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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루 Dec 09. 2022

<고상한 슬픔>

가끔은 슬픔을 마주할 시간이 필요하다.

충분히 울어야 하고

달래주어야 한다.

캔맥주로 미드로 애써 마음 뒤편에 밀어 두지 말고

우두커니 방에 앉아

서운했던 일들을 쏟아내면서

자신에게 말을 걸어줘야 한다.

예쁘게 말할 필요도

멋들어지게 말할 필요도 없다.

옹알이보다 조금 나은

울음 섞인 말이라도 괜찮다.

사무치던 단어들이 가시가 되어

안이 썩어가지 않도록

그래서 계속

마음에 탈을 일으키지 않도록.

뱉어내야 한다.

베개에 입을 대고 소리도 질러보고 발차기도 해보면서

어차피 창피해할 사람도 없는데

마음껏 질러봐야 한다.

내 눈물샘 용량이 얼마나 되나'

눈물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도 해보고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알차게

짜내야 한다.

허락 맡을 필요도

돈 드는 것도 아니니

푹 가라앉는 날엔

이때다 잘 왔다 하면서

맘껏 울어재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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