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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 선고의 날

by 숟가락

역사교실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역사교실 숟가락입니다.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역사적인 선고를 목격했습니다. 이 느낌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어서 글로 잡아보려고 합니다.


3교시 수업에 들어가려고 하니 교무부 선생님에 갑자기 저를 붙잡고 공문이 왔다고 합니다. 저에게만 따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저는 보여줄 거라는 이미지가 학교에 있나 봅니다. 들켰네요ㅋㅋ


역사교실 단톡방에서 경기도교육청에서 발송한 공문의 내용을 들었던 터라 알고 있다고 말하고, 그럼에도 난 보여주겠다고 당당히 이야기했습니다. 상위 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문서로만 교사의 교육철학에 따른 교육행위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 교사는 그 자체로 교육과정이니까요.


교실에 들어가서 헌법 재판소의 선고를 역사 시간에 봐야 하는 이유를 사회 계약, 법의 형성 과정, 헌법의 의미를 엮어서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20분이 지나고 파면 선고가 내려지고, 30명의 학생들과 함께 환호하니 기쁨이 30배가 되었습니다.


시청하는 동안 교감 선생님이 학교 복도를 순회하는 모습을 슬쩍 봤습니다. 시청의 이유를 물어보면 어떻게 말할지 생각하면서 싸울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교감 선생님은 내용은 따지지 않고 행정 처리가 필요해서 해놨으니 알고만 있으라고 합니다. 현명한 판단을 하는 관리자를 만나 이번에는 불필요한 감정 노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역사교실 선생님의 이야기도 들어보려고 합니다. 4월 4일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역사적인 심판을 경험하셨는지 자유롭게 글로 보내주세요. 좋은 글은 나중에 회지에 정성스럽게 엮어보겠습니다. 4월 14일까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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