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기 위해, 평가를 내려놓다.

<조용한 발견> 세 번째 이야기

by 탱굴씨

언젠가 친구에게 내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

“어때?”


오랜 시간을 함께한 친구였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럼에도 내심, 내가 원하는 답을 해주길 바랐다.


친구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장난스레 혹평을 내놓았다.

친구의 장난임을 알기에 나도 웃으며 넘어갔다.


그날, 친구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이 스쳤다.

조금은 서운했다.

‘잘 찍었다고 말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며칠 뒤, 다시 그 친구를 만나 당시 마음을 솔직히 말했다.

그러자 친구는 말했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벗어나 봐. 그냥 즐기면 되잖아.”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했다.

나는 사진을 찍는 게 좋아서 셔터를 누른다.

그저 내가 보고, 내가 느끼는 순간을 담기 위해.


다른 사람의 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순간을 즐겼다는 사실이다.


아차 싶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남의 시선에서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내 감정을 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느낄 감정을 상상하며 찍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나면, 비로소 온전한 나로서의 자유를 얻는다.

내가 찍고 싶은 사진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다.

사진은 결국 나를 담는 도구이니까.


다른 사람의 평가를 내려놓는 순간,

나는 나만의 시선과 감정으로 세상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진짜로 중요한 것은, 남이 보는 나보다 내가 느끼는 나라는 것을.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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