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의 90%는 대표 잘못이다
안녕하세요. 무작 대표 이대희입니다
거의 반년만에 이렇게 글을 적네요. 지난 반년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하나씩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브런치를 쓰는 주된 이유는 채용인데요
영상과 쇼츠가 범벅인 요즘 굳이 딱딱한 활자를 읽는다는거 자체가 그만큼 무작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채용과 급여는 관계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그러니 애초에 장기적 관계이니 그럴싸한 회사 자랑보다는 무작의 문화와 일 하는 방식이 마음에 드는 분들만 모시고 싶습니다.
늘 그랬듯 솔직하고 담백하게 적어볼게요
무작을 시작하고 처음 채용한 직원이 있었습니다.
B2B 영업 경력에 커머스 유사 경험도 있었고, 개인 프로젝트도 인상적으로 진행했던 분이었습니다. 면접을 보면서 '이 정도면 기본적인 걸 알려주면 알아서 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희 비전에 동의해줘서 기존에 받던 월급을 50% 이상 깎고 오셨고, 나중에 스톡옵션을 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스스로 먼저 꺼내주셨습니다. 직원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고, 스스로 큰 결심을 하신 분이었습니다. 작은 회사 기준으로는 모시기 힘든 인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영의 기본인 '능력 있는 사람을 채용하라'를 완수했으니 잘 굴러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B2B에서 일하셨던 분이 B2C로 오시니 경험 많은 신입이 되셨고, 저는 '왜 이것도 못 하지?'를 반복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기본적인 온보딩과 담당 업무 정리가 되어 있어야 일에 적응할 수 있는데, 저는 그걸 전혀 만들어두지 않았으니까요.
변명을 하자면 ' 원래 일을 좀 하셨으니 넓게 드려도 대충 아시겠지?' 였습니다
말도 안되는 아마추어같은 실수죠.
사실은 채용할 준비가 전혀 안된겁니다
여기서부터 문제는 심화됩니다.
제가 커머스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니 일의 구조화가 안 되었습니다.
일의 구조화가 단순히 해야할 업무들이 정리가 덜 됐다는 게 아닙니다.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뭐가 핵심이고 뭐는 대충 해도 되는지, 어디서 에너지를 써야 하는지 대표 자신이 모른다는 뜻입니다.
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프로젝트 레벨도, 기준도, 성과 지표도 아무것도 만들어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듯한 말만 있고 실체가 없는 회사였던 거죠.
이렇게 되면 별것 아닌 일도 대표가 모르니 회사 전체가 작은 일을 큰일처럼 다루게 됩니다. 당연히 서로 우왕좌왕하고 감정 소모가 심해집니다. 그게 반복되니 분위기는 점점 나빠졌습니다.
적어도 '내가 구조화를 모른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면, 초심자의 마음으로 천천히 알아가면서 실패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럼 직원에게 일을 줄 때도 더 단순하게, 소통도 더 깊이 있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게 제일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더 치명적이었습니다.
저는 업무 피드백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감정적으로 몰아붙이고 있었습니다. 팀장 시절 경험이 기준이 되어있었고, 어느 정도 압박을 줘야 사람이 움직인다는 방식이 몸에 배어있었거든요.
문제는 그 방식에 전제가 있다는 겁니다. 공유된 기준, 합의된 목표, 서로 이해하고 있는 방향. 이게 없는 상태에서 압박만 주면 직원 입장에선 그냥 공격입니다.
저한테는 일에 대한 피드백이었지만, 그분 입장에서는 '왜 나한테 이러지?'였을 겁니다. 기준 자체를 한 번도 명확하게 공유한 적이 없었으니까요.
사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직원이 오고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당시에는 직원에 대한 아쉬움이 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저의 미숙함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인정하긴 싫었지만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팀장으로 일은 잘 했지만 , 커머스 대표로서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구나.'
새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기존 직원들과 내실을 먼저 쌓아야 한다는 걸 사무치게 느꼈습니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 나는 미숙한 경영인이다.
그러니 비기너 경영자로서 뭘 배워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제대로 알아야겠다.
둘, 우리는 커머스가 아직 생소하다.
그러니 더 많은 실험을 할 수 있게 회사 구조를 바꿔야겠다.
직원 2명과 함께 매달 마이너스를 감수하면서 하나씩 실험하고 공부했습니다.
빠른 성과보다 올바른 구조를 먼저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너무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지난 4개월동안 힘들고 제 스스로 바꾸자 정말 많은 노력들을 했습니다.
그 결과,
하루 100개씩 팔던 방식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일 매출 1만원, 10만 원, 100만 원, 영업이익 100만원, 이제는 하루 순익 100만원까지
제품도 0개에서 다시 쌓아 지금은 2개의 브랜드가 됐습니다
기대되는건 지금은 작지만 이렇게 올해 말이 되었을때는 얼마큼 늘어날지 설래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거죠
남들 눈엔 퇴보처럼 보였겠지만, 저한테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 4개월이었습니다.
결국 이번 에피소드에서 첫번째 직원은 제대로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나가셨습니다.
여러 조건을 감안하고 믿고 와주셨는데, 제가 그만큼 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한 번 볼 수 있다면 감사했다고, 미안했다고 꼭 전하고 싶네요.
어디서든 잘 지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이 경험 이후로 하나씩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