마다 써야 할 마케팅 비용이 다르므로 이를 현실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초기엔 매출의 25%~30% 마케팅 비용은 잡아야 어느 정도인지 감이 생길 것이다.


③분석 역량이 있는가?

자사몰과 스마트 스토어 간에도 채널 간섭이 생긴다. 입점사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 이 간섭의 복잡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오픈 초기에는 알기 힘든 부분인데, 이를 알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게다가 고객이 모이고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활용하는 활동들이 같이 들어가야 하는데, 엑셀로라도 좋으니 기본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대체로 RFM 관점에서 최근성, 빈도, 단가를 꾸준히 분석해보면 의미 있는 수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네 말대로 하면 마케팅비 30%, 카드수수료 5% 포함하면 거의 매출액에 35%를 써야 매출이 나오겠네?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안다. 앞서서 이야기한 '돈 되냐'에 대한 질문에는 아름답게 대답하지 못한 채 그렇게 어려움과 잘 안 되는 이유를 수만 가지 찾으면서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인스타와 페이스북에서는 '스마트 스토어 1000% 개선, 효율 두배 상승', 같은 썸네일이 나를 유혹한다. 들어가서 보니 키워드를 재미나게 분석해놓은 사이트도 있고 용어 설명을 기가 막히게 잘해놓은 콘텐츠도 가득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와닿지 않는 걸까? 비용 효율을 보자니 매출액이 안 늘어나고, 매출액을 늘리자니 비용 효율이 깨지는 상황의 반복. 고객 접객 비용이 늘어나도 매출이 같이 늘어나는 아름다운 시기는 짧고, 매출이 따라오지 못해서 마케팅 효율을 고민했던 수많은 날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렇다.

생존.

이커머스는 생존.

오늘도 생존하고, 일주일 뒤에도 생존할 수 있도록 여기까지만 우선 해보자.


※네이버 주주서한

https://www.navercorp.com/investment/announcementView/115


※대문 이미지

https://www.pexels.com/ko-kr/photo/23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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