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이것은 일기장입니다.
마음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연말이라 그런지 특히나 더 심해졌습니다.
해마다 한 두 번 찾아오는 누군가의 루틴이 아닐까 합니다.
마음 정리와 반성할 것들이 감당 못할 정도까지 쌓여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정신없이 살다가도 주말 동안 주어지는 평안과 고요를 그대로 두지 못해서
탁상의 달력을 1월부터 다시 넘겼습니다.
그때는 좋았고, 그때는 안 좋았고, 이런저런 평가를 하다 보니
'열심히 살았다.'라는 자신 있는 결론보다는, '아 왜 이랬을까?'라는 후회가 먼저 드는 것이
아직 에너지가 남아있다는 반증이라고 맘에도 없는 칭찬을 하다가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4월의 달력을 넘기면서 '간단하게라도 글은 계속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이 일기 같은 연재가 기획되었습니다.
(기획이라고 붙이니 너무 거창합니다만, 별 것 없을 것 같아 먼저 양해의 말씀을 올립니다.)
올해의 맛소금은 무엇을 하고 살았는가?
유달리 부침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직장에서 타인에 의해 저평가되는 것을 처음 체감해 보고 암울하게 보냈던 상반기에서부터
조직이 개편되면서 달라진 평가에 감동도 해보고, 제가 잘하는 일을 받아서 재능 발휘도 해보는
그런 하반기를 지금도 행복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글쓰기가 도움이 참 많이 되더군요.
울적하고 쓸모없는 자 취급받던 그 시기에, 다른 사람도 아닌 "과거의 내 생각"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힘들 때 우연히 꺼내봤던 어딘가에 저장되었던 글들을 다시 읽고 고쳐 쓰면서,
많은 것들을 정리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브런치에 그래도 남기길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소소하게 글로 남겨서 언젠가 제가 다시 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나름 그 시절을 잘 쓴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남기면 뭐 하나 싶었던 사건들도 정리하면서, 기억이 다시 조립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나니, 남기고 싶은 이야기로만 브런치 북도 완성해 보고요.
기억을 타고 가다 보니, 모든 것을 다 기억하진 못하는 썼다 지웠다 반복하는 컴퓨터의 메모리 같길래
글로 적어서 저장하지 않으면 남는 게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편, 꼭 시처럼 보이도록 덜어내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얻어낸 소재 중에서 가볍게 써보려고 합니다.
좋아요 눌러주시고 가신 작가님들의 글을 따라가 보면서
같은 주제여도 다른 이야기로 풀어내시는 것을 보면
'저도 좀 남겨봐도 되지 않을까?' 같은 알 수 없는 편안함을 안고 시작해봅니다.
읽고 공감되시면 저에게도 기쁨일 테고요,
여기에 남긴 기억이 훗날 돌아봤을 때 저의 일부였을 거라,
글 자체가 남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합니다.
(읽으시는 분의 삶에도 때로는 간이 살짝 배었으면 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