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라이트이어]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만 이야기하고 싶은데, 픽사 영화만 보면 픽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업, 토이스토리3, 인사이드 아웃, 코코 까지가 명작 라인이고 픽사의 전성기임을 이제는 인정해야겠다. 온워드, 소울(같이 묶이기엔 좀 억울할지도 모르겠지만), 루카, 엔칸토 같은 평작을 거치고 나니 픽사의 특별함은 사라졌다.
특별하지 않은 또 하나의 평작이 나왔다. 팬층이 두터운 토이스토리의 캐릭터를 가져다 썼는데도 이 정도 수준이라는 점이 한층 더 아쉽다. 좋았던 점이 있다면 후반에 나오는 신념의 충돌 장면 정도가 괜찮았다. 스스로 일군 명예와 성취를 중요시하는 나이 든 버즈와 동료의 소중함을 깨달은 젊은 버즈가 싸우는 장면이 어수선했던 주제의식을 갈무리해준다. 영화 외적으로 좋았던 건 이전 토이스토리를 떠오르게 해주는 장면들인데, 영화의 만듦새와는 다른 이야기이겠다.
아쉬운 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 가장 치명적인 건 메시지가 어수선하다는 점이다. 오합지졸 캐릭터들을 통해 협동이 중요하다는 걸 말하고자 하는 건지, ‘실수해도 괜찮아’가 주제인지, ‘신입에게 잘해주자’가 메시지인지 하고자 하는 말이 불분명하다. 마지막 싸우는 장면이 그래도 갈등의 절정이니까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거겠다 싶은 거지, 내내 같은 이야기를 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망작은 또 아닌데, 픽사라서 실망이 클 뿐이다. 이제는 토이스토리를 보내주자, 무한한 공간 저너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