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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Jun 01. 2024

임팩트투자와 ESG 투자는 다르다

두 가지를 구분하는 네 가지 기준

 

지속가능금융, 사회적 금융, 임팩트투자, 사회책임투자, ESG 투자 등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환경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투자 개념들이 유행어(buzzword)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는 용어들이지만, 이들 간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느 날, 친구에게 메시지 하나를 받았습니다. 사실 이 친구 외에도 여러 분이 주셨던 질문입니다.


“ESG랑 임팩트투자랑 어떻게 달라?

먼저, 답변에 앞서 질문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가지의 투자 개념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ESG 투자와 임팩트투자와는 어떻게 달라?”라는 질문이 정확할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ESG’는 투자를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 아니라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를 의미하는 가치의 개념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임팩트투자는 ESG 가치를 추구합니다. 우리나라에 ESG의 열풍이 불어온 이후에, ESG라는 ‘명사’가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지만, 정확히 그것이 ‘ESG 투자’인지 혹은 ‘ESG 경영’인지 혹은 ‘ESG 가치’인지를 구체화하지 않아 의미가 모호한 경우를 여러 차례 발견하였습니다. 정확히 논의하고자 하는 대상이 ESG 경영인지 혹은 ESG 투자인지를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ESG 투자와 임팩트 투자는 어떻게 다를까요?

이 질문에 대한 100% 정답은 내기 어렵지만, 두 가지 투자 개념을 구분하는 데 있어 다음 슬라이드의 네 가지 질문을 통해 분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두 가지 개념은 어느 수준에서는 분명한 차별성을 보이지만, 100%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려운 회색지대(grey area)도 일부 존재합니다.



1. 투자의 근본 동기가 다르다


ESG 투자의 근본 동기는 ‘피해 방지(To avoid harm)’에 가깝습니다. 즉, 기업이 사회환경적 측면에서 끼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 요소를 고려(consideration)함으로써 투자 위험 완화를 목표로 합니다. 이에 따라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방식을 주로 취합니다.


반면, 임팩트투자는 환경, 사회적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To contribute to solving environmental and social challenges)’하고자 하는 동기, 즉, 긍정적인 영향을 추가로 창출합니다. 임팩트투자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와 같은 임팩트는 ‘의도적이고, 측정가능한’ 것이어야 합니다.


IMP(Impact Management Project)의 임팩트 ABC 분류는 이와 같이 서로 다른 동기를 세분화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IMP의 ABC는 A(Act to reduce harm, 피해 감소 노력), B(Benefit  stakeholders, 이해관계자에게 혜택), C(Contribution to solutions, 솔루션에 기여)으로 구분됩니다. 이 중 ESG 투자는 ‘A’ 범주에 가까운 반면, 임팩트투자는 ‘C’ 범주에 속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ESG 투자와 임팩트투자 모두 ‘B’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며, 임팩트투자는 ‘A’ 범주 역시 포함합니다. 즉, 결론적으로 임팩트투자는 ‘ABC’ 모두를 포함하는 반면, ESG투자는 ‘AB’ 범주에만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임팩트 초점의 방향이 다르다


ESG 투자는 피투자기업의 조직 구성원 다양성, 에너지 소비 또는 폐기물 관리 등 비즈니스 내부의 운영 문제에 초점(Internal operational focus)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임팩트투자자는 피투자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등 고객과 세상에 미치는 외부 영향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External product service focus)이 있습니다.   


3. 변화에 대한 의지에 따라 다르다


임팩트투자에 있어 피투자기업을 심사할 때 적용하는 가장 중요한 프레임워크는 임팩트 변화이론(theory of change)입니다. 피투자기업의 제품 혹은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지를 논리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는 툴인데요. 이와 같이 임팩트투자는 투자를 통하여 환경사회적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임팩트투자자의 개입 없이도 피투자기업이 환경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다면, 임팩트투자자가 그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ESG 투자는 피투자기업 및 다른 이해관계자의 행동에 측정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것을 궁극적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ESG 투자자가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환경사회적 영향을 창출하기 위해서 노력하기보다 지속가능성 프로필을 가진 기업을 선정하여 투자합니다. 즉, 투자자의 재무적 수익 목표를 실현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하는 ‘도구로서의 임팩트’ 관점에서 접근하므로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제한적입니다.


4. 다른 제도적 프레임워크를 활용한다


1~3번이 보다 가치적 관점이었다면, 4번의 경우는 매우 실용적인 구분입니다. 최근 ESG 투자와 임팩트투자 분야 모두에서 다양한 법적, 제도적 프레임워크 혹은 가이드라인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ESG 투자 분야에서는 EU Taxonomy, 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SFDR),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 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SASB) Standard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반면, 임팩트투자 분야에서는 IMP(Impact Management Project), SDG Impact Standards, IFC Operating Principles이 있습니다. ESG 투자와 임팩트투자 모두 IRIS+ 혹은 GRI 프레임워크를 공통적으로 활용합니다.




개념을 명확히 정의한다는 것은, 그 투자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며 관련된 이해관계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해당 투자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전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념을 명확히 하지 않아 오는 혼란은 단순한 이해의 혼란을 넘어, 정책을 수립하거나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때도 혼란을 줄 여지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임팩트투자와 ESG 투자의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구분해 나가는 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출처:

1. https://www.esgtoday.com/guest-post-esg-and-impact-why-we-need-both-for-meaningful-change/

2. https://sri360.com/sri-esg-and-impact-investing-explained/

3. https://www.freshfields.com/en-gb/our-thinking/campaigns/a-legal-framework-for-impact/


표지 그림출처: https://sri360.com/sri-esg-and-impact-investing-expl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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