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도 못하면서 성격마저 더럽던 나르시시스트 엄마
나는 나르시시스트 엄마와 차를 타고 어딘 가를 갈 때마다 긴장하곤 했다.
매번 그런 건 아니고, 나르 엄마가 처음 가보는 길을 가거나 신호가 헷갈리거나 또는 주차하기 힘든 곳에 주차를 할 경우에 나는 극도로 긴장을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나르 엄마가 운전을 하면 뒷 좌석에서 나르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 아빠가 무언가를 이야기하면 기분이 나쁘다며 나르 엄마는 늘 화를 냈다.
나르 엄마와 아빠가 이혼 한 이후에는 나와 언니가 뒷 좌석에서 옆에서 오는 차가 있다고 말을 안 해 줬다는 이유로 혼나고, 뒷 좌석에서 대화하는 우리말소리 때문에 엄마가 노란 신호를 못 봐서 신호 위반을 하게 되었다고 혼내곤 했다.
도대체 운전에 대해서 모르는 딸들에게 왜 그렇게 화를 내면서 자신의 실수를 우리 때문이라고 다그치는 건지, 엄마가 신호를 못 보고 주차를 제대로 못하는 게 왜 우리가 정신 사납게 해서 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엄마가 나르시시스트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엄마는 운전을 하면서 본인이 긴장되거나 불안한 상황이 되면 갑자기 나와 언니에게 윽박을 지르곤 했다. 나와 언니가 왜 그렇게 말하는 거냐고 말을 하면 그녀는 늘 조용히 하라고 빼액 소리 질렀다. 그러다가 신호 단속이 있는 구간에서 과속을 하거나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 버리기라도 하면,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너희 때문에!!!! 신호를 지나쳤잖아!!! 너희가 방해해서 과속했잖아 아!!!! "
갑자기 시작되는 엄마의 분노에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내 몇 년이 지나면서 나와 언니는 익숙해졌다.
신기한 건, 나르 엄마는 아빠와 이혼하기 전 우리 가족 모두가 차에 앉아 있을 때는 이렇게 화를 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눈치 볼 다른 어른이 없어졌기 때문에 아빠와 이혼 후 우리에게 이전과 다르게 화를 낸 것 같다.
"이러면 내가 벌점 먹는데 어쩔 거야!!! 어쩔 거야!!!!!!!!!!!" 신호를 기다리며 나르 엄마는 정차된 차가 흔들릴 정도로 몸을 앞 뒤로 흔들며 화를 냈다.
나랑 언니는 “정말 죄송해요...”라고 하며 조용히 앉아서 집에 가면 더 시달리겠구나라고 생각했었다.
성인이 돼서 집으로 과속 딱지가 날아온 날에는, 조롱이 섞인 엄마의 말이 날아왔다.
"너는 이런 식으로 딱지가 끊겨도 아무렇지도 않니? 진짜 이해할 수가 없다. 너는 아무리 봐도 내 딸은 아니야. 나는 너처럼 딱지를 끊기 고도 태연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너는 규칙을 위반하는 거에 너무 무감각한 애구나? 내가 널 잘못 키웠어 넌 나한테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해."
과속 한번 했다고 나는 엄마한테 인신공격, 조롱, 나에 대한 비하 그리고 가스라이팅 범벅이 된 말들을 들어야 했다.
나르 엄마는 주차를 할 때도 항상 매우 예민했다.
그녀는 웃으며 신나게 대화를 나누 다가도, 주차를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불 같이 화를 냈다.
“조용히 해! 어디 엄마가 주차를 하는데 시끄럽게 떠들어 감히!”
처음에는 왜 그렇게 화를 내냐, 화를 낼 일은 아니지 않냐고 반박해 봤지만 나르 엄마는 코웃음을 치며 지금 엄마에게 감히 대드는 거냐고 더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이 주차를 할 때는 말을 걸면 안 되는 거라고 윽박질렀다.
어디 가서 못 배운 애들 티 내지 말고 남이 주차할 때는 조용히 해.
그게 나르 엄마의 주차 시 기준이었다. 여기다 대면될 것 같아, 저기 자리가 났어, 약간 부딪힐 거 같아요 등등의 말도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이야기해야 했다.
차 안에서 매번 기분 좋게 이야기를 하거나, 다 함께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노래를 부르다가도 주차를 하는 순간이 오면 나르 엄마가 갑자기 정색을 하며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지르는 일이 반복되었다. 나와 언니는 자연스럽게 나르 엄마가 운전을 할 경우에는 쥐 죽은 듯이 조용히 해야만 했다.
그녀는 우리에게 “엄마는 주차를 잘 못하니까 엄마가 주차할 때는 긴장이 많이 되거든? 그러니까 엄마가 주차를 할 때면 대화를 하고 있더라도 멈춰줘.” 라고 말해야 했다.
하지만 나르 엄마는 머리가 멍청하고 이기적인 나르시시스트임을 증명하듯 주차를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주차를 잘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화를 통해 주차 실력을 늘릴 생각은 안 하고, 나와 언니에게 윽박을 지르며 조용히 하라고 했다.
두 딸에게 조용히 하고 가만히 있으라고 윽박을 지른다고 해서 본인의 형편없는 주차 실력이 갑자기 개선되는 것도 아닌 텐데, 나르 엄마는 늘 그렇게 주차를 하기 힘들거나 앞에서 다른 차가 들어와서 당황하는 일이 생길 경우 나와 언니에게 미친 듯이 화를 냈다.
“너희 때문에 주차를 잘 못하겠잖아! 너희 때문에 긁힐 뻔했잖아! ” 나르 엄마는 이렇게 핸들은 본인이 쥐고 있으면서 본인의 운전 실력에 대한 분풀이를 두 딸에게 토해냈다.
나와 언니가 운전을 할 때면 나르 엄마는 자기가 평소 가지고 있는 기준과는 반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그것이 잔소리던 이야기던 말이던 뭐가 되었든) 계속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정신이 정말 사나우니 제발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면 나르 엄마는 정색하며 “이제 머리 좀 커서 운전한다고 엄마를 무시하는구나.”라고 말했다.
결국 늘 사과는 나와 언니가 해야 했다.
나르 언니는 나르 엄마의 ’ 나는 너 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가해도 문제없어.‘ 를 제일 빠르게 배운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는 운전할 일이 있거나, 갑자기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옆에 있는 가장 가깝고 어린 사람인 나에게 늘 화를 냈다. “너가 계속 말하는 것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잘 못 빠졌잖아!”, ”너가 말 걸어서 돌 있는 것도 못 봤잖아! “ ”너가 노래 흥얼거린 것 때문에 끼어들기를 못했잖아! “
우리 집 투 나르들의 발작 때문에 나는 그들이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 대화를 매우 적게 했다. 어떤 때는 하도 심하게 화를 내서 어이가 없어서 그냥 이어폰을 꽂고 내 할 일을 한 적도 있다. 그러면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운전자 옆에 앉아서 싸가지 없게 니 할 일만 하니? 전방 주시나 길 잘 가는지 같이 봐주고 그래야지 진짜 너는 너무 이기적이다. “
나에게 돈을 빌리거나, 옷을 사달라고 할 때는 부탁을 잘만 하던 새끼나르 언니는 정작 부탁을 해야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명령조로 말했다. 나르 엄마와 그녀는 점점 똑같아져 갔다.
운전면허를 따기 전까지 나는 우리 집 운전 못하는 투 나르들에게 시달려야 했고, 내가 운전면허를 따고 어느 정도 운전을 하게 된 이후에는 운전해야 할 일이 있을 경우 내가 했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과 어딘가를 가기가 싫어졌다.
나는 그 둘이 차를 타고 어딘가를 간다고 할 때마다 따라가지 않게 되었다. 집 근처 쇼핑도, 영화를 보러 가는 것도, 전시회도 그리고 장거리 여행도 모두 거절했다.
그들과 어딘가를 갈 경우, 열에 아홉은 늘 언짢은 일이 나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나르와의 삶은 이렇듯 일상에서 늘 사소한 것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