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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셈 Mar 21. 2018

쫄지마 창업은 개소리다.

독버섯 같은 창업의 양면.

별 생각없이 브런치에 글을 몇개 올렸는데,, 와.. 생각보다 엄청 많은 조회수가..


대부분 최저임금등 급여에 관한 내용들이 다음포털을 통해 검색으로 유입이 되었던듯 하다. 

그간 밥상이란 이름으로 쓰던 이곳을 이젠 내 개인적인 공간으로 사용해야지..


오늘은 창업에 관해 생각해보았다. 지나가다가 쫄지마 창업? 쫄지말고 질러라 청춘 뭐 이런걸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난 세무사란 자격증을 비교적 어린나이에 취득했고, 여러 회사들을 거치며 29살에 창업을 했다. 


그리고 30살즈음에 이태원 경리단 일대에 최대규모 Pub을 창업했다. 그후에 부동산업도 창업을 했다. 

물론.. 지금은 세무만 열심히 하고 있다.


나름대로 우리는 의료업계에서는 최고로 손 꼽히는 세무기업 중 하나가 되었다. 돈도 제법 벌리지만 그래도 여전히 힘들고 어렵다. 하루하루가 숨막히는 날도 많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겁도 없이 뛰어든것 같다. 사업을 하면 할수록 더 어렵고 힘든일들, 거의 대부분은 즐거운 기억보단 힘 들었던 기억이 많았다. 


난 왜 창업을 하려고 했을까?


그냥 막연했던것 같다. 급여는 짜고, 영업력으로 승부하지 않는 이상 40살 정도되면 좋건싫건 퇴사해야하는 업계 관행, 그리고 뭔가 사업한다고 하면 멋있어 보일것 같았다. 그 나이때는.. 그리고 어차피 40되서 쫓겨나오듯이 나와서 창업할거면 젊을때 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떠 밀려나오듯이 나온 느낌도 있다.


아마 지금 창업을 고민하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은퇴예정자들도 머리속이 복잡할 것이다.


내 경험상 업종을 떠나서 창업은 정말 쉽지가 않다. 


우리나라는 창업환경이 건전하진 못하다. 이를 정부가 나서서 개선하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이상하게도 더 나빠지는것 같다.


세무업을 예로들어보면 돈이 될만한 세무일은 이른바 전관출신(국세청, 세무서)이 다 하고 있고 시험쳐서 합격한 세무사는 입사하자마자 60만원 정도 돈 받으면서 "일 알려주는 것에 감사해라" 는 식의 대우를 받는다. 


어린 세무사들이 고된 수험기간을 거치고 합격하자마자 현실을 직시하며 개탄하는 이유다. 정치인들은 전관예우를 고치니 어쩌니 하면서 떠들어대지만 이미 경제의 순리속에 돌아가는 이런 환경을 바꾸기는 쉽지않다.


근데, 이런건 경험상 창업이 힘든건 세무사업 뿐만이 아니다.


차리기만 하면 Auto로 돌아갈 것 같은 음식점 창업


여전히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행사같은곳을 찾아다니는 은퇴예정자들, 직장인들이 많이 있다. 현실에 답답한 직장인들이 커피숍하나 내볼까? 술집하나 내볼까? 어차피 알바가 다 하는거 아니겠어?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음식점에 뛰어든다. 


그렇게 뛰어든다면 정말 본업과 부업이 뒤바뀌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할 것이다.


생각보다 알바구하는것도 정말 쉽지않고,  온갖 텃세에 음식, 주류 재고관리 하나 하는것도 쉽지가 않다. 왜 발생하는지 이해도 안가는 주위 민원으로 인한 구청의 감시감독도 정말이지 피곤한 일이었다. 눈떠서 가게 나와서 잡다한일 처리하다보면 하루가 다간다. 그럼에도 장사야 말로 부가세를 비롯해 이것저것 떼고 나면 남는게 별로 없다. 정말이지 고생한 것에 비해 남는게 없다. 


알바는 내 가게를 직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들 그렇진 않지만 정말 좋은 알바도 구하기 쉽지 않다. 

술한잔 마시고 놀다가 안나오면 그만인데 안나오고 다음날 카톡와서 일한만큼 급여 달라고 한다.  


내 생각에 장사는, 정말 집안대대로 장사를 해왔거나 음식이나 주류등이 정말 특별하거나, CEO가 마케팅력이 있거나, 스타성이 있거나..등등 탁월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켜보면 그렇지 않은 사업주가 더 많다.


그들이 힘들어하고 어려워 하는 이유는 만만하게 생각하고 쫄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업력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비지니스계열(?) 의 창업은 어떨까?


CEO가 영업을 잘해서 B2B식의 거래처 확보를 하는 창업도 어렵다. 


대기업 영업팀 출신이라 영업에 자신있다고 생각하고 영업쪽 창업을 해도, 야생에서의 영업과는 본질이 아예 다르다. 시작하자마자 피를 토하고 낙오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혹은 당신의 회사가 존재하는지 조차도 모르게 없어지는게 야생의 영업이다. 


스타트업도 고되다. 


의료업계 외 우리회사의 비지니스 라인에는 스타트업이 있다. 내 경험상 100개의 스타트업이 야심차게 창업을 시작하면 제대로 버티는 곳이 2~3개도 안된다. 


제대로 버틴다는 말은 그래도 돈을 좀 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스타트업 창업행사에는 사람들이 항상 바글바글하다. 


상담을 해보면 아이템은 정말이지 궁색해 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예를들어 배달의 민족이 히트를 치면서 비슷하게 쏟아져 나오는 것들이 중개 플랫폼 비지니스인데, 현재 중개플랫폼이 없는 영역을 찾아내서 개발하는 식이다. 물론 시장에 내놓으면 대부분 시큰둥하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중개 플랫폼 비지니스는 정말 시장을 장악하지 않고서는 별로 돈이 안된다. 


이른바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기획자, 개발자가 대두된다. 내가 봤을때 개발자가 만든 회사는 그래도 잘 버티는 편인데 기획자가 시작한 회사들이 잘 버티지를 못한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 내 생각은 "내가 생각했을때 대박인 것" 이 막상 시장에 나가보면 "별로인 아이템"이 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내가 마케터는 아니지만, 정말 이말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에 대한 시장반응은 정말이지 책상머리에서 고민한것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일종의 창업자로서 자아도취가 아닐까 싶다. 


이미 창업한 사람은 이말을 잘 이해할텐데 내 생각에만 대박인 것들이 정말 많다. 내가 생각해서 100의 대박을 칠 것 같으면 실제로 시장에서는 초기 10분의 1인 10정도의 반응이라도 오면 다행으로 생각하면 된다.


예를들어 어플로 휴게소 음식을 미리 예약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치자. 내생각에는 대박나고 신나서 엑셀로 매출을 짜본다. 근데 시장에 선보이기 전부터 우선은 막대한 개발비 심지어 개발 엔지니어를 찾는것부터가 난제다. 힘들게 찾아서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홍보했더니 이게뭐야? 괜히 폰용량만 차지한다고 설치조차 안하거나 휴게소측에서 수수료 들이면서 이런거 할 이유 없다고 협력을 안해줘버리는 등 정말 난해한 순간들이 많이 올 것이다. 그러면 수수료를 할인하거나 아예없게 할 것이고 당연 개발비도 못뽑는 사태가 벌어진다.


대충 사업은 이런식이다. 소비자가 많이 쓰게 만들어 시장을 압도해버리면 된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위험하다. 그렇게 쉽지 않다.


특히나 내가 모르는 영역에 대한 도전일수록 주의해야 한다. 


부동산관련 스타트업을 개발한다고 치자. 부동산 복덕방에서 실무를 1달도 안해본 사람이 뛰어드는 것,

세무회계관련 스타트업인데 대표가 세무회계 실무를 모르는 것,

결혼 중개관련 스타트업인데 대표가 결혼을 중매 해본 경험도 없는 것, 

음식이라곤 만들어본적도 없으면서 대박날것 같은 외국 음식을 가져와서 음식점을 시작하는 것,


등등. 


이런식의 창업이 정말 제일 위험하다. 시장을 제대로 알고 도전해도 힘든데 시장도 모르면서 내 생각에 이러면 잘될것 같애. 기존 서비스 보니까 뭐가 별로라서 난 달라 등등.. 정말 니 생각일 뿐일수도 있다.


내가 모르는 영역에 대해 도전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게 된다. 

사업을 하면서 시장을 알아가는 것 만큼 무모한 짓도 없다고 생각한다. 


1억 벌긴 진짜 힘든데, 1억 날아가는건 순식간이다.


창업을 하면 진짜 돈이 줄줄새는 경험을 할 것이다. 내 마음대로 만든 매출예상자료를 가지고 희망을 품은 투자를 하지만 위에 말했듯 나혼자 만든 매출예상자료는 정말 그냥 내 상상이고 꿈인 경우가 더 많다. 


1억을 벌려면 임차료에 인건비에 세금에 온갖 투자금액을 다 제외하고 벌어 들어야 하고 정말이지 벌어 놓기가 쉽지 않다. 근데 쓰는건 순식간이다. 정말 순식간에 써버릴 수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정부자금지원이나 VC투자는 받기 어렵고 빡세다.





사람하나 관리하기도 힘들다


내가 대인관계가 좋고, 친구들도 많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보통 창업하면 직원관리에 자신감을 가진다. 근데 오만이다. 결코 비지니스관계와 친구관계를 같이 보아서는 안된다. 


일반적인 회사의 CEO는 회사를 위해 뭔가를 해주길 바라지만,  직원에게 너무 그렇게 해버리면 열정페이라는 오명을 쓰게된다. 오히려 직원들은 회사가 뭔가를 더 해주기를 바란다. 이런 격차를 현명하게 해소할 수 없다면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쫄지마라 창업은 개소리다


표현이 좀 격하긴 한데.. 쫄지마라 창업은 정말 개소리라고 생각한다. 


더 나쁘게 이야기하면 창업이 그렇게 간단하고 사업계획서 잘쓰는법이나 배워서 성공하는 정도면 누구나 다 창업하지 뭣하러 직장생활 하겠나..


그대가 누구이건 창업을 하려면 정말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금수저 은수저가 아닌 이상 맨바닥에 헤딩하면서 창업하려면 정말이지 치열한 삶을 각오해야 한다. 


공부를 싫어하던 사람일수록 공부를 좋아해야 하고, 사람만나는걸 꺼려하는 사람일수록 사람을 만나야한다. 노는걸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노는건 줄여야 한다. 평소와 정반대로 살아야 한다. 경험상 그게 맞는 길인 경우가 더 많다. 나의 라이프를 즐기면서 성공하는 창업을 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한다. 


내 경험상 근로자일때와 창업했을때 가장 큰 차이는, 근로자일때는 내가 맡은일 끝나고 쉬는 휴일이 1주일에 2일 있고 그땐 일 생각 없이 편히 쉰다면 창업주는 1년 365일 눈뜬순간 심지어는 꿈에서도 업무생각에 휩싸이게 된다.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도태되는 기분이 들어 불안하고 무섭다. 

 

창업을 고민한다면 정말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사업은 장난이 아니다. 실패하면 금전적,정신적으로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내가 가진 능력을 정말 냉정하게 돌아보고 한걸음 나가기전 열걸음 후퇴해서 고민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내가 본 성공한 창업주들의 특징은 정말 쫄보같은 이면이 다들 있다. 겉으론 강하고 결단력있고 추진력 있어보여도 중요한 순간 혼자서 쫀다. 난 그런 고민을 많이 듣는 직업이기 때문에 거짓이 아니다. 걱정,걱정,걱정 수많은 걱정속에서 혼자 짊어지고 가는게 창업주의 삶이다.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창업을 말리고 싶진 않지만 쫄아야 한다. 쫄아라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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