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갑지 않은 실태.
조금은 부정적으로 읽힐 수 있지만 그래도 오늘은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지켜본 요즘 공연계 행태에 대해서 말해볼까 한다.
스타 캐스팅. 개막도 안 한 공연들의 무리한 티켓팅 일정. 어딘가 잘못된 좌석의 가격과 차등등급. 공연의 메시지 부재.
아마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은 극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배우들에게 쏠리는 관심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그런 현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나 또한 그에 동참했으니) 이것이 지속적으로, 시간이 갈수록 심화된 게 이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나 싶다.
제작사들은 공연을 올렸을 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장된 스토리로 보장된 배우, 검증된 스타 배우들을 앞세운다. 그로 인해 티켓값은 점점 올라가고 좌석 등급 또한 말도 안 되게 배분되고.
요즘 내가 공연을 보고 와서 느끼는 건(특히나 대극장 공연들) 극을 보고 와서 사유를 하는 게 아니라 '배우'를 보고 온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무대 위에서 창조된 인물의 삶을 상상해 보고, 그가 느끼고 감각했을 세상을 생각해 보고, 때로는 같이 울어주고. 이것이 아니라 그저 배우의 연기, 배우의 노래. 이것으로만 그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너무나 안타깝다.
공연은 결국 삶과 인간을 이야기하는 동시대 사람들의 소통과 공감의 언어로써 작용한다고 생각하기에. 그 공간 속에서 한껏 빠지고 누리다 오는 소속감, 유대감, 때로는 소외감과 외로움, 슬픔, 기쁨, 웃음 등등. 공연에게 이것을 기대하는 사람으로서.
조금은 더 사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조금 더 사람과 세상을 감각하고 이야기하는 공연이 남아있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