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바지 그 고비
대한민국에 소재하는 대부분의 법인은 12월말 법인이고, 법인세법에서는 사업연도의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이내에 법인세 신고를 하도록 되어 있다.
아무튼 3월말까지 법인세 신고를 끝내야하다. 그런데 법인세 신고까기 여러 관문이 있다.
1월 25일:부가가치세 신고
2월 10일: 면세사업자 현황신고
3월 10일: 연말정산 신고 및 지급조서 제출
해당 업무 외에도 법인 결산을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직원들이 그 과정애서 고생을 많이 한다.
개업 후에 1-3월은 항상 바쁘고 정신없고 이런 것이 당연했지만, 이번 시즌은 정말로 역대급이다
(비슷한 표현으로 "IMF보다 경기가 안좋다"가 있다)
1. 왜 하필 이 시기에…?
보통 회사가 세무조사 대상자가 되면 사전통지를 받고, 예외적으로는 사전통지가 생략되고 조사가 바로 시작된다.(생략되면 큰 이슈가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한 업체는 정기세무조사였고, 일단 간편세무조사를 2월 중순부터 4주간 수검하게 되었다. 관할 세무서는 송파세무서.
살다보면 사연없는 사람이 없고, 털기 시작하면 먼지가 안날수 없듯이 새무조사도 비슷하다.
몇가지 이슈에서 추징이 되었지만 조사기간 연장없이, 정기조사 전환없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다.
결과가 좋았다는 것이지 과정이 편했다는 뜻은 아니다.
두 번째는 금요일 밤 고객사 CFO로부터 온 전화였다. 보통 주말은 몰라도 금요일 밤 전화는 실수로 전화한것이 아니라면 뭔가 일이 있다는 뜻이다.
아니나 다를까, 세무조사가 사전통지 없이 시작되었고, 급하게 회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조사기간은 무려 3개월이었고, 2월초에 시작되어 4월말까지 진행되고 아직도 진행되고 있고 어제도 세무서를 방문했고, 오늘은 회사에 방문하여 자료를 정리해야 한다.
2. 3일만의 퇴사
1-3월은 가자 바쁜 시기이고, 결산은 결국 직원들이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의 도움이 더욱 절실하다.
2월 26일 출근준비를 하는 아침에 직원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우리는 슬랙을 통해서 업무적인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작년 9월에 입사했던 직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2월말에 퇴사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건강이 제일 우선이기 때문에 2월말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그 직원이 담당하는 거래처를 임시적으로 배분하고 한달만 잘 버텨보자고 기존 직원들에게 부탁(혹은 사과)를 했다.
결산과 평소 연락은 직원들이 결산 및 세무조정은 내가 진행하는 것으로 어싸인을 하고 지금 마무리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다시 한 번 경험을 했고, 책임감 가지고 열심히 해주는 직원들을 평소에 더 잘 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채용 공고를 내고 면접을 보고..3월초에 그 과정이 참 힘들었다.
3. 미수금은 있지만, 도와줘
회사의 사정이 안좋아지면, 직원들이 퇴사하고 회계법인을 비롯한 업체들에게 지급해야하는 비용도 지불할 수 없게된다. 그래도 우선순위가 회계법인 같이 이야기가 통하는 업체부터 미수금이 쌓이게 되고, 거의 마지막 단계에 직원들이 퇴사를 하게된다.
이런 회사들은 직원들이 퇴사하고 밀렸던 부채들이 중구난방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결산장부를 만드는 난이도가 어렵다. 연체료인지..원금인지..구분이 안되고...
하지만, 투자를 받거나 대출을 받거나 생명 연장을 하기 위해서는 깔끔한 회사 재무제표는 필요하기 때문에 회계법인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1년 가까이 쌓인 미수금, 평소에 대표에 대한 신뢰감 등을 판단으로 냉정하게 도움을 거절하기도 하지만 올 해는 그래도 한 번은 도와줘야 할 것 같은 업체들이 있어서 수고로움을 감수하게 되었다.
물론 어려울 때 도움을 줬다고 해도 나중에 그것을 보답하거나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이 흔한것은 아니다. 기적적으로 투자를 받게 되면 투자사의 입김으로 거래처가 다른 회계법인으로 옮기는 경험을 안해봤던 것도 아니지만, 그만큼 내가 물러터진것도 있고, 사람을 믿고 싶기는 하다.
4. 체급이 올라갔다
원래 처음 세무조정을 하는 업체들은 손이 더 가서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2024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 업체를 확인해보니 작년보다 신고 대상 회사가 증가했다.
신규 업체 때문에 힘든 것은 크지 않겠지만, 1-3번 악재를 감안하니 체감상 그 피곤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회계사의 봄은 법인세 신고가 끝나고 진정으로 시작된다.
2025년 봄 맞이를 위해서... 10일만 더 힘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