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청하는 JTBC 음악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 3'의 마지막 프리뷰 컷에서 기타리스트 임헌일이 머리를 숙이고 우는 장면이 있었다.
많은 의미를 품고 있을 그 눈물과 이별의 아픔이 내게도 전해졌다. 함께 했던 뮤지션들과의 여정이 얼마나 좋았고 소중했는지,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지 않은 그가 앞으로 또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있을지. 누구도 떨쳐낼 수 없는 성공과 생계에 대한 불안함으로 비치기보다는 당시의 음악 여행이 얼마나 소중한 인연이었고 결국 예정되어 있던 아쉬운 이별이라는 것에 더 공감이 되었다.
그런 짧은 만남에서 오는 작은 이별도 저렇게 힘든데,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한 뒤 멀어지는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지는 그 고통을 모른 체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세상에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생에 몇 번이면 충분할까? 일생에 몇 번이나 견딜 수 있을까? 견딜 수 없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한 번도 견딘 적도 없고 이겨낸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냥 잊고 살고 있을 뿐이다. 잊고 살거나, 생각을 하지 않거나, 아니면 다른 존재가 되거나. 이 아픈 이별을 다시는 격지 않을 수만 있다면, 난 괴물이 되어도 좋다고 빌었던 거 같다. 그렇게라도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별 : 글씨그림 #206
그래 소중한 이별이 얼마나 아픈데. 그런 짧은 만남에서 오는 작은 이별이라도, 그 고통이 얼마나 힘든데.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지는 그 고통을 사람들은 모두 다 격고 알면서도 또 누군가를 만나 마음을 여는 걸까?
삶은 사랑이다. 살아 있는 한 계속 사랑을 하고 결국 이별을 한다. 그 죽도록 싫은 이별은 결국 죽어야 끝이 난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어 보이던 이별. 예상도 상상도 용납할 수 없던 그 어려운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다들 감내할 만한 일이 었다고 착각하듯이 어쩌면 끔찍한 죽음도 무뎌진 이별처럼 결국 찾아올 것이다.
죽음을 위해 하루를 살지 않듯이 우리는 매일 이별을 잊으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