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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뭍에서만 숨을 쉬고 살 수 있으니 그저 우리 시선에서 바라보는 수면을 기준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만약 물의 관점에서 본다면,
땅속 지하도 가뭄에 갈라진 바닥도 한강변 자전거 도로도 그 아래 운동장, 저 바다 밑 심해까지 모두 물의 영역일 뿐이지요.
대기에 포함되어 있는 수증기와 빗줄기까지 고려해 보면 이 세상은 수평뿐 아니라 수직적으로도 모두 물길입니다. 물은 자신의 길을 따라 흐를 뿐이고 우린 가끔은 수면을 볼 수도 못 볼 수도 있고 혹은 그 안에 잠기기도 하죠. 그 큰 흐름의 대 자연 속에 우리에게 허락된 레벨에서 우린 최대한 물길과 타협하고 공생하고 친하게 지내야만 합니다. 그럴 때만이 우린 자연의 일부로써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름도 무색한 청계천에 들어서면 단지 인위적인 수면만이 보일뿐 지금은 생명과 연계된 어떠한 흔적도 공생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외국의 한 석학은 '거대한 분수대'라는 표현까지 했습니다..
청계천이 모양뿐인 복원공사를 마쳤을 때에 우린 한 정치인의 추진력을 칭찬하는 다수의 사람들과 그의 얄팍함을 경계하는 소수의 사람으로 나뉘었습니다. 서울의 청계천에서 확진받지 못한 암세포가 사대강 줄기를 타고 전국으로 전이된 것은 어쩌면 예고된 비극이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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