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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준맘 May 11. 2021

글을 쓰고 싶어졌다

프롤로그

글다운 글을 마지막으로 써본 게 언제였을까.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다. 매일 저녁 경건한 마음으로 뱃속 아이의 상태와 나의 감정,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성스럽게 기록했다.  

출산 후 종이 다이어리는 수유와 수면 텀을 휘갈겨 쓴 글씨로 빼곡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스마트폰 캘린더 간단한 메모 대체되었다.


어린 시절에는 글짓기를 꽤 잘다. 대회에 나가면 상도 받고, 우수작품으로 선정되어 친구들 앞에서 발표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성인이 되어서는 독서를 즐기는 편 아니었다. 어느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지지도 못했다. 독창적인 시선이나 참신한 표현력 고사하고, 이 몇 줄의 글도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고 있. 부끄럽지만 솔직해야지.


그런 내가, 요즘 글을 쓰고 싶어졌다.




나는 유튜브를 하는 엄마다. 주로 아이들의 일상을 콘텐츠로 만들어 올린다. 가끔 내 얼굴이 나오지만, 스스로를 유튜버라 칭하는 건 아직까지 낯설고 부끄럽기만 하다.


1년 전만 해도 나는 연년생 육아가 힘에 부치던 마이자 아내, 완벽한 전업주부였다.

유튜브에 발을 들인 건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건 나를 위한 첫발이.

마흔을 코앞에 둔, 성장은 끝났다고 생각했던 나의 자아가 그 후로 줄곧 꿈틀대 있니 말이다.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

유튜브에서의 성공을 수익창출에 둔다면 현재까지 나의 이야기는 실패에 더 가깝다.

하지만 나는 도전 속에서 나를 찾는 즐거운 경험을 하고 있고, 그 안에서 또 다른 희망을 본다.

그리고 그 희망들은 지금의 나를 기록하게 했다.


책장 숙이 꽂아둔 해 지난 종이 다이어리를 꺼냈다. 늘과 다른 날짜는 중요치 않았다. 끄적댈 하얀 공간이면 충분했다. 현듯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그때그때 적었다. 이 다듬어지지 않은 끄적임 온전한 글로 겨질 언젠가를 상상하면서. 


꿈은 또 다른 꿈을 꾸게 했고

언젠가는 오늘이 되었다.

나는 지금 또 다른 꿈의 시작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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