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글쓰기의 명암

스레드, 블로그, 브런치에서 팔리는 글이란

by TalChuRee

스레드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자, 팔로워가 천 명 가까이 모였다. 그 과정을 지나며 나는 사람들이 왜 ‘돈 되는 글쓰기’에 이토록 매료되는지, 그리고 이 시장이 어떤 방식으로 굴러가는지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SNS에 넘쳐나는 짧고 감정적인 문장들. 그 다수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좋아하는 문장 구조를 정확히 학습한 사람들의 ‘전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좋아요가 붙는 지점, 공유가 잘 되는 패턴, 대중이 선호하는 정서를 본능처럼 감지하는 이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다. 나는 그저 뒤늦게 그 방식을 따라 배우는 사람에 불과했다.



이 구조는 출판 시장에서도 거의 똑같이 반복된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 자비 출판은 흔해지고, 인플루언서의 책은 단숨에 베스트 셀러가 된다. 다양한 목소리가 등장하는 것은 반갑지만, 문제는 그 다수의 책이 일기와 에세이의 경계에서 금방 소비되는 휘발성 콘텐츠라는 점이다. 힐링을 포장한 감정 문장들이 새로운 표지만 갈아입은 채 반복되고, 출판사는 안전한 수익을 위해 그 구조를 더욱 강화한다.



이 시스템 자체를 악이라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글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 각자의 서사를 세상에 내놓는 것은 글쓰기의 밝은 면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문장의 힘보다 ‘글쓴이의 브랜드’가 글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독자는 문장을 읽기 전에 ‘누가 썼는지’를 먼저 본다. 작가의 입지와 유명세가 책의 설득력을 대신한다. 누구나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하고, 조금 다른 경험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면 곧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시장은 커졌지만, 정작 읽을 만한 문장의 자리는 좁아졌다. SNS에서 인기를 끈 짧은 감정 문장이 책의 전체 문체가 되고, 구조와 메시지는 충분히 다듬어지지 못한 채 출판된다. 위로의 형식을 취하지만, 실상은 시장 논리를 충실히 따르는 상품들이 늘어나는 셈이다.



돈을 벌기 위한 글쓰기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돈을 벌기 위한 구조가 글을 집어삼킬 때, 우리는 무엇을 잃는가. 지금 필요한 것은 자기복제가 아닌 자기 서사, 자기 위안이 아닌 자기성찰이다. 초개인화 시대일수록 단 한 명의 유명세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혹은 미처 드러나지 못한 목소리들이 세상에 등장하며 만들어내는 다양성이 더 절실하다.



한발 물러나서 글이 자본주의 속 상품이 되는 시대라면, 그 상품만큼은 누군가의 진짜 문장이기를 바란다. 그것이 이 복잡한 시장 속에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품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