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W] 내 장점이 발목을 잡을 때
�️Case
업무 성과가 좋아서 어떤 이를 승진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승진 하자 마자 '절기' 시작합니다. 장점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승진 이후에도 같은 방법만 답답하게 고수하거나, 있던 장점마저 사라지고 외려 단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뭔가 잘해서 승진시켰는데, 그 장점들이 한계를 지으면서 성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장면, 왠지 익숙하지 않나요.
승진 대상자를 잘못 선정한걸까요? 너무 성급한 판단이었을까요?
♓ Tony's Point
직장 다니면 생일보다 더 즐거운 이벤트가 승진이나 보직을 부여 받을 때죠. 날짜 되어 자동으로 생기는 이벤트가 아니고, 그 간의 노력을 인정받는 일이니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도 의미가 깊습니다. 그런데, 아주 흔하게도, 승진 후 바로 성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승진의 덫이죠. 이 덫을 식별하는게 우선 중요하고, 그에 따라 피하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 이 글이 필요한 사람
곧 승진할 사람
방금 승진한 사람
누군가를 승진 시키려는 사람
승진은 안했지만 생산성이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고 정체되어 있다고 느껴지는 분
⏭️ 이 글이 필요 없는 분
승진, 승급 등 더 많은 일을 하는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
⚓ 심층적 내용
일단 정의를 맞추고 갈게요. 이 글에서 '승진'이라고 통칭하는 것은 팀장, 파트장 등 보직을 부여받거나, 더 큰 역할을 받는 등 역할의 상향을 말합니다. 반대로 같은 역할을 하면서 과장이 차장되고 차장이 부장되는 등의 승급은 이야기의 대상이 아닙니다.
일을 잘 해서 승진 시켰는데 갑자기 성과가 확 떨어지는 것보다 난감한 일은 없을겁니다. 승진을 시킨 상급자나 경영진도 실망스럽지만, 승진한 사람은 더 황당하고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꽤 흔한 일입니다. 오죽하면 이름까지 있겠습니까. '피터의 법칙'이라고도 불리우죠. 사람은 자기의 무능력이 극에 달할때까지 윗자리에 오른다는 법칙입니다.
우선 피터의 법칙에 대한 오해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피터의 법칙은 '기껏 승진시켜놨더니 갑자기 절어버리네'라는 인과법칙이 아닙니다. 하위직급때 잘해서 승진한 그 자질이 상위직급에서 잘하기 위한 자질과 맞지 않거나 부족할 떄 생기는 일입니다. 그래서 어느 한계 안에서는 승진을 해도 성과가 좋습니다. 그러다 개인의 성장이 더 큰 역할에 못 쫓아가는 지점에서 실패가 도드라집니다. 따라서 간헐적으로 생기지만, 이벤트가 발생하면 매우 인상적이어서, 자주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후적 이벤트 모음집이죠.
실제 사례에선 이래요
시킨일을 묵묵히 성실히 잘 해서 승진시켰는데, 머리 안쓰고(맥락 파악 안하고) 지시 그대로만 해옴
묵묵히 성실한게 장점이라 보직을 확대했는데, 느려서 일을 싸 안고 프로세스 병목이 됨
기계처럼 일을 반짝거리게 잘 해서 상위 업무를 줬는데, 우선순위 파악 못하고 쉬운 일만 하고 있음
디테일에 강해서 섬세한 기획이 장점이라 더 복잡한 기획을 시켰더니, 큰그림 못보고 헤메고 있음
자잘한것에 구애받지 않고 목적을 향해 돌진하는것이 장점이라 더 큰 과업을 맡겼더니, 디테일 안 챙겨서 다 터짐
이런 경우 많이 봤죠?
제 경험을 토대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양과 질이라는 축으로 보면, 개인적으로 최대 달성 가능한 성과선(performance frontier)은 위로 볼록합니다. 즉 최대 효율을 달성했을때 양을 늘리면 질이 떨어지고 질을 올리면 양이 떨어지는 가상의 한계선이 있습니다.
아직 피터의 법칙이 발현되기 전인 주니어 상태, 과업이 덜 복잡하고, 난이도가 낮을 때는 아직 한계선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승진의 덫에 걸리지 않고 성장이 가능합니다. 피터의 법칙이 발동되지 않죠.
이때 (1)처럼 양을 늘려 질이 올라가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즉 묵묵히 일을 여러 번 하다보면 능률이 생기고 더 수준이 높아집니다. 혹은 (2)처럼 잘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기도 합니다. 어느길로 가도 상관없고 계속 성장하고 칭찬받고 존경받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되면 딱 효율성 최대의 선에 걸리게 됩니다. 이땐 양적으로 처리할 힘의 한계에 봉착한 동시에, 질을 올릴 수 있는 내가 아는 수단은 다 동원한 경우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조금이라도 과업이 많아지거나, 어려워지면 성과가 확 떨어지죠.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답은 내 성과의 한계선을 늘리는거죠. 그런데 늘리는 방법이 딱히 정형화되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저는 세가지를 추천합니다.
1. 잠시 줌아웃 해서 스스로를 성찰
2. 선배, 멘토, 구루를 찾아 원포인트 레슨
3. 책과 교육자료 등 관련된 정보를 공부
1,2,3은 독립적이지 않고 조합으로 작용합니다. 주로 1, 2를 통해 주요한 성장의 단초를 알아내고 3으로 공부하고 수련해야하죠.
다만, 착안 포인트 하나는 짚어드릴 수 있습니다. 바로 자기 장점에 주목하는겁니다. 대개 그 장점으로 성과를 내고 승진하기 때문에 그 장점이 나를 가둡니다. 내 발목을 잡고. 성장에 천장을 씌우죠.
따라서 내 장점이 뭔지 그게 어떻게 성과에 도움이 되었는지, 그게 어떻게 성장에 방해하는지 위주로 1)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2) 주변에 날 잘 아는 좋은 선배나 동료가 있으면 대화를 나눠보세요. 그럼 어떤 부분을 보강해야할지 힌트를 얻습니다. 그리고 그 분에 대해 3) 공부하고 실전에서 연습하며 갈고 닦으면 반드시 한계는 넓혀지고, 능력의 면적은 늘어납니다.
�결론
제 개인적 경험과 저와 함께 했던 팀원들의 성장을 보며 느낀거라 완전히 일반적이지 않을 순 있지만 실제적이라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실겁니다. 그리고 한가지만 덧붙이면 저 최대성과선의 확장은 점진적이지않고 단속적, 계단형으로 숙 큽니다. 따라서 부단히 노력하고 시간으로 쌓아가는게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대와 그대의 팀 모두 즐겁게 일하시길 응원합니다.
이 글은 제 뉴스레터인 Tony in Weekly에 발행된 내용입니다. (구독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