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영웅들처럼 살아가기 #3
원환은 유비의 무재였다. 무재는 각 자사가 태수 또는 자사급의 인사를 추천하는 제도로, 당시 예주자사였던 유비가 무재 천거 권한으로 원한을 천거하였으니, 원환은 유비에게 은혜를 받은 셈이다. 그러나 원환의 일생은 순탄치않게 되니, 당대 우두머리급 군웅이었던 원술의 중용을 받으나, 여포가 양봉과 손잡고 원술을 기습한 일로 원환은 여포에게 사로잡혀 그를 섬기게 된다. 당시 유비와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던 여포는 원환을 겁박하여 유비를 욕보이게 하는 글을 쓰도록 강요한다. 이에 원환은 그것이 모두 부질없는 짓이고, 내가 만약 당장 내일 주인이 바뀐다하여 여포 당신을 욕보이게 하는 글을 쓰면 어떻겠냐 따져 여포를 부끄럽게 하였다. 이 일화는 훗날 조조에게도 전해져, 그를 다시 한번 높이 평가하게되는 계기가 된다. 그가 한 평생 주인을 적지않게 바꿨음에도 신의에 대해서는 의심받지 않게된 이유이다.
물론, 여포가 알려진 이미지와 같이 그저 배신을 즐겨하는 포악한 자가 아니었다. 동업자였던 진군의 배신도 눈감아줄줄 알고, 나름 화통한 면도 있었으며, 부끄러움을 아는 자였기에 원환을 죽이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여포가 원환을 목숨을 담보로 겁박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원환이 여포의 명을 거부한 것은 사실 작은 신의를 지킨 것이다. 원환의 말대로, 그 글 하나로 유비의 명성에 흠을 낼 수도 없었을 것이고, 두 세력의 대립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저 여포의 기분 한번 맞춰주면 되는 일이었다. 허나, 그는 그 작은 일에 목숨을 걸었다. 그리고 그 일화는 그가 위나라에 임관하는 동안 큰 자산이 되었고, 당대 식자들의 존경을 받게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많은 유혹에 빠진다. 누군가를 짓밟아야 내가 올라설 때도 있다. 허나, 남을 욕보여 이익을 취할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하라. 그 한번의 욕보임이 당장 작은 이익을 가져다줄 수도 있으나, 훗날 큰 계산서로 돌아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