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블로그를 쓰는 이유

나도 집에서 편하게 살고 싶다

by 아낌없이주는타코

나는 블로거다.


두 해 전까지만 해도 나는 제품디자인과 시각디자인을 겸하던 평범한 디자이너였다. 디자인이 삶의 중심이었고, 창조는 곧 생존이었다. 하지만 회사라는 울타리는 점점 나를 짓눌렀다. 지쳐가던 어느 날, 나는 사표를 냈다. 손에 쥔 것은 자유였지만, 동시에 막막함이었다.


회사를 떠나기 전, 블로그라는 세계를 처음 만났다. 글을 쓰는 일은 낯설었고, 수익이란 말은 더더욱 생경했다. 누군가는 블로그로 돈을 번다고 했고, 나는 그것이 가능한지 끝없이 검색하며 밤을 지새웠다. 그러다 문득, '일단 해보자'는 단순한 마음으로 첫 글을 올렸다.


그렇게 내 블로그는 조금씩 자라났다. 어설펐던 글에는 차츰 온기가 돌았고, 댓글이 생겼고, 아주 소소한 수익이 시작됐다. 시간이 흐르자 블로그는 나를 대변하는 하나의 이름이 되었고, 이따금 광고를 요청하는 메일도 도착했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관뒀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그것은 어쩌면 조급한 결정이었다. 퇴사 후, 기이하게도 내 블로그는 검색 결과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고객센터의 답변은 매번 똑같았다. 텅 빈 위로였다. 수익은 끊겼고, 세상은 코로나라는 거대한 벽 앞에 멈춰 서 있었다.


갈 곳이 없었다. 그러나 나는 ‘블로거’이길 선택했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글을 썼다. 그리고 홍보했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썼고, 누군가 본다면 더 열심히 썼다.


그렇게 2년. 여전히 나는 수많은 현실의 벽 앞에 선다. 블로그는 쉬워 보였지만, 정작 그 안은 치열했고, 보는 이들은 늘 한정적이었다.


로직이라는 이름의 파도는 매일 모습을 바꿔가며 나를 삼켰고, 겨우 적응하면 또 다른 규칙으로 나를 시험했다.


그러나 묻는다.
"그럼에도 왜 쓰느냐고?"


나는 대답한다.
"재미있으니까요."


어떤 날은 수익이 찍히지 않아 뒤척이고, 어떤 날은 한 문장에 모든 마음을 담아내느라 몇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나, 누군가 내 글을 읽고 “덕분에 알았어요”라고 남기는 그 짧은 댓글 하나가 또 하루를 견디게 한다.


나는 알 수 없다. 이 길이 정답인지, 이 글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을지. 언젠가는 AI가 내 역할을 대신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나는 내 이야기를, 내 언어로 써내려가고 싶다.


블로그는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언젠가는 나도, 많은 이들이 검색창에 직접 찾아오는 그런 이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블로그를 쓴다.


재미있어서, 편하고 싶어서, 누군가와 진짜로 소통하고 싶어서.
그리고... 더 나은 나를 만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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