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처럼 손절하기

삼국지 영웅들처럼 살아가기 #1

by 탁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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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묻고 싶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다정해야될 때가 언제인가. 바로 한 인간을 손절할 때이다. 조금 다르게 말하자면, 우리가 가장 다정해야 할 사람, 지금 손절 중인 사람인 것이다. 다시 보지 않는다는건 더 이상 그 사람을 관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엄은 제갈량에게 개부권을 포함한 권력을 요구하다가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4차 북벌의 실패를 제갈량의 책임으로 몰아, 정치적 숙청을 시도한다. 이에 제갈량은 이엄의 퇴각 의견이 담긴 서신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대신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확인한 22인의 신료들이 이엄의 탄핵 문서, 이른바 '양공문상상서'에 서명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역사에서 보통 이러한 상황에서 정적은 가차없이 처단된다. 그러나 제갈량의 후속조치는 남들과 달랐다. 제갈량은 이엄의 모든 관작을 박탈하였으나, 삼족을 멸하지 않았으며, 가산을 몰수하지도 않았다. 제갈량이 이엄의 아들 이풍에게 보낸 편지를 참조하면, 이엄은 관작을 잃고도 노비와 빈객 수백명을 거느리며 떵떵거리고 살았다. 더욱이, 그의 아들 이풍을 쫓아내지도 않았으며 관직을 유지토록 하였고, 그에게 편지를 써 부친의 일에 대해 안타까움을 눈물로써 토로하였다. 이풍이 자신의 부친을 정계에서 쫓아낸 제갈량을 원망하는 마음을 가질지언정 어찌 원수로 대할 수 있었으랴.


제갈량에게 쫓겨난 이엄 본인 조차도 제갈량이 오장원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더 이상 자신을 불러줄 사람이 없음을 한탄하며 앓다 사망했다.


제갈량은 정적조차도 적으로 두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이 그의 연이은 실패에도 지지받으며 마지막까지 탄핵되지 않은 이유이다.


우리는 인생에서 연인, 친구, 직장 상사 등 많은 손절을 경험한다. 그들과의 마지막을 다정하게 대하라. 그것이 결정적인 순간에 발목잡히지 않을, 인생의 중대한 처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