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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준 Nov 12. 2018

왜 사소한 것까지 간섭하는 마이크로 매니저가 될까?

마이크로 매니저의 유형과 신념


마이크로 매니저는 왜 탄생할까?


 *MICRO MANAGER : 사소한 일까지 챙기는 사람 (네이버 영어사전)

마이크로 매니저란? 팀원들이 해야 할 일을 사사껀껀 간섭하는 매니저다. 과업의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팀원이 하는 일을 빽빽하게 모니터링하고 체크한다. 그래서 결국 팀원의 자율성을 빼앗고 자신보다 무능한 팀원의 모습을 끄집어내 주는 리더이다. 이런 리더가 있는 조직은 생산성이 저하되고 경직되며 변화에 뒤쳐져 비즈니스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요즘 마이크로 매니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특별히 4차 산업시대를 맞이하며 많은 사람들이 수평적 조직문화와 혁신조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마이크로 매니저의 근절을 바라고 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자신의 팀장이 마이크로 매니저라며 제발 좀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ㅜㅜ;;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정작 그 요의 주인공인 리더들은 정작 자신이 마이크로 매니저라는 것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자신은 좀 더 일을 꼼꼼하게 잘 챙기는 리더이지 마이크로 매니저가 아니라는 것이다. ;;; 이런 당황스러움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많이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마이크로 매니저의 특징과 체크리스트까지 인터넷을 통해 제공해 드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마이크로 매니저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간혹 어떤 리더분들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어쩔 수 없음을 어필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마이크로 매니저가 탄생하는 이유는 뭘까?


 이런 상황을 보면서 중요한 것은 '마이크로 매니저가 왜 나쁜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왜 마이크로 매니저가 탄생할 수밖에 없는지?' '어떻게 하면 마이크로 매니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찾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크로 매니저가 안 좋은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마이크로 매니저의 탄생과 변화 방법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조직이 바뀌지 않는 것이 아닐까?


먼저 마이크로 매니저가 탄생하게 되는 유형들이 3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유형 1. 역량의심형 마이크로 매니저

 - 팀원이 역량이 너무 떨어진다. 리더의 도움이 없이는 일이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마이크로 매니저로 탄생한다.


유형 2. 몰입의심형 마이크로 매니저

 - 팀원들이 몰입도가 떨어져서 체크가 꼭 필요하다. 모니터링하고 체크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긴장감 있게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마이크로 매니저로 탄생한다.


유형 3. 성과압박형 마이크로 매니저

 - 상급자와 조작의 성과 압박 때문에 스트레스와 불안함 끝에 결국 팀원들의 일을 직접 체크하고 관리하게 되면서 마이크로 매니저로 탄생한다.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보자. 나는 어떤 유형의 마이크로 매니저가 될 상황에 처해있는가? 어떤 유혹이 있는가? 그리고 그 유혹이 나에게 어떤 어쩔 수 없는 이유와 신념을 가져다주는가?


 또는 나의 리더는 현재 어떤 이유로 마이크로 매니저가 되었을까? 우리 팀은 어떤 상태이고, 나의 리더는 마이크로 매니저가 될 때 본질적으로 어떤 잘 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현실적으로 마이크로 매니저에게 어떤 게 반응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유형별 신념과 패러임 전환


 세상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행동들은 신념 때문에 나타난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 그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거나 좌우하게 된다. 

 마이크로 매니저의 행동을 보이는 리더가 있다면 1차적으로 그런 행동을 만들어 내는 신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잘 못된 신념을 자각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갖게 되어야 마이크로 매니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기에서는 많은 리더들이 마이크로 매니저의 행동이 부정적 결과를 만든다고 동의하지만, 마이크로 매니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신념에 대해서 살펴보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반론과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유형 1. 역량의심형 마이크로 매니저


신념

 '분명히 그 팀원은 나의 도움이 없이는 이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없다. 그 팀원이 역량이 개발될 때까지 기다려줄 만한 비즈니스의 상황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나도 바쁘고 힘들지만 내가 도와줘야 한다.'


반론

 내가 도우면 해결되는 문제가 맞는가? 내가 도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차라리 본인이 그 일을 하는 것이 낫다. 이것은 결과물의 탁월성도 팀원의 성장도 아니다. 팀원을 지적질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팀원도 결코 성장하거나 열정을 갖지 않으며 리더와 팀원 모두가 비부가적인 일을 많이 할 뿐이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팀원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빨리 키우지 않으면, 결국 조직에는 막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리더가 모든 일을 대신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더가 기대하는 것보다 팀원의 역량이 자라지 않으면 조직의 역량도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역량이 부족한 팀원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역량이 부족한 팀원과 함께 일하는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패러다임 전환

 역량이 부족한 직원에게는 구체적인 방향과 성장과제를 쪼개어서 주어야 한다. 기대하는 바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그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물론 부족한 역량의 팀원을 모르고 뽑았다면 문제가 심각하지만, 알고 뽑았다면 팀원의 역량을 빠르게 성장시킬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최선이다. 중요한 것은 이 성장의 방법이 매우 주기적인 체크와 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두려움을 유도하는 질책하는 매우 쉬운 방법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이런 선택은 매우 쉽게 선택하게 되는 유혹이다. 하지만 이 선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적절한 도전과제가 되고, 어떻게 하면 동기 부여되는지?' '또 어떻게 하면 팀원의 몰입 수준이 높아져 스스로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리더가 반드시 해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러한 과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마이크로 매니저라는 쉬운 길을 선택하면 안 된다. 



유형 2. 몰입의심형 마이크로 매니저


신념

'우리 팀원들은 내가 관리하지 않을 때, 몰입하지 않고 딴생각을 자주 한다. 실제로 내가 관리하지 않으면 일의 진척이 더디고, 경험적으로 팀원들은 감시하고 있다고 느껴야 긴장감 있게 일을 한다.'


반론

 내가 감시하면 팀원들이 몰입할 수 있다고 믿는가? 사실 비 몰입된 팀원들은 리더가 아무리 철저하게 감시해도 몰입하지 않는다. 오히려 의심하고 있거나 감시하고 있다고 느끼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딴생각을 할 궁리를 하고 있다. 


 몰입이라는 것은 누군가의 감시나, 리더의 위협이나 두려움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몰입의 상태는 두려움이나 긴장감 있는 정서와 상반된 상태를 의미한다.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기꺼이 하고 싶은 감정, 일에 매우 깊이 빠져들어 시간과 열정을 쏟고 있는 상태이다. 


 리더가 긴장감을 유도하기 위해 매우 깐깐하게 점검하고 모니터링한다면 이러한 몰입의 상태에서 오히려 깨어나게 된다. 팀원들에게 긴장감을 줄 수는 있지만 리더가 원했던 몰입된 상태는 얻을 수 없다.


패러다임 전환

 진짜 팀원들이 몰입해서 일을 하길 원한다면, 팀원들의 몰입도에 영향을 주는 진짜 요소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을 관리하고 솔직하게 팀원들과 몰입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팀원들이 스스로 몰입 상태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몰입도를 저해하고 있는 장애요소가 어떤 것이 있는지? 솔직하게 대화하고 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부분 리더들은 이런 대화는 피해 가려고 한다. 어떤 리더들은 '몰입해달라고 내가 구걸해야 하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을?'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선택은 리더의 몫이지만 결과는 매우 다를 것이다. 


 팀원들은 내가 만든 틀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억지로 동기 부여하려고 해서 동기부여되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몰입된 상태에 빠져 들 수 있도록 리더가 관리해줘야 한다. 리더가 관리할 것은 업무의 디테일이 아니라, 그 디테일을 탁월하게 만드는 팀원의 몰입 요소이다. 

 (*참고로 직원들의 몰입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성취감, 성장, 자율성, 의미 있는 일, 인정, 소속감 등이 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유형 3. 성과압박형 마이크로 매니저


신념

 '어쩔 수 없다. 현재 조직이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위해서 내가 직접 문제를 하나하나 다루고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직원들은 성과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 성과에 책임을 지고 있는 내가 더 주도적으로 이 과업을 하나하나 해내야 한다'


반론

 개인적으로 이 유형이 제일 무섭다. 이 유형은 어쩔 수 없는 이유를 가지고 있다. 특별히 비즈니스를 하는 조직이라면 생존의 문제가 가장 시급하고 우선순위가 있는 일이 맞다. 그리고 이런 신념이 작용하는 상황이 되면, 매우 탁월하고 존경받던 리더도 매우 디테일한 마이크로 매니저로 변한다. 그래서 이 유형이 가장 무섭다.


 하지만 동일한 관점에서 냉정하게 판단해보자. 결과적으로 그렇게 해서 비즈니스의 생존을 극복할 성과가 났는가? 아마 대부분 이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단기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조금 멀리 떨어져서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조직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생존의 문제가 걸린 비즈니스 환경이라면, 리더는 탁월한 의사결정과 전략적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이것이 결코 가볍거나 쉽지 않으며 신중의 신중을 기해야 하고, 속도에 속도를 더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모순적이고 어려운 과제를 뒤로하고 매우 지엽적인 문제 하나하나에 시간을 쏟고 있다면 그것이야 말고 제일 큰 문제가 아닐까? 


 리더가 비즈니스 생존에서 자신이 진짜 해야 할 일을 피하고 매우 쉬운 다른 일을 선택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아니면 자신의 CAPPA를 과신해 모두 할 수 있다고 믿고 있거나?


패러다임 전환

 성과에 대한 압박이 있고 생존의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신의 CAPPA를 모두 사용해서 비즈니스의 환경을 돌파해야 한다. 거기에 전념해야 한다. 결코 자신의 CAPPA를 다른 것에 나누어 쓰면 안 된다. 


 오히려 이러한 비즈니스의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서, 팀원들이 어떤 과제를 해결해주어야 하고 어떤 수준의 결과를 언제까지 해주어야 하는지 지혜롭게 요청해야 한다.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고 '어떻게 할지'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서 어떤 과제를 언제까지 해결해주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에너지를 써야 한다. 

 현재의 비즈니스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고, 어떤 문제들이 예상되고 어떤 문제들을 뚫기 위해 전진해야 할지 정하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리더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이다. 

 불편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나는 자신의 CAPPA를 인정하지 않고 A~Z까지 다 할 수 있다고 자신한 리더들을 많이 보았다. 물론 그중 매우 탁월했던 리더들이 많이 계셨다. 하지만 결말은 대부분 좋지 않았다. 대부분 시간이 흘러갈수록 자신의 결정해야 할 의사결정은 뒤로 미루고 팀원들과 디테일의 함정에서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셨다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은 팀원들의 몫이다. 올바른 일이 무엇인지를 하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그것이 생존의 문제 앞에서 리더의 최우선 과제이다.



무엇을 원하는가?


 실제로 나는 기업에서 근무할 때, 그룹 중앙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많이 했다. 이때 리더들이 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해 하는 매우 많은 마이크로 매니징을 보았다. 그리고 직원들의 업무를 세분화해서 관리하고 점검하는 일을 도운 적도 있었다. 전사적으로 직원들에게 프로젝트 제목을 주고 매주 체크하고 점검했고, 주기적으로 리더들을 모셔놓고 발표하고 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 자리를 통해, 놀라운 인사이트와 프로젝트 결과물들이 발표되었다.  


 결과적으로 무엇을 얻었을까?


 창피하게도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 오히려 정직한 직원들을 비겁하게 만들거나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다. 가짜 보고들은 난무했으며, 직원들은 서로 믿지 않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일하는 직원들은 실망하고 조직을 떠나갔다. 직원들 스스로의 자리에서 탁월함을 발휘하고 주인이 되어 자신의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그룹의 큰 위기를 가져왔다.


 만약 거짓 보고하는 팀원들을 양성하고 싶다면 마이크로 매니징 하라
 만약 팀원들의 성장을 멈추고 평범한 월급쟁이로 만들고 싶다면 마이크로 매니징 하라
 만약 리더로서 조직이 비즈니스의 문제를 돌파하는 것이 무섭고 피하고 싶다면 마이크로 매니징 하라


다음화에서는 이어서, 어떻게 하면 마이크로 매니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에 대해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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