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종합 쇼핑몰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서 면접 제안이 왔다.
잡플 리뷰를 살펴보니
'회사는 성장세, 직원 복지는?'
'말이 대기업 계열사. 등잔 밑이 어둡다'
'사람 갈아서 매출 내는 회사'
'고인물 천국'
대체로 좋은 얘기는 없다. 그래도 중소기업 치고는 규모가 크고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면접을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꼰대야 어디든 있고, 대기업 복지는 애초에 꿈도 꾸지 않았고, 마케팅 직무는 어느 회사를 가도 일과 사람에 치이기 마련이니까.
면접 본지가 오래돼서 뭘 어떻게 준비할지 막막하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브런치에 '경력 면접' 키워드를 검색을 해본다. 브런치는 투머치토커들의 세계니까 분명 누군가 '쓸데없이' 자세하게 면접 후기를 써놓았을 것만 같은 강한 믿음으로. 역시 내 믿음은 틀리지 않았어. 약 350여건 정도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검색 결과 페이지를 내리다가 실제 면접관 경험이 있는 IT 계 (아마도) 아재의 글을 타고 들어가 본다. 시험 잘 보려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되는 법. IT 아재의 글에는 '1분 자기소개 대충 하지 마라', '경력기술은 과장되지 않게 말하라','마지막 1분에서 감점되지 않게 조심하라'라는 내용이 있었다. 아, 1분 자기소개 진짜 부담스럽다. 이미 공들여 쓴 자기소개서를 손에 쥔 자들이 왜 굳이 면전에 대고 또 자기소개가 듣고 싶은 건지. 면접자가 서류 작성 때부터 면접 준비까지 공들인 시간에 비하면 면접관들 너무 준비 없이 면접에 임하는 것 아니신지?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30분 만에 회사에 적합한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할 수가 있다니.
1분 자기소개라. 멘트를 준비하자니 형식적이 될 것 같고 (사실 준비한다 해도 긴장 때문에 하나도 기억이 안날 것임이 분명하다) 준비를 안 하자니 이 IT 아재의 조언이 무시가 안된다. 또 다른 글은 이직 경험이 많은 40대 아재가 쓴 글이다. 경력 면접은 신입 면접과 달리 각 잡고 볼 필요가 없다고 용기를 준다. 이 아재는 심지어 카페에서 편안하게 대화하듯 면접 본 적도 있다고 한다. 본인의 경험 위주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되고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니 너무 긴장할 필요 없다는 내용이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내가 지원한 회사의 면접 분위기가 어떨지는 모르는 일. 어쨌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겠지.
면접 하루 전에는 그렇게 검색에 의존해서
가장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다.
1. 1분 자기소개
2. 퇴사(이직) 사유
3. 성공 사례
4. 실패 사례
5. 본인의 강점/ 단점
어느 회사나 통상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일 것이다. 답변을 준비할 때 핵심은 내가 지원한 회사에 [우대사항]에 적힌 내용에 부합하면 좋다. 모집 공고에서 자주 보이는 '열정적인', '진취적인', '적극적인'과 같은 단어들과 연결될 만한 경험이나 역량 위주로 준비했다. 몇 번의 인터뷰 경험이 있는 나로서도 모든 질문에는 의도가 있고 의도에서 벗어난 답변은 흥미가 떨어진다는 것을 몸소 느낀 바, 최대한 면접관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 회사의 퇴사 사유가 수두룩 빽빽해서 어떤 것이 가장 무난하고, 나의 성미가 드러나지 않으며, 흠이 되지 않을지 주의하며 골랐다.
집에서 면접 장소까지는 지하철로 약 40분이 소요된다. 시간에 쫓기는 것은 출근이나 면접이나 마찬가지로 싫다. 오전 11시 면접이지만 8시 반쯤 집에서 나왔다. 회사가 위치한 교대역 카페에 들러 내 포트폴리오를 훑어보며 준비한 내용을 다시 한번 복기했다. 전에는 면접 보러 가기 전에 일일이 멘트를 준비해서 외우기도 했는데 그렇게 면접을 보니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왔을 때 허둥지둥하게 된다. 면접 때마다 문제가 되는 '과도한 긴장'만 피해도 성공이다. 긴장 안 하고 편안하게 할 말 다하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긴장을 풀어 본다. 교대까지 가는 내내 최면을 걸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별거 아니다.
떨어져도 괜찮다.
나만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다.
나도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다.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다.
작아지지 말자.
자신 있게 또박또박 말하자.
반복하며 되뇌고 있으니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내 친구들 중에는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면접 보고 와서 최종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정말 이해가 안 되면서도 '역시 나와 달리 신중하군' 하고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조용히 움직이고 결과가 나왔을 때 서프라이즈~ 하는 점 잖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사람 그렇게 쉽게 안 변한다. 면접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긴장되기 시작해서 그룹 톡방의 문을 두드렸다. "나 지금 면접 보러 가는 중. 지하철역에서 도보 10분이네. 우리 집도 지하철역 5분 컷인데. 마이너스 10점." 그렇게 도도한 척했지만 사실은 건물에 들어설 때부터 식은땀이 났다. 일찍 도착해 탕비실에서 잠시 대기를 하는데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다 마주치는 오픈된 곳이다. 누가 나의 상사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니 마주치는 사람마다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면서 톡방에 생중계를 했다.
"이 회사는 아래 직원들한테 반말하는 문화가 있네. 마이너스 50점!"
"사무실은 좋네."
"이 시국에 사무실에 마스크 안 한 여자 발견. 마이너스 20점"
그렇게 손가락을 바쁘게 놀리면서 긴장을 최대한 풀고 비행기 모드로 전환한 뒤 면접실로 들어갔다. 면접실에는 두 명의 면접관이 앉아 있었다. 마케팅팀 팀장이라는 중년의 남성과 과장이라는 젊은 여성은 편안하고 살갑게 인사해 주었다. 팀장이 먼저 내 이름을 불러주고 각자 통성명을 해주었다. 시간을 내주어 감사하다는 말도 했다. (첫인상 합격점) 걱정했던 1분 자기소개는 다행히 시키지 않고 넘어갔다.
30분간 진행된 면접 내용을
기억나는 대로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회사, 개인 정보와 같은 사적인 사항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요약해서 쓰는 것으로 대체함)
Q. 32세네요? 한국식 나이로 32세인가요?
A. 네. 하지만 아직 생일이 안 지났습니다.
이 대답에 면접관 두 분 다 웃었다.
Q. 우리 사이트 이름 들어본 적 있어요? 구매해 본 적도 있나요?
A. 들어본 적은 있고, 구매해 본 적은 없습니다.
이 대답에는 "어? 그럼 탈락!"이라고 하더니 이내 곧 농담이라며 웃었다.그러고는 이전 회사에 대해 물었다. 뭐 하는 회사인지. 직원은 대략 어느 정도 되는지. 전전 회사보다는 확실히 전 회사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 주업무는 물어보지 않았고, 경력기술서를 참고해서 눈에 띄는 내용을 물어보는 식이었다.
Q. 이직 사유가 어떻게 되나요?
A. 이직 사유가 단 한가지 이유는 아니지만...
Q.이직 사유가 많아요? 많이 당했나보네~ 허허허허허
A. 가장 큰 이유로는 성과에 대한 보상이 없어서요. 제가 입사하고 1년쯤 지났을 때 5-6명 정도의 팀원이 우수수 퇴사를 하는 바람에 혼자 남게 됐어요. 인원 충원이 없는 채로 혼자서 모든 업무를 감당했으나 제대로 된 성과 지표도 없었을뿐더러 연봉에 그러한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점차 사기를 잃어갔고 그렇게 일하고 싶지는 않아서 퇴사했습니다.
Q. 혼자 남아서 일한 기간이 얼마나 됐어요?
A. 2년 3개월 정도 됩니다.
Q.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 의지할 만한 멘토가 있었나요?
A. 딱히 없었습니다.
Q. 본인의 경험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사례를 수치와 함께 설명해 주세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회사를 유추할 만한 내용이므로 요약으로 대체)
전 회사에서 이메일 마케팅 업무를 할 때 오픈율이 유난히 높았던 (평균 오픈율이 얼마나 됐는지도 물어봤다) 프로젝트를 설명했으나 그 프로젝트가 직접적인 매출 신장에 기여했는지를 되물었다.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 질문은 경력 면접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이고 가장 신경 써서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되는 내용이다. 경력기술서를 쓸 때도 본인이 기여한 정도와 성과를 수치로 명확히 표현해 줄 것을 요구한다. 나는 주요 프로젝트들이 브랜딩 관련이라 명확한 수치화가 불분명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서 대답을 잘 못했다. 그 부분을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더 고민해서 보충해야 할 것 같다.
Q. (업무 외) 본인의 개인적인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A. 두 가지가 있는데요.
Q. 한 가지만 얘기하세요.
A. 목표가 있으면 머뭇거리지 않고 일단 실행하는 추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럼 단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앞서 말씀드린 강점에 반대되는 부분인데요. 지구력이 없습니다. 어떤 일을 하려고 마음먹으면 일단 시작은 하는데, 뒷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그 껍데기를 깨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들을 늘리는 중입니다.
Q. 면접자님의 이력이 지원한 직무와는 차이가 있는데, 이 회사에 어떻게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
(내가 지원한 직무는 mass 마케팅, 전 회사 이력으로 보면 CRM 마케팅에 가깝다)
A. 제가 면접 준비를 하면서 이 회사의 쇼핑몰을 살펴본 결과 특별히 소비자의 인상에 남을만한 브랜딩이 미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미약한 게 아니라 아예 전무하죠.
A. 저는 유통을 주로 하는 종합몰에서도 충분히 브랜딩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켓 컬리처럼 유통사도 브랜드 고유의 가치 창출이 가능하잖아요. 이런 방향으로 성장하는데 제 경험과 역량이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본인이 지원한 직무는 그런 업무를 하지 않는데요? 어떻게 기여를 한다는 것인지?
A. 29cm라는 편집숍을 보면 유통사임에도 불구하고 프로모션 하나, 이벤트 하나를 하더라도 스토리를 입혀서 콘텐츠를 내요. 인터뷰에 접목하기도 하고, 브랜드만의 고유 가치를 추출해서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하고요. 프로모션이나 기획전을 진행할 때도 스토리와 가치를 부여하는 식으로 브랜딩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Q. 스토리텔링이라. 그런 걸 할 시간이 없어요 우리는.
A.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고요. 조금씩 계속 시도하다 보면 하나의 방향과 흐름이 생깁니다. 저는 그것 또한 가치와 가능성이라 생각하고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부터라도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이때 처음으로 당황했지만 "나 할 수 있는데?"라는 마음만 어필하자는 생각으로 강하게 답변했다. 멘탈 승리!!
Q. 본인의 업무 능력이(손이) 빠르다고 생각하는지?
A. 네. 성격이 급하기도 하고, 시간에 쫓기며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끝까지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빠르게 진행하다가 놓치는 것이 있더라도 일단 100% 진도를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완성된 결과물이 있어야 평가도 따라오는 것이니까요. 저는 손이 빠르지만 꼼꼼하지는 못합니다. 일단 전체를 진행한 후에 되돌아가서 수정을 보는 편입니다. 완벽하게 하려고 진행률이 낮은 것보다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은 면접 리뷰에도 있던 질문이었다. 이 회사는 진짜 손 빠른 사람 성애자다.
Q. 우리 회사는 야근이 많고 수당도 없다. 워낙 일이 많고 바쁘다. 그래서 퇴사율도 높은 편. 애초에 못 버틸 것 같으면 입사 안 해도 된다.(포괄임금제) 어떻게 생각하나?
A.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수당이 없으면 연봉이라도 높지 않을까요?
면접관들이 또 웃었다. 연봉 높지도 않은 듯.
Q. 희망 연봉 얼마로 생각하고 있어요?
A. 방금 말씀하신 내용 때문에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입사 지원 당시에는 ****으로 생각했습니다.
워라밸이 회사 고르는 첫 번째 조건이므로 (수당 없는) 야근이 많다는 것에 이미 마음속으로 90% 이상 탈락된지라 야근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완곡하게 드러냈다. 나름대로는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친구는 이 얘기에 "캐솔직ㅋㅋㅋㅋㅋㅋㅋㅋ"이라고 했다. 실수였던 듯.
Q. 마지막으로 궁금하거나 하고 싶은 말 있어요?
두 가지를 물어봤음.
제가 일할 팀의 팀원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충원으로 들어가는 건가요?
현재는 5명이 일하고 있고 2명이 육아휴직 중이에요. 마케팅팀의 부서는 mass , CRM 2개 부서가 있고 지금 각 부서 당 1명씩 채용 중인 거고요. 내년까지 각 부서 당 5명씩 10인 체제로 늘릴 예정이에요.
제가 만약 2차 면접에 간다면 어떤 점을 어필하면 좋을까요?
팀장이 상세하게 2차 면접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다. 누가누가 면접에 들어갈 거고, 누가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에 대해 알려주었다. 나의 면접에서 아쉬운 부분을 들을 수 있어서 좋고 실제로 2차 면접 준비를 위해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 질문이었다. 나는 정성적 성과에 대한 기술이나 설명이 부족해서 그 부분을 보충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열정이나 끈기는 누구나 면접에서 어필하기 쉽지만 경력 사항에 대한 것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차별화를 두라는 조언. 감사합니다.
그 외)
Q. 집이 어디인지, 부모님과 거주하는지, 뭐 타고 어떻게 왔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Q. 직전 연봉 얼마였는지? 대략적으로라도.
면접관이 2명이었지만 한 분은 거의 질문하지 않고 앉아 계셨고 팀장님만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호응해 주는 분위기라 1:1 면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가 회사를 고르는 기준에서 벗어나는 요소들을 몇 가지 가지고 있는 이 회사에 절박함이 없기도 했고 면접관 분들이 나름 친절하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주는 분위기 덕분에 편하게 면접을 봤다. 중간에 압박면접식의 질문도 있었지만 충분히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임에 나도 공감이 되어서 잘 극복한 것 같다. 경력 면접은 거의 커리어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 커리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잘 정리하고 숙지하고 면접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경력을 천천히 다시 훑어보면서 이왕이면 명확한 수치로 표현해야 한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이 부분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보충하지 않은 것이 면접에서 나의 허점으로 돌아왔다. 역시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않으면 남의 눈에도 호락호락하게 넘어가는 법이 없다.
전에는 면접을 보면서 기분이 상했던 적도 많았는데 이 회사는 면접자가 편안하게 면접을 볼 수 있는 다양한 배려들을 해주었다. 물이나 음료도 준비해 주고 (마시지는 못했지만)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곳이었다. '면접자님이 회사에 입사하지 않더라도 오늘 만남은 좋은 인연이었다. 우리 회사에서 뽑히지 않더라도 절대 실망하지 말아라. 시도하다 보면 금방 좋은 회사에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의 지원자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든다'고도 해주었다. 면접관에게 나에 대한 좋은 평가를 들으니 자신감도 생긴다. 면접에서도 이놈의 조동아리는 쉬질 않고 떠들어대서 면접관이 '이런 자리에서도 말을 잘하는 거 보면 알만하다','말이 빠른 거 보니 성격 급하게도 생겼다'라고 했다. 30분 만에 캐치당하고 만 진실의 조동아리.
이렇게 보면 면접이 성공적인 것 같지만 사실 서류 탈락(이하 나서 탈)도 여러 번이었다. 나를 알아보는 곳은 어떻게든 만나게 돼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서탈 때도 아래처럼 메일이 온다. 채용 때나 지원자고 면접자일 뿐이지 언제 '고객'이 되어 돌아올지 모른다는 것을 이제는 기업들도 잘 알기 때문에 보여주기식의 문구라고는 해도 취업과 재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되지 않을까. 삶이 팍팍하면 이런 한마디에 뭉클해진다. 미세먼지보다 목이 칼칼한 취업의 세계에서 그나마 따순 보리차 한 잔 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 글이 누군가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