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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두 Apr 19. 2024

두견 순곡 약주

두견양조

봄꽃이 만개합니다. 연 분홍빛의 진달래는 산과 들에 첫 꽃망울을 터트리며 겨울이 가고 봄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산불이 나거나 황폐해진 곳, 민둥산 같이 척박한 곳. 산성이 강한 땅에 진달래는 자라납니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핀 여린 꽃의 삶은 시련을 극복하고 어려움을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진달래는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서 슬픔을 공감하고 위안을 주는 꽃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반도에 주로 서식하는 진달래는 지역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왔습니다. '천지꽃', ' 참꽃', '두견화'가 진달래의 다른 이름입니다. 하늘과 땅이 준 꽃,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진짜 꽃, 두견새가 토한 피에서 피어난 꽃. 시련에 목 놓아 슬퍼하고, 그것을 양분으로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꽃을 떠올리게 하는 '두견양조'의 '두견 순곡 약주'를 소개합니다. 



충청남도 예산군

두견주조

임의묵

900ml

10%



식혜처럼 식힌 밥알이 일부 떠 있는 약주를 동동주라 부릅니다. 그 동동주를 한 번 더 여과해 '순곡 약주'가 만들어집니다. 입에 들어오는 첫맛과 목구멍을 넘어가는 맛은 달콤합니다. 곡물의 은은한 향과 달달한 맛이 지속됩니다. 혀를 살짝 조여옵니다. 담담하고 다소 기름진 안주가 생각납니다.


1975년 문을 연 '두견양조 주식회사'는 일대의 양조장이 함께 만든 약 450평 규모의 큰 양조장입니다. 이름과 달리 두견양조의 술은 진달래로 빚어진 '두견주'와는 무관하게 곡물만으로 빚어지고 있습니다. 충남 일대에서 '두견주'가 명주로 알려져 왔기 때문일까요. '진달래'가 가진 상징 때문이었을까요. 양조장의 이름은 '두견'으로 지어졌습니다. 양조장이 만들어졌을 당시 두견주 명인이었던 박찬성 선생님을 중심으로 1년에 한 번씩 모여 주주총회를 했다고 하니 전혀 무관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임의묵 사장님은 20살 젊은 나이에 직원으로 입사한 이후 30여년이 지난 2013년에 양조장을 인수하였습니다. 한평생이 담긴 공간의 주인이 되어 그 뜻을 이어가는 마음이 어떨지 상상해 보게 됩니다. 사장님의 지난 삶이 궁금해집니다. 왠지 그의 삶 어딘가에 진달래가 피어 있을 것 같습니다.



*짐빠 두견양조주식회사 답사기 : https://www.jimbba.com/post/_jayz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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