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도 이별은 사고야.

by 김무던


"마흔에는 삶을 정리하고 싶어."


매번 하던 말인데 누구보다 건강하게 마흔의 한 해를 살고 있다.

엄연히 따지면 39세인데 곧 마흔이니까 그냥 그런 것으로 하자.


나는 미혼인데, 그러다보니 피할 수 없는 에피소드는 이별이다.

법적으로 얽힌 사이에도 이별이 다가올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관계에서는 이별이 조금 더 쉽겠지.

그래서인지 얼마 전 나는 이별을 경험했다.


모든 연애와 이별이 그러하듯, 특별하거나 유난스럽지 않은 이별 사유였다.

이별에 이유는 없고 계기만 있다더니 정말 그러하다.


3년 가까이 이어져 있던 관계가 어느 날 모조리 사라진 상태라는 것은 나같은 냉혈한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허망하다.'라는 기분을 그 여느 때 보다 마음을 다해 공감할 수 있는 상태랄까.


마음에 구멍이 난다면 나의 지금일 것.

장기연애 커플은 헤어졌을 때 팔 하나가 잘린 것 같았다던데, 그만큼의 장기연애는 아니었지만 감히 공감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는데 모든 것이 바뀌었다. 새삼스럽게 발견해버리는 결핍과 공허함이 불쑥 불쑥 일상을 무너뜨리는데 그럼에도 살아가고 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기특한 나 자신, 하필 이별 속에서 발견해버려서 매우 불미스럽지만 그럼에도 잘 살아내야지 다짐한다.


이별이라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원래 이랬던가 기억을 더듬어보는데 아무래도 이정도 임팩트는 처음인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마흔에도 이별 앞에서는 울고 불고 한껏 잡아보지만 상대의 마음의 내 것이 아니라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음에 한참을 방황하고 슬퍼해야 이 모든 푸닥거리가 끝날 것 이라는 걸 아는만큼 실천해야지.


사실은 진짜 너무 슬퍼서 어찌해야 할지를 전혀 모르겠다.

끊긴 인연이 분명함에도 얄궂은 기대와 희망 속에서 아직 끊어진 인연은 아니라고 다독이며 간신히 일상을 살아가다가 갑자기 현실을 인지하는 순간에는 슬픔과 우울이 끊임없이 쏟아져내려서 하염없이 당하고만 있다.


이별 후유증을 극복하는데 평균 3개월 11일이 걸린다는데, 오늘이 하필이면 그 날이다. 불미스럽게.

이제는 나아지려나. 이제 조금 덜 슬프고 조금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 사고 후유증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나. 이겨낼 수는 있나.


아무래도 이건 대형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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