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발견> 두 번째 이야기
나는 가죽을 좋아한다.
처음엔 반짝이고 단단하다.
새것은 빛이 선명하게 도드라지고, 손끝에 닿는 감촉도 낯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달라진다.
손때가 묻고, 빛은 옅어진다.
대신 부드러운 윤기가 생긴다.
처음의 반짝임은 사라지지만,
그 자리에 온기가 남는다.
그때 비로소 가죽은 진짜 가죽다워진다.
관계도 그렇다.
처음엔 서로의 좋은 면만 보이고,
사소한 말에도 웃음이 난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반짝이던 시간들.
하지만 함께하는 날이 쌓일수록,
서로의 손때가 묻는다.
처음엔 그 흔적이 낯설고, 때로는 불편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 조금씩 익숙함이 자란다.
날카롭던 부분은 부드러워지고,
어색하던 대화는 편안한 침묵으로 바뀐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닿는 순간,
서로를 향한 신뢰가 천천히 배어든다.
겉으로 보면 예전의 빛은 잃은 듯하지만,
그건 닳은 게 아니라, 함께 살아낸 시간의 흔적이다.
가죽처럼, 관계도 손때를 통해 진짜 색을 찾아간다.
나는 그래서 가죽을 좋아한다.
새것의 반짝임보다,
시간과 손길이 남긴 온기가 더 아름답다고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 내 삶 속 모든 관계가
이 가죽처럼 조금씩 부드럽게,
세월의 흔적과 손길로 가득 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