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을 마치며

5월, 졸업식에서의 단상.

by Burnt Kim


지난 했던 5년을 마무리했다. 성공과 실패의 이중적 잣대에서 벗어나 앞으로의 나의 삶을 다시 조견해보고 새로운 나를 찾는 시기였던 것 같다.

다소 늦게 시작한 감은 있지만 그랬기에 조금은 덜 불안하고,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그래도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일 수 있던 것 같다. 하지만, 박사과정에서 “내가 진짜 뭘 하고 싶은거지, 뭘 잘하는 거지?” 하는 의문과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서도 끊임 없는 의구심과 질문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똑똑해서 하는 박사과정이 아니라, 잘 모르기에 좀 더 알아가기 위한 겸손한 기본 자세를 배우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마무리를 한다.

척척박사는 박사가 아닌 것 같다. 내가 이거 조금 어렴풋이 아는 것 빼고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끊임 없이 배우려 하는 것, 그게 박사로서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난 박사가 되기 싫었다. 코 들면서 아는 척 하는 것도 별로고 이성적인 태도로 무지몽매한 사람들을 계몽해야한다는 마음가짐이 들까봐. 그리고 자꾸 사람들을 판단할까봐. 모두가 똑똑할수는 없는데, 그나마 조금 더 아는 사람일수록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련되게 질문을 해야할까 고민하는 것, 그것이 조금 더 배운 사람들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하루하루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을 대변 한답시고 관조하는 자세로 어줍 잖은 논평을 던지고 싶지 않다. 정치학에서 경영학으로 진로를 바꾼 순간 나의 역할은 그곳에 있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다시 한번 어떻게 나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고민을 시작해야겠다.

내 힘으로만 된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 친구들, 교수님들 등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성취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디펜스를 마치면 그동안의 고생이 생각나 눈물이 왈칵 나올줄 알았다. 눈물이고 박사고 뭐고 그냥 잠이나 자고 싶었다. 그렇게 어느새 감성의 무게가 줄어가는, 눈물샘도 건조해지는 중년으로 접어들며 박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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