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업에서의 영업 준비

by 선명이와 지덕이

중견기업 다닐 때와 달리 소기업 다닐 때는 영업도 해야 했다. 내가 다닌 회사는 직원 수가 열 명도 안 되는 소(小)기업이었다. 그래서인지 인사팀, 영업팀, 개발팀 등 여러 부서가 나누어져 있지 않았다. 단지 연구소와 생산팀 두 개 부서만 있을 뿐이었다. 대외적인 문서에는 여러 부서가 있다고 명기했지만 실제로는 그러하지 못했다.


우리 회사는 3D프린터를 개발해서 판매하는 회사였다. 특이하게도 시중에 판매하는 중저가의 일반적인 3D프린터가 아닌 고가의 3D프린터를 제조하는 회사였다. 회사는 창립한 지 수년이 지나도 매출이 향상되지 않았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었고 회사 존립조차 위태로워졌다.


회사를 운영하려면 자본이 있어야 했다. 자본은 외부와 내부에서 조달하는 방법이 있다. 외부 조달은 기관이나 기업들한테서 투자를 받아 마련할 수 있는데 아무리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직원이 열 명도 안 되는 기업이 투자를 받기는 매우 어려웠다. 우리 회사는 투자를 받기 위해 제안서를 써서 심사를 받고 발표를 해보았지만 허사였다.


회사 내부적으로 자본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제품 판매가 부진해서 자본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서 우선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직원들의 급여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회사는 중기부 등 정부기관의 연구개발사업을 수주해서 해결하려고 했다.


사장님은 직원들의 학력과 보유한 기술 등을 알고 있었다. 이런 점은 직원 수가 적은 소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 같았다. 직원들이 많아서 일부 친한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직원들의 능력을 알기 어려웠던 과거의 직장들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정부기관의 연구개발사업에 신청하기 위해 다른 기관들과 협력해서 신청하려 했다. 매출이 적은 소기업이 사업을 단독으로 신청하면 탈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른 기관들이 우리 회사에게 함께 협력하자고 먼저 제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함께 사업을 신청할 회사를 찾아야만 했다. 사장님은 직원들에게 사업신청을 함께 할 기관들을 찾아보자고 했다. 신청할 사업의 내용에 맞는 연구소, 대학교나 기업들 말이다.


"대학교나 연구소에 아는 사람 있어요?"


사장님이 나에게 물어보았다. 사장님은 우리 회사와 같은 작은 회사는 영업 직원을 따로 둘 수 없으니 모든 직원들이 영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몇 명 없어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찾아볼게요"


나도 회사 사정을 알고 있는 터라 사장님의 말에 수긍했다. 노트북을 쳐다보며 학교 선후배나 동기 중에 만날만한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다. 몇 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들 중에는 만난 지 수년밖에 안 된 사람도 있었고 오랫동안 만난 적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영업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영업을 목적으로 그들에게 연락하기가 꺼려졌다.


다행히 친구 K는 연락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K는 대학교수인데 수년 전까지 만났었다. 사장님에게 K가 회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장님은 K에게 연락해 보라고 말했다. K에게 사업신청을 위해 한 번 방문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런 후 전화 통화로 한 번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제품 브로슈어 잘 챙겨요"


K와 만날 약속 날짜가 되었다. 사장님은 K에게 설명할 사업공고문 외에도 3D프린터를 홍보할 제품 브로슈어를 챙겨가자고 말했다. 어떻게든 판로를 확보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회사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도움이 될만한 사람이면 누구든 만날 필요가 있었다. 내가 소기업을 다닐 때 우리 회사는 이런 방법으로 영업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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