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원] 첨예한 삶의 기하학

첨예한 사고(思考) 일지의 예고

by Molly

지금까지 필자가 전했던 이야기는 과학적 탐구의 과정과 그 속에서의 삶에 대한 태도(와 자기 규율)를 일상적 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던 시도이다.


이제 그 약속의 한 장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과학적 탐구의 과정을 삶의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은 끝났지만, 나는 또 다른 번역을 시작하려 한다. 이번에는 역으로, 우리의 삶을 수학과 기하학의 언어로 바라보려 한다. ‘연구자의 하루’나 ‘우연의 힘’ 같은 주제를 일상의 비유로 풀어내는 대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그 자체를 — 가장 작은 형태부터 가장 거대한 구조까지 — 형태와 흐름의 수학적 언어로 표현해 보고자 한다.


앞선 열아홉 번의 글이 탐구의 태도를 이야기했다면, 앞으로의 글은 그 태도가 작동하는 무대를 해부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우리 삶의 형태의 아주 작은 부분, 그리고 거시적인 부분에 대한 기하학을 다룰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어떻게 정의하는지(manifold), 그 속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dynamics)에 대하여 아주 자세하고, 세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


이것은 더 수학적이고 더 기하학적인 언어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세계를 정의하고, 세계 속에서 자신을 위치시키는지를 탐색하는 인문적인 기획이기도 하다. 다음 글부터 시작될 〈삶의 기하학〉 시리즈는, 우리 삶의 가장 작은 패턴에서 거대한 구조까지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여정이 될 것이다. 내가 걸어온 길이 하나의 궤적이라면, 그 궤적이 놓인 공간의 구조를 탐색하는 것이 이제 새로운 과제이다.


글을 정비하고 나서 다음 시리즈, 첨예한 사고(思考) 일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