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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민 Apr 11. 2020

내 사랑 오도리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내 짝꿍과 연애를 처음 할 때 가까운 바다로 드라이브 가자고 했다.

내가 살고 있는 대구에서 제일 가까운 바닷가, '오도리'이다.


내가 그곳을 갔던 것은 벌써 10여 년 전이 포항의 바닷가 오도리

정말 조용한 바닷가였다.


그곳은 우리의 아지트로 조용한 작은 바닷가였다.

10년 전 그때는 오도리 바닷가에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돗자리 펼쳐놓고 둘이 앉아서 바다 보고 그냥 돌아왔었다.


사실 그곳에 가서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며, 파도 소리만 듣다가 와도 너무 행복했다.

나의 모든 것을 다 덮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에너지를 충전하고 왔었다.


대구에서 포항까지 가는데 1시간 정도 걸리니, 왕복으로는 2시간

어쩌면, 시간 나의 짝꿍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그 시간이 더 좋아서 오도리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연애를 할 때도

아이를 낳고, 아이를 재우기 위해 많이 갔었다. (우리 아이들은 차를 타면 정말 잘 잤다.)

한 참 아기를 키울 때 차 타고 많이 돌아다녔다.

해돋이를 보러도 많이 갔고

아이들이 크니 모래 놀이를 하러

여름에는 물놀이를 하러 갔었던 오도리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너무 힘든 요즘 짝꿍과 훌쩍 다녀왔다.


이쁜 찻집들, 식당들이 많이 생겼지만 들어가지 못하고, 그냥 오도리에 가서 파도소리만 듣고 왔다.

아이들 모래 놀이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정말 아이들은 밖에도 못 나오고

나 혼자 조용히 파도 소리 듣고, 오도리에게 인사만 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오도리가 괜찮다.

이 시간도 곧 지나갈 거야 해 주는 것 같았다.


어제는 대구에 확진자가 0명이란다.

이렇게 조금만 지나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코로나 사태로 참 많은 것이 변했다.

정말 평소에 소소한 일상이 정말 감사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친구들과 커피 한 잔 놓고, 편히 수다를 떨 수 있던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도서관에서 편히 책을 마음 놓고 읽을 수 있었던 그 소중함

아침 일찍 아이들을 깨워, 유치원 버스에 태워 보내는 그 일상이 너무나 그립니다.


오도리 해변

한 달에 한 번 지적 갈증을 달래주었던, 숨구멍이 되어주었던 빡독 행사도 할 수가 없는 이 시점에 나는 조심히 [대구X빡독] 전체 카톡 방에 독서모임에 관한 메시지를 보내고, 신청해 주신 분들과 월요일부터 독서모임을 온라인으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처음의 시도로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내가 베풀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

집단 상담을 할 때, 나는 그곳에서 불릴 이름으로 '바다'라는 애칭을 많이 쓴다. 세상 모든 것을 품어줄 수 있는 바다처럼, 그렇게 마음 넓은 사람이 되고 싶다.


월요일부터 시작될 독서 모임 기대된다.

아직 마감시간 1시간이 남았다.

혹시 이 글을 보는 그대, 함께 하지 않겠는가?


http://naver.me/G4y6LboO

                                                                                                                                                           

Image by PublicDomainPicture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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