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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준 Feb 14. 2024

나는 왜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게 될까?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게 만드는 2가지 함정

팀원들의 자율성을 뺏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는 하고 싶지 않지만,
이제는 통제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 있으신가요?


많은 리더들이 자신은 마이크로 매니저라고 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상황을 보면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는 업무를 관리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팀 관리가 되지 않고 카오스가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업무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일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과 마이크로 매니지먼트 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MICRO MANAGER : 사소한 일까지 챙기는 사람  -네이버 영어사전-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란, 팀원들이 해야 할 일을 사사껀껀 간섭하고 업무를 통제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런 리더는 과업의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팀원이 하는 일을 빽빽하게 모니터링하고 체크합니다. 결국 팀원의 자율성을 빼앗고 자신보다 팀원의 사기를 저하시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리더십 아래서는 자신보다 무능한 팀원이 자연스럽게 키워집니다. 팀원들의 몰입도는 떨어지고 경직되어 비즈니스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와 꼼꼼한 업무 관리는 겉으로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업무 관리의 장점을 이야기하면서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선택하고 싶은 유혹을 받습니다. 동시에 마이크로 매니지먼트가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자기 위안을 삼습니다. 마이크로 매니지먼트가 팀에 가져다주는 위험요소를 알고 있지만,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와 업무 관리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선택하는 거짓 딜레마(fallacy of false dilemma)의 오류에 빠진 것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에 빠지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오해에서 발생합니다.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와 꼼꼼한 업무 관리의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부인하면서도 이러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는 것입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팀원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업무를 꼼꼼히 챙기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리더로서 업무 전문성을 높여주고 팀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업무를 꼼꼼히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전제가 필요합니다. 바로 “신뢰”하고 있는가 입니다. 팀원에 대한 신뢰가 없는 업무 관리는 팀원의 자율성과 몰입을 빼앗습니다. 이것이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와 꼼꼼한 업무 관리의 본질적인 차이입니다. 


신뢰를 상실하면 리더는 팀원의 자율성을 빼앗을 수밖에 없습니다. 불신하고 있는 팀원에게 자율성을 주는 것이 독사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되는 과정에서 팀원들이 자율성을 악용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업무 관리는 팀원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신뢰가 없다면 팀원은 인정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비몰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업무에 대해 소통하거나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불신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때문에 팀원에게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의 부작용이 발생되기 시작합니다. 꼼꼼한 업무 관리의 전제가 구성원이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리더의 역할과는 점점 멀어지는 것입니다. 동일한 행동이더라도 신뢰의 유무에 따라 탁월한 업무 관리가 될 수도 있고, 불필요한 간섭이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리더가 팀원의 프로젝트 스케쥴을 관리할 때, 신뢰가 없다면 팀원은 스케쥴 관리 때문에 숨이 막히다고 할 것입니다. 반대로 팀원이 신뢰 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팀원은 리더가 자신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리더들이 이 사실을 간과합니다. 신뢰를 형성하고 있는가를 살펴보지 않고, 업무 관리 자체에만 집중합니다. 업무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이 조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업무 관리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업무를 관리하여 팀원이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팀원이 신뢰 받고 있다고 느낄지, 그것을 통해 팀원이 몰입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업무 관리는 그저 그것을 돕는 하나의 방법일 뿐입니다. 


팀원을 신뢰하고 있는 착각의 늪

때로는 팀원을 신뢰하고 있다고 스스로 속이기도 합니다. 혹은 팀원들을 신뢰하려고 노력했지만, 신뢰하지 못한 것은 팀원의 문제라고 전가합니다. 물론 팀원들에게 신뢰하지 못할만한 문제가 발견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팀원들이 모인 조직의 성과를 책임지고 있는 것인 리더십의 현실임을 또한 인정해야 합니다.


‘나는 당신을 충분히 신뢰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신뢰할 수 있도록 당신이 조금만 변화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한 적 없으신가요? 팀원을 신뢰하지만 팀원들이 리더의 말을 따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뢰가 깨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나요? 혹시 표현은 차마 못하지만 우리 팀은 신뢰할 수 없는 팀이라고 생각하신 적 없으신가요? 이는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고민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현실적으로 어떤 조직에서도 팀원들의 자율성과 몰입은 이끌어 내긴 어려울 것 것입니다.  


팀원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고, 

리더는 신뢰를 획득하는 것입니다.


이 말이 불공평하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팀원을 먼저 신뢰하는 것이 리더로서 신뢰를 획득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팀원이 모두 성숙하고 비즈니스 상황이 좋다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조직에서 신뢰는 먼저 제공해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또한 팀원이 신뢰할만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신뢰하는 것이 아닙니다 . 팀원을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사용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팀원의 현재 모습을 완벽하다고 낙천적이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팀원을 신뢰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리더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 됩니다. 


출처 : SBS 드라마 [닥터 김사부]


[닥터 김사부]라는 드라마에서 팀원의 부족함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만, 끝까지 신뢰하고 성장을 도왔던 김사부의 모습은 신뢰의 리더십에 대해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믿어주는 만큼 자라고, 아껴주는 만큼 여물고, 인정해주는 만큼 성장한다.”는 말은 신뢰의 주도권이 팀원이 아닌 리더에게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사실 김사부라는 캐릭터는 따뜻한 사람은 아닙니다. 매우 날카롭고 매우 꼼꼼하게 팀원의 업무를 챙기는 리더입니다. 하지만 팀원을 믿어주고 신뢰하는 김사부의 모습 때문에 김사부의 업무 관리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로 비춰지지 않습니다. 


드라마이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실은 이보다 더 드라마 같은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팀원의 감정이나 몰입 상태는 드라마보다 더 다이나믹하게 변하고 떨어집니다. 리더의 행동에 반응하는 팀원의 모습은 드라마보다 더 민감하게 예민하게 나타납니다. 리더가 팀원을 바라보는 신뢰의 시선을 현실의 팀원들은 매순간 아주 정확하게 느끼고 반응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팀원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드는 두가지 함정

팀원을 신뢰하지 못하게 하는 두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역량 의심과 몰입 의심입니다.


역량 의심 : 팀원이 너무 무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리더의 도움 없이는 업무 진도가 전혀 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몰입 의심 : 팀원이 업무에 충분히 몰입하지 못한다. 일정 수준의 긴장감을 주지 않으면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업무를 체크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것은 내면의 깊이 자리잡은 신념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팀원들을 신뢰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신뢰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 팀원이 가진 역량으로는 그 일을 해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신념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진짜 신뢰는 형성할 수 없습니다. 또한 리더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정적으로 일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가진 상태에서 팀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율성을 부여한 자신의 결정에 후회하고 이전보다 더 심각한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리더들이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고 싶지 않지만,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선택한 이유입니다. 이 신념의 틀을 깨지 않으면 리더십 토양을 단단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스스로 솔직하게 깊이 통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이 신념은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지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깊이 통찰하고 살펴보아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대부분의 행동들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신념 때문에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원들을 신뢰하지 못한 나의 내면의 신념들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가능하시다면 리더로서 팀원들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들과 고민을 함께 댓글로 나누어보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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