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속도 vs. 나의 속도
IT회사들의 나이를 보자면 페이스북 (메타) 19살, 구글 25살, 야후 30살, 트위터(x) 17살, 넷플릭스 26살, 유튜브 18살, 마이크로소프트 48살, 애플 47살, 세일즈포스 24살, 아마존 29살이다. 최근에 회사에서 구글이 25살이 되었다고 생일 파티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일 연장자이다. 48이라니...나보다도 많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젊은 편이고 무엇보다 직원들의 나이가 젊다.
The median age of Google employees in 2017 was 30.
The most common age range of Meta/netflix/Twitter employees is 20-30 years
나이에 비해 나는 느린 편이다. 진급도 구직도 이직도 그렇다. 학교도 늦게 입학하고 늦게 졸업했다. 나보다 10살 젊은 사람이 이미 레벨 5 직급으로 5년을 일했다고 하니 얼마나 느린지 새삼스럽다. 지금 내가 하는 일과 위치에 충분히 만족하지만 내가 남보다 느린 이유가 있다.
우선, 나는 커리어에 장기적인 계획이 없었다. 한국에서 신입으로 일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영어도 안되는데 싱가포르에 와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여기에서 일을 제대로 하기라도 하는 것에 급급한 나머지 영어공부나 일을 그날그날 쳐내는 데에만 바빴다. 후에는 여유가 생겨서 프랑스 유학 간다고 불어도 공부하고 했지만 그러한 커리어 급커브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무언가를 원하면 그것과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이나 그 일을 하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같이 해나가면 좋다.
둘째, 하나를 계속 파지 않았다. 일을 10년가까지 하다 보면 나의 강점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내가 뭘 잘하고 관심이 있구나가 명확하게 나의 캐릭터로 자리 잡게 된다. 그것을 지속적으로 파고들지 않았다. 여러 아이템 중에 하나로 장착하고 있었지 그것을 더 키워서 새로운 캐릭터로의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 지속성이 중요하다. 지금도 그 끈을 놓지 않으려고 그런 프로젝트가 나오면 들어가려고 하지만 예전 같은 실력이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다시 잡아가 보려고 한다.
셋째, north star라고 많이 하는데 궁극적으로 우리가 가고 싶은 방향이다. 방향이 없었다. 그냥 내 눈앞에 일을 했던 것이다. 이제는 방향이 없으면 안 되는 경력에 이르렀지만 애초에 있었다면 목표지에 이르는 것이 10배는 용이했다고 본다. 처음부터 방향이 있기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처음에 잡은 방향에서 계속 수정한다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의 윤곽을 잡아두면 무엇에 yes를 하고 no를 할지 본인만의 기준이 생겨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덜 힘들게 조금 더 빠르게 도달한다.
여기까지 일하면서 많이 배웠지만 이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느낀것을 적어보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니 이렇게 적으면서 나도 다시 해보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하는 행동에 있다. 생각은 아무런 힘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