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길을 묻다: Q18
육아가 가지는 의미는 정말 큰 것 같습니다. 내 영향으로 한 사람을 키워낸다는 것이 두렵기도하고 신기하죠. 내가 가르쳐주는 것과 내 행동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부모가 자식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요즘은 잘못된 육아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육아는 배우기 어렵습니다. 물론 양육법에 대해서 많이 연구가 되었고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대하는 것은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성향과 상태, 환경에 따라 다른 접근을 가져야합니다.
그러므로 육아는 배우기 어렵습니다. 지금 저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본보기가 될 자신도 없고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통해 유년기에 부모님이 해주셨던 것들이 떠오릅니다. 어릴 때는 수십 수백개의 잘해준 것보다 못해준 한 두개가 아쉬웠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많이 노력하셨고 참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아버지가 가졌던 육아의 대원칙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집니다.
Sean: 육아를 시작하면서 원칙을 세웠을 텐데 그게 무엇인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었는지 궁금해요.
Tony: 처음부터 생각한 큰 원칙은 똑같은데, 우리 아이들하고 계속 많이 이야기하고 많이 같이 지내는 거였어. 이런 부분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아.
그거 말고는 존 스튜어트 밀 교육법을 적용하면서 수월성을 넘어서 Excellency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었거든. 그런데 이런 방식이 너희한테 압박을 주는 것 처럼 느껴졌어. 그래서 원칙을 완전히 바꿨지. ‘똑똑해지거나 멋져보이거나 남들이 보기에 그럴 듯 하지 않아도 된다’로. 대신 너희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다만 노력하면 좋겠다는 원칙을 세웠어.
Sean: 먼 미래일 수도 있겠지만, 자녀를 키우면 걱정이 되는 게 나도 아빠를 해본 게 아니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Tony: 나도 정말 힘들었어. 지금은 그래도 조금 나은데 옛날에는 정말 배울 데가 없었잖아. 근데 너무 예쁜 아이가 태어났다는 거는 인생에 정말 아름다운 일인데 가장 준비 안 된 상태로 상황이 들이닥친 거야. 그래서 따로 공부도 많이 했어. 민태 아저씨랑 친해진 것도 그 계기야. [아이의 자존감]이 내 생각을 많이 바꾸게 한 중요한 텍스트 중에 하나였어. 그런데 알고보니 민태가 그 저자더라고.
자라오면서 가졌던 굳건한 믿음은 가족은 언제나 나를 믿어주고 내 도전을 전적으로 지원해줄 것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말로 이런 믿음을 줄 수는 없습니다. 이런 신뢰를 저처럼 말 안 듣는 아이에게 가지게 하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수 년간의 일관된 행동과 마음으로 만든 선물이죠. 덕분에 정말 든든한 자산을 가지고 살 수 있습니다. 저도 아이가 미래에 생긴다면 다른 것보다 가족이 줄 수 있는 안정감과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저의 제작자 중 한 명과 성장 과정을 얘기하는 것은 신기한 경험입니다. 내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자랐는지 창작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의도대로 컸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자랐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같이 걸어다니고 깊은 얘기도 나눌 수 있죠. 이건 부모님 입장에서도 신기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