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by 조홍래

봄이 오려니 날이 추워지나


볕 쬐이는 담벼락에

웅크리고 앉아서

지난 기억의 봄을 기다린다.


언 감나무가지에 잔설이 날리고

아직 바람은 차기 만 한데

등 뒤에서 따스함이 한 줌 전해온다.


세멘블럭으로 봄이 오려나...


버리고 지우려는 기억들이

다시 살아나

망상속에서 끊임없이 봄꽃처럼 피어나고


제 자리를 지켜야만 하는 풀잎처럼

담벼락에 웅크리고 앉아서


봄이 다가오는 기척에 기울리며

지난 상념의 조각들을

땅 바닥에 손가락으로 그리다 지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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