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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Jun 06. 2024

임팩트 투자: 각자의 시선, 각자의 정의

본질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는 개념으로서의 임팩트 투자


" 임팩트 투자는 재무적 수익과 함께 긍정적이고 측정 가능한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창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투자하는 것 (Impact investing means investing with the intention to generate positive, measurable social and environmental impact alongside a financial return)” - 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 (2021)


"임팩트 투자의 정의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질문에 답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네이버 혹은 구글에 '임팩트투자' 혹은 'impact investing'만 입력해도 관련된 정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7~8년 전만 하더라도 임팩트투자에 대한 강의를 할 때, 임팩트투자를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반면, 최근에는 임팩트 투자는 임팩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경영 분야의 지식으로서 꽤 알려진 개념일 것이다.




임팩트 투자에 대한 명목적 정의는 존재하지만, 합의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임팩트 투자에 대한 정의는 합의되지 않았다. 임팩트 투자에 관해 쓰인 학술 논문 혹은 보고서를 살펴보면 임팩트 투자에 대한 '명목적 정의'는 소개하면서도 항상 '모두가 합의한 임팩트 투자의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부연 설명을 붙인다.


WHY?


각각의 이해관계자마다 임팩트 투자의 명목적 정의를 해석하는 방식, 다시 말해서, 인지하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통적 투자자들은 임팩트 투자를 하는 데 있어 '임팩트'와 '수익'은 상충관계에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에 전통적 투자자들은 임팩트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미를 요구되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데에 대한 변명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를 봤다). 반면, 투자자들은 '임팩트'와 '수익'이 상충관계가 아닌 보완 관계에 있다고 본다. 임팩트를 위해 수익을 희생하는 것이 아닌, 두 가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예. 기후에너지기술투자).


임팩트 투자는 본질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는 개념


코펜하겐비즈니스스쿨의 카이 호커츠 (Kai Hockerts) 교수를 포함한 임팩트 투자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Hockerts et al., 2022)은 임팩트 투자라는 개념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이유를 임팩트 투자는 '본질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는 개념(essentially contested concepts)'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가치 판단적: 무엇이 바람직한 임팩트인지에 대한 가치 판단은 주관적임.


2. 복잡성과 다면성: 투자로 인한 임팩트와 재무적 수익 두 가지를 동시에 창출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복잡하고 다면적임.


3. 다양한 설명 가능성: 임팩트 투자는 수익에 대한 기대가 없는 '임팩트우선투자(impact first)'부터 시장 수익성을 요구하는 '재무수익 우선투자(finance first)'등 다양한 층위의 투자를 모두 충족함을 시사함.


4. 개방성: 개념의 의미는 개방되어 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함.


5. 서로 다른 관점의 정당성: 임팩트 투자의 도입은 자선 활동을 위한 자본 시장의 확대를 목표로 새로운 의미를 적극적으로 부여한 것임. 반면, 임팩트 투자가 주류 투자의 일부로 편입된 것은 방어적인 의미로 사용됨.


6. 점진적 논쟁의 대상: 본질적으로 논쟁의 대상이 되는 개념은 점진적인 논쟁의 대상이 되며, 논쟁 당사자들의 논쟁에서 논쟁의 질적 수준이 현저하게 높아지는 상황에 노출됨. 이는 임팩트 투자 외에도 개념을 주장하고 그 의미를 계속 추가하는 수많은 행위자를 통해 볼 수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의 이해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GIIN)는 전 세계 임팩트 투자 시장 규모가 2022년 이후 1조 달러를 돌파했으며(약 1.164조 달러), 2030년까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임팩트 투자의 확대는 금융 시장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서구권 뿐만 아니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임팩트 투자의 확대를 위한 법적,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준비가 시작되었다. 일본의 경우에는, 임팩트 투자 개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작업을 최근 금융감독원이 주도하고 진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임팩트 투자의 개념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은 법적,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데 앞서 필수적인 선행 조건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임팩트 투자에 대해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이해 관계자들 간의 갈등과 혼선은 예상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그저 유행하는 개념을 차용하는 것을 넘어 그 개념을 깊게 파헤쳐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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