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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블릭 혼잣말 Sep 17. 2019

더블린을 생활 단점 3가지

더블린을 떠나는 이유.

워킹홀리데이를 1년 채우지 않고 6개월 남짓한 기간만 있다가 떠나게 되었다.

주변 친구들 가끔씩 물어보기도 하고, 나도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그리고 내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는 정보가 될 수도 있고 하니, 여기에 남겨보려고 한다.


1. 날씨 날씨 날씨

- 사실 이 부분은 워낙 더블린 날씨가 유명하기도 하고, 가기 전부터 각오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사실 모든 이유

를 날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가 싶다.

흔히 보는 더블린 날씨 예보


1) 비와 일기예보

다들 다른 나라에서 일기예보가 잘 안맞다고는 하지만, 70%이상은 맞는다.

그런데, 일기예보가 정말 이렇게 무의미하다못해 쓸모없는 나라는 처음 봤다. 조금 더 이성적으로 말하면 20% 정도는 맞는 것 같은데,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예상 확률을 보고 있는게 의미가 없는 듯..

이게 치명적인게 뭐냐하면, 보통 일기예보에 따라 사람들은 여행 계획을 잡고, 오늘 주말은 비가 오니까 혹은 맑을 것 같으니까 어디로 여행가자 하고 계획을 세울 수가 있는데, 그런게 막혀버린다. 그러다보니 나는 국내여행도 그냥 가기가 싫어졌다. (더블린에서 여행은 무조건 다른 유럽으로..)


2) 연중날씨?

연중 날씨를 보는 것도 사실 의미가 없다.

처음에는 하루에 4계절이 있다는 말도 이해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이해할지도 모른다.

- 나갈 때, 우산과 선글라스를 둘 다 준비해야 한다. 비가 언제오고 햇볕이 언제 비치는지 전혀 알 수 없다.

- 한 쪽에서는 두꺼운 패딩을 입고있는 사람도 있는데, 다른쪽에서는 웃통 벗고 햇볕을 쬐는 사람도 있다.

연중날씨, 계절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다. 한국처럼 4계절이 뚜렷한 나라(한국도 봄,가을이 점점 사라지고는 있지만..) 에서는 이해가 잘 안갈지도 모른다. 항상 10도에서 20도 정도 겨울도 0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데.. 한국이 물론 더 춥긴 하지만... 바람 때문에 약간 다른 종류의 추움을 경험할 수 있다.

연중 강수량 (서울과 더블린 비교)

3) 바람

- 비와 연결된 부분이기도 한데, 아이리쉬들은 말한다.

우산을 쓸 수 있는 날씨면 좋은 날씨인거라고.. 이 말은 바람이 너무 강해서 우산을 쓰는게 의미가 없다는 거다. 차라리 우비가 더 효과적이다. 6,7,8월을 제외하고는 바람이 상당히 강해서 자전거로 맞바람을 맞으면 거의 전진하기가 힘들다. 운동 끝나고 집에 가다가 건너편에 POP광고가 쓰러지는 걸 보면서 혼자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이 정도면 태풍으로 분류하지 않을까?"
거꾸로 나는 까마귀 ㅎㅎ
바람 때문에 제대로 못 날고있는 까마귀, 가끔 시내에서도 갈매기가 제자리에서 날고 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ㅎㅎ


2. 낡았는데 비싼 집값.

보통, 혼자 사는 집 (스튜디오)는 찾기 힘들고, 매우 비싼 편이다. 1000유로 이상(월세 130만원 이상)

그래서 화장실이랑 부엌은 쉐어하는 싱글룸으로 많이 찾는데, 위치가 괜찮고 교통도 생각하자면 이것도 800유로 이상(100만원 이상)은 깨진다. 한국에도 물론 이 정도 집이 많다. 하지만 한국은 월세 100만원 정도면 수도권 내에 쓰리룸도 구할 수 있다. 역세권 풀옵션 투룸 오피스텔도 100만원 정도다.

여기까진 괜찮다. 왜냐하면, 더블린보다 충분히 비싼 도시들도 많으니까.. (샌프란시스코라던가, 런던, 홍콩 등...) 그런데 시설들을 옛날 방식으로 고수하는 건 왜그런지 모르겠다.

처음에 샤워기를 틀 때마다 세탁기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다. 이 점 때문에 예민한 집주인이 사는 곳은 밤10시 이후 샤워를 금지한다. 나는 그래서 오래살 집 조건 자체에 집주인이 같이 살지 않는 조건이 매우 중요했다.

전기식 샤워는 태워나서 더블린 빼고 본 적이 없다.

- 샤워할 때 이런 소리가 난다. 샤워준비도 아니고 물을 트는 동안 계속 이 소리가 지속된다. 언제 샤워를 시작하고 끝났는지 모든 집 친구들이 알 수 있다는 ㅎㅎ
이 부분은 아직도 물음표인 게, 같은 다른 유럽에도 많이 살아봤지만.. 이 방식 샤워기를 본 적이 없는데 아시는 분이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ㅜ


3. 도로 환경

1) 자전거 도로

이 부분은 특히 자전거를 타거나 운전을 한다면, 꽤나 불편하게 느껴지는 점이었다.

특히 자전거는 바퀴폭이 상대적으로 좁아서, 조금만 도로가 패여있어도 치명적이다. 많이 패여있는 경우는 반드시 피해야되겠다는 직감이 오는데, 이를 눈치채고 오른쪽에서 오는 차들도 신경쓰는게 참 어렵다.


2) 도로에 깨진 술병

- 술병이 너무 많이 깨져있다. 더블린을 가려고 조금만 조사해본 사람이라면 아이리쉬들이 음주가무를 즐긴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좀 조용히 즐기면 좋은데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서 길에 병을 너무 많이 깬다. 병 깨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나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깨져있다. 차도에서 자전거 수 개월간 이걸 피해다니면서 자전거를 타는게 꽤나 힘들었다.


3) 설계 문제?

- 자전거 도로가 있지만, 너무 대충 오래된 건지 대충만든건지 끊겨 있는 구간도 매우 많고, 특히 설계가 아예 잘못되어있는 곳도 봤다. 더블린1 아일락쪽에서 더블린7 아버힐로 넘어가는 구간이 있는데, 이 구간은 시티센터라 사람이 엄청 많은 지역임에도 불과하고 도로가 너무 신기해서 한참을 번갈아 보면서 어디가 잘못된건지 되짚어보기도 했다.

문제의 자전거도로와 차도.

*초록색화살표는 자전거도로 방향, 붉은색화살표는 차도 방향이다.

먼저 1번을 보면, 자전거 도로가 2갈래로 나뉜다.. 남쪽으로 가고 싶은 사람은 아래로 내려올건데, 문제는 2번에서 각자 다른 방향으로 만난다. 이 부분에서 특히 곡선이라서 자전거끼리 부딪힐뻔 한 적이 많다. 3번도 특이하다. 분명 2번 자전거도로와 3번 자전거도로는 이어져있는데, 두 방향이 다르다.

차도 부분이 신기한 것도 있어서 4번도 그려봤는데, 이 부분에서 차도가 한 차선이였던게 두 차선으로 나뉜다.(

3번과 4번 사이 스트리트 뷰.

4. 택배 배송과 전자제품 수리

처음에 더블린에 올 때는 한국에만 있을 법한 것들 빼고, 더블린 와서 다 필요한 거 사면 되겠지?

하고, 짐을 가볍게 하고 왔다. 웬걸.. 다른 나라와 비교도할 수 없게 살 수 있는 물건들이 적었다.

아일랜드 내부에서 살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도 상당히 다른 나라에 의존적이다.

특히 영국에 의존도가 높다. 사람들은 대부분, 영국 아마존이나 독일 아마존에서 물품을 구매한다.

영국 아마존에서 프라임을 구독하면 무료 배송은 되고 배송도 빠르면 이틀, 늦으면 3-4일 안에는 온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프라임 물품 중에.. 아일랜드로 배송이 되지 않는 물건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아일랜드로 배송이 되지 않는 물건을 빼고 보는 필터 따위는 없다. 일일히 다 클릭해봤지만.. 많은 품목에서 내가 찾는 물건을 찾기가 매우 힘들었다.

오프라인으로 사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상당히 쇼핑도 제한적이고 백화점이나 쇼핑센터는 몇 군데 없고.. 한국처럼 다양한 것들을 찾는다면 실망 할지도 모른다.


1) 배송 시스템

아일랜드는 AnPost라는 우체국이 전부 배송하는 방식이다. 다른 택배는 그 유명한 DHL 등이 있지만 비싸다..

일단, 집배원이 방문할 당시에 집에 있었다면 상관없지만, 없을 경우에는 어디로 가지러오라는 종이를 하나 남긴다. 그런데 이 종이를 남기는게 물품에 따라 다르다. 어떤 카테고리의 물건은 여러 번 방문하기도 한다. 종이를 안남겼는데 내가 어디로 갔을지 짐작해서 가면 못받을 확률이 크다.

한 번은 물건을 받으러 갔을 때 종이를 받지 못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점으로 갔지만.. 역시나 없었고, 다른 지점에서 담당하고 있으니, 내일 그 지점에 가보라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종이를 받았고, 어제 말해주신 지점이여서

거기로 갔더니, 물건이 없다는 것이다. 한참을 찾다가 담당자랑 이야기해볼테니 다시 내일 한 번 와보라고 했다.

이렇게 나는 삼고초려를 해서 물건을 받았다.

나의 친구 한 명은... 지금 두 달이 넘었는데 못받은 사건도 있다.  한 달 동안 기다렸는데, 집배원도 안오고 종이도 안와서 판매자에게 전화했더니 이미 보냈다고 해서 트레킹 번호를 들고 우체국으로 갔다. 이 번호는 친구 성이 이(Lee)씨 였는데, 어떤 다른 John Lee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는 것이다. 같은 Lee씨니까 가족이 아니냐면서... 맥북 케이블이라 싼 제품도 아닌데.. 참 슬픈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다.

더블린 중앙 우체국 (GPO; General Post Office)


2) 전자제품 수리

한국에 많았던 삼성 서비스센터, 캐논 서비스센터  등은 아일랜드에 없다. 생각보다 많이 없다.

대부분의 수리는 영국 런던이나 벨파스트로 보내야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어차피 보증 기간이 지난 제품이라면 사설 업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결론: 더블린 살이를 추천하는 분.

단점만 모아놓은 글이지만, 더블린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곳이다. 오래살던 분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더블린도 5년 전 쯤에는 이렇게 집값이 비싸지도 않았고, 시티에 외국인이 많지도 않았다고 한다. 평화로운 곳에 오픈 비자 정책으로 남미사람들도 엄청 많고, 사람이 많아져서 이제는 출퇴근 시간에 버스를 타면 낑겨서 가야한다. 사람 많아서 더 이상 못탄다고 거부 당한 적도 있었다. 예전엔 이렇게 hectic하지 않았다고 카더라..


1)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시는 분.

- 가끔 만났던 분들 중에는 우중충하고 비 내리는 날씨를 좋아해서 아일랜드가 너무 좋다는 분도 만났었다. 세상한 다양한 취향이 있으니.. 혹시 우중충한 날씨를 좋아하고 햇볕을 원래 싫어한다면 잘 맞을 수도 있다. 혹은 날씨가 어떻던지 신경을 안쓰신다면, 본인이 별로 신경안쓴다고 생각해도 여기와서 신경쓰게 될 수 있으니 주의.. 여기 사람들은 햇볕이 뜨기만하면 기뻐서 웃통벗고 공원에 누워있는 걸 유의하자.


2) 초록초록한 자연환경을 좋아하시는 분.

- 사실 한국인분들은 생활환경이 편리한 더블린 시티센터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씩 아일랜드를 잘 아는 친구들과 함께 근교로 여행도 가고 하면 초록초록한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 지금 한국을 나온지 좀 되서 한국 날씨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미세먼지로 고생하던 때에 한국을 나왔던 기억이 난다. 적어도 아일랜드에서는 공기질로 고생할 일은 없다. 처음에 시티센터만 보고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매우 가까운 피닉스 파크에 가보자. 필자의 집에서는 자전거로 10분만에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피닉스 파크는 유럽에서 가장 큰 공원이다. 평원을 뛰어놀고 있는 사슴도 구경하고, 잔디에 편히 누워서(한국에서처럼 살인진드기 같은걸 걱정하진 말고...) 지평선 끝이 안보이는 끝없는 평야를 보고 있다보면, 힐링이 따로 없다.


3) 아날로그 감성을 가지신 분.

- 유럽 대부분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유럽 사람들은 세금이 쌘 이유로 절약도 많이하고, 영국이나 더블린은 다른 서유럽권에 비해, 조금 경쟁욕도 있고 과시가 있는 편이긴 하지만, 동아시아처럼 심하지는 않다. 공원에 가면 핸드폰을 보기가 힘들고 대부분 책을 보거나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광욕할 날씨가 거의없는게 함정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도난사고가 빈번해서, 최신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본인이 1년마다 휴대폰을 바꾸고, 항상 최신의 전자기기를 갖추고 싶고 얼리어답터 성향이 있다면 조금 안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4) 유럽 음식과 요리를 좋아하시는 분.

- 더블린에서 가장 행복했던 일상을 꼽자면, 장보러 갈때이다. 항상 저렴한 물가가 기다리고 있어서 한가득 장을 봐도, 20유로가 안넘는다. 특히 세일 품목을 잘 정해서 장보면 더더욱 저렴하다. 물론 유통기한으로 할인하는 품목도 있지만, 멀쩡한 유통기한인데 50% 넘게 번갈아가면서 할인하는 편이다. 한국음식만 먹고 살아야한다면 물론 돈이 더 들 수 있다. 그래도 한인마트도 많고 아시안마트도 많은 편이다. (적어도 더블린 내에서는). 평소에 비싸게 먹어야했던, 치즈 및 유제품. 소고기, 닭고기 등도 부위별로 싸게 판다. 돼지고기는 이상하게 맛이 없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잘 안먹기도 하고.. 립아이 소고기 스테이크가 250g짜리 2장에 4~6유로 정도 판다. 닭고기는 아시아 닭처럼 작지는 않아서 처음에 깜짝 놀랐다. 1.6kg짜리가 젤 작은 닭이고, 생닭 한 마리에 3~4유로 정도 하는 편이다. 4유로짜리는 보통 2kg짜리 큰 닭. 부위별로 괜찮은 건 2유로짜리 드럼스틱 1kg 세트나, 2유로짜리 오이스터 Thigh도 추천. 닭가슴살은 너무 비싸서 비추천.

최저시급 2시간 정도로 장을 보면 이 사진처럼, 일주일 정도는 먹을만큼 쟁여놓고 햄스터가 될 수 있다.

요거트 500g.. #0.49유로

토마토 1kg.. #0.99유로

버섯 300g.. #0.79유로

고단백 우유.. #0.99유로

햄버거 패티 2개.. #2유로

파프리카 3개.. #0.99유로

생닭 1.6kg.. #3유로

볼로네즈 파스타 소스.. #1.59유로

이탈리안 샐러드 믹스.. #0.89유로

쪽파 1단.. #0.49유로

라즈베리 125g.. #0.99유로

오렌지 5개.. #2유로

도넛볼.. #0.95유로

버터 크로와상.. #0.59유로

저지방 체다 치즈 슬라이스 10장.. #1.29유로

햄버거번 4개.. #0.99유로

총 19.03 유로!


5) 유럽 여행도 같이 하고 싶으신 분.

아일랜드는 유럽의 대표적인 대표항공사인 RyanAir의 허브 공항이다. 그 만큼 많은 유럽 여행지들이 더블린을 거쳐가는 편이다. 가격을 잘 주시하고 있으면, 20유로대에도 유럽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아일랜드를 출발하기 전 카페에서 후기 등을 찾다가 나온 글인데, 가장 나의 각오를 다지게 만드는 글이였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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