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방법
출근길에 보는 풍경
매일 쓰는 방법은 매일 쓰는 것 뿐이다. 이런 저런 사정을 봐주고, 이런 저런 이유를 생각하다 보면, 안 써도 되는 이유만 생각난다.
나는 매일 자전거 출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언젠가는 자전거 출퇴근에 대한 글을 읽다가 한 블로그 포스트를 보게 되었다. 그 사람은 이렇게 썼다.
자전거 출퇴근이 좋기는 하지만, 몸이 편한 게 먼저다.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그냥 자전거 출퇴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글의 효력은 굉장했다. 다음 날 때마침 비 예보가 있었고, 결국 비가 오지 않았지만, 나는 차를 몰고 출근했다.
편한 것을 찾자면, 나는 별다른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차를 타는 게 몸에 편하다. 준비할 것도 없다. 일찍 일어나 밥을 먹지 않아도 되고, 일기예보를 귀담아 들을 필요도 없다. 추워도 더워도 차 안으로 피하기만 하면 된다. 차 안에 가득 짐을 실어둘 수도 있어서 필요하다 싶은 물건은 모두 차에 실어두면 된다. 여벌의 옷, 여러권의 책, 모두 가능하다. 그런데 편한 게 다 좋은 건 아니다. 편하자고 하면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게 좋고, 책 읽는 것보다 넷플릭스 보는 게 좋다. 밖으로 나가 누구를 만나기 보다는 그저 집에만 있는 것이 낫다. 뛰고 구르고 운동하는 것보다는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 낫다.
편한 것은 옳은 것이 아니고, 편한 것은 좋은 것도 아니다. 그저 편할 뿐이다. 그렇다면, 편하다는 것에 관심을 기울 일 필요가 있다. 편하지는 않더라도 좋거나, 가치있는 것을 고민해 볼 시간이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기로 마음 먹었다. 비가 온다고 하면 비옷을 준비하고, 바람이 심하다고 하면 조그만 가방으로 바꾸어 바람을 덜 맞도록 한다.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못 할 이유를 싹 없애버려야 한다. 그러면 내 마음도 더 이상 궁상맞게 변명하지 못한다.
매일 글쓰기로 결심했다. 안 쓰고 싶은 이유가 여러가지다. 컴퓨터 앞에 앉으면 하루 종일 여러 일이 있었지만, 내 마음 둔 곳이 없어 글로 쓸 것이 없다. 하지만, 사실 글로 쓸 것이 없는 게 아니라, 좋은 글이 될 것 같지 않다거나, 생각하고 글로 쓰기 힘들다가 더 정확한 이유일 지 모른다. 정말 쓸 만 한 게 없다면, 왜 글 쓸 게 없는 지에 대해서도 쓸 수 있다. 그게 무엇이 쓸 꺼리가 되느냐고? 꺼리 따위는 필요없다. 무엇에 대해서 어떻게 쓰든 쓰기만 하면 된다. 내 결심은 분명 매일 쓴다는 것이었다.
나는 비오는 날에도 쓰고, 바람부는 날에도 쓴다. 비오는 날에도 자전거 타고, 바람부는 날에도 자전거 타는 것처럼. 글 쓰는 일과 자전거 타는 일은 좋은 일이고 옳은 일인 것 같다. 그렇지 않더라도 좋다. 일단 편하지 않은 걸 보면 나의 어딘가를 단련시키는 것 같다. 그렇다면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