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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준맘 May 14. 2021

2화. 부캐의 탄생

부캐 메이커 내 남편

막역한 친구가 나를 탱준맘이라 부른 뒤로 SNS 상에서 나 탱준맘으로 불리게 되었다. 태영 준영이의 엄마, 그것이 소위 나의 본캐였다. 그리고 1년 전부터 부캐 하나 생겼다. 부캐 탄생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은 바로 남편다.


남편은 매우 이성적이고 추진력이 좋은 사람이다. 추진력 하면 나도 어디서 꿀리지는 않지만, 우리 둘의 차이점은 실행력에 있다. 나는 열정은 넘치지만 누군가 판을 깔고 불을 지펴줘야 한다. 거기에 기복도 심한 편이다. 유튜브를 해볼까 생각만 하는 걸 눈치챘는지 남편이 시작을 권했다. 잃을 것이 없지 않냐며. 굳이 꼽자면 시간 정도? 이 남자.. 평소엔 속 터질 정도로 눈치가 없는데, 이럴 땐 또 사람 속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




두 아들은 유튜브 키즈채널 '제이제이 튜브'의 엄청난 팬이었다. 채널의 모든 콘텐츠를 다 보고 주인공 아이들의 대사를 외워 말할 정도였니. 자신의 얼굴이 유튜브에 나오면 좋아할 것은 당연지사였다. 남편과 나도 아이들의 일상을 찍는 걸 즐겼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 아쉽던 참이었다. 


문제는 단 하나. 콘텐츠를 누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나에게 유튜브 이들 영상을 찾아 보여주는 도구에 불과했다. 개인적으로 구독하는 채널도 없고, 편집 해본 적도 없었다. 대학시절 발표 때 만들었던 파워포인트 아니면 추억 소장용 사진을 붙여 만든 무비메이커 정도가 비슷한 경험의 전부였다. 이런 어떻게 쉽게 용기를 내겠는가. 을 망설였던 가장 큰 이유다.


서점에 갔다. 눈에  두 권의 책. 지금은 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계신 소사장 소피아 박혜정 님의  <<엄마는 오늘도 유튜브로 출근한다>>와 남시언 님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되기>>. 책을   열정이 다.


박혜정 님은 육아에 지친 주부라는 공감대로 시작을 고민하는 나에게 동기 부여가 되기 충분했다. 남시언 님의 책은 채널 개설부터 첫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까지 기술적인 부분 도움 받았다.


최대한 다듬어진 멋진 시작을 원했다. 누가 봐도 어설픈 영상을 올리자니 자존심이 상했다. 편집 어플의 기능을 익히며 첫 영상을 원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고군분투했다. 욕심이 과했다. 하루 이틀 시간 갔다. 편은 그런 가 답답했는 일단 첫 영상올리 재촉했다. 퀄리티는 차치하고 시작을 하지 않고는 발전할 수 없다며. 


남편의 말옳았다. 일단 시작해야 한다.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허술하게 편집영상도 업로드되는 순간 콘텐츠가 된다.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나 깨달은 사실은 편집 기술은 채널의 성장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것. 잘 다듬어진 하나의 콘텐츠와 거칠지만 다양 콘텐츠 여러 개가 쌓여 갖는 힘은 분명히 다르다.


누적된 시간과 경험치, 유튜브에도 그것이 적용된다는 포인트를 남편은 어찌 간파했을까?


어쨌든 혜안을 가진 남편 덕에 나는 2020년 5월 14일, 어설픈 첫 영상을 올리며 '탱준TV 편집자'라는 부캐를 갖게 되었다.


바야흐로 부캐 수집의 .

다행이다. 내게도 늦게나마 부캐가 생겼으니 시대의 흐름에 영 뒤쳐지지는 않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시기, 판을 깔고 불을 지펴준 부캐 메이커에게 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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