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medy Sep 19. 2023

2023 05 31

미래 일기


안녕, 나는 당신을 뭐라고 부르게 될까요? 열심히 일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났어요. 일하며 힘들때, 가끔 나는 그런 상상을 하곤 해요. 나는 당신을 무엇이라 부를까요? 이름으로 부를까요? 여보, 당신이 될까요? 아니면 영어로 허니, 달링, 그런게 될런지요. 불안한 마음을 꼭 안고 지키며 나아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나는 아직 모르는 당신이 기대가 되어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일하며 굳이 이런 미래 일기를 쓰기 시작하는 이유는 머리를 식히기 위함도 있지만, 내가 너무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도, 이기도 해요. 나는요, 하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예수를 사랑하는 사람이구요, 사명이 있는 사람이에요. 당신은 어떨까요? 나는 과연 나와 함께 걸어갈 그대를 어떤 것들을 보고 선택할까요? 아름다운 외모, 는 당연하겠지요. 나는 상당히 심한 얼빠니까요. 물론 몸매도 좋을거에요, 내가 눈이 좀 높거든요. 내가 고른 당신은 필히 내 눈에 심히 아름다워보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대는 이런 기준 높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멋진 사람일게 분명하거든요. 그런데 나는 당신과 얼마나 시간을 보낼까요? 나는 하고 싶은 사역도 많고, 일도 참으로 사랑하고, 사람들도 많이 아껴주고 돕고 싶답니다. 나는 당신과 함께 그 일들을 해 나갈 수 있을런지요. 


그리운 기분이라는 것은, 내가 그대를 이미 만나서겠지요. 두번의 꿈속에서 만났던 그 모습들을 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기에, 이미 당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거든요.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요, 나는 내 안목을 믿습니다. 당신은, 필히 심히 아름다울 것이에요. 


당신은 또 매우 강인한 사람일겁니다. 신재석이라는 고집쎈 망아지 같은 아이를 남편으로 삼아준다니, 당신은 분명 이런 나 조차 받아줄 수 있는 강인한 여인일거에요. 이리 날뛰고 저리 날뛰려하는 나의 목을 단단히 붙잡고, 오로지 한 길로, 그저 옳은 길로 가게끔 해주겠지요. 그러니 당신은 상당히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인일 것입니다. 하나님이 지혜를 너에게 주노라 하신 약속을 하셨어서도 있지만, 이 고집불통을 움직이려면 꽤나 애먹을게요. 그러니 당신은 다정한 사람일겁니다. 바람이 불면 옷을 죄지만 따스함은 벗게 만들듯, 내 마음의 힘들고 아픈 부분들을 따스함으로 녹여줄거에요. 그러니 당신은 사랑일겁니다. 하나님을 품을 수 밖에 없고, 예수와 닮아 있을 수 밖에 없겠군요. 


나는 참으로 복있는 사람입니다, 그대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어서. 


만나지 못했지만, 나는 믿습니다. 그대도 무언가를 바라며, 미래의 어떤 소망을 가지고 버텨내고 있을 것임을. 그러니 조금 더 버텨주세요. 나도 열심히, 사람되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못난이 제레미, 조금 더 잘나져 보겠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만나서 이룰 일도 이루고, 하고픈 일들도 다 하지요. 


부디 나를 기다려줘요. 나는 6년째 기다립니다. 근데 사실 당신도 그러했으면 좋겠어요. 욕심인거 앎니다. 한국에서 1년만 연애 안해도 이상한 사람 취급 받는거 너무 잘 알지요. 그런데, 그냥 이상한 취급 받아도 하나님이 너무 좋아서 기다리는 사람이였으면 좋겠어요. 2년, 3년, 4년, 나랑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나를 만날 수 있으면, 나는 조금더 행복할지도 모르지요. 그냥 철 들어서, 결혼할 때가 되어서 가벼이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닌, 그저 가벼운 연애가 힘든, 그리고 싫은, 또 어쩌면 하나님이 사귐을 막아버린, 어쩌면 하나님에게 5년, 6년을 바쳐버린, 


근데 그건, 너무 큰 요구겠지요. 이 힘든 세상에서 기대지 않고 혼자서 버텨내는건, 여간 힘든게 아니니까요.  


그래도 나는 기대해 볼렵니다. 하나님은요, 내 하나님은요, 나를 아직은 단 한번도 끝까지 실망시키신 적은 없거든요. 그가 기다리라고 하심은, 나도, 당신도, 온전하지 못해서, 만남이 되려 아픔이 되기에 그런 것이라 믿어요. 


J + 




매거진의 이전글 배우자 기도,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