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감에서 해방되기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가 된다.
말을 해도 생각이 정리가 된다.
하지만 차이점은 있다.
글은 작정하고 쓴다.
흐름을 생각하고,
표현을 고치고,
생각이 비로소 잘 다듬어져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하지만 말은 작정하고 하지 않는다.
대화를 하다 우연히 그 주제를 발견하면
나의 생각을 말하고, 타인의 생각을 듣기도 한다.
그렇게 말하다 보면 나도 모르던 생각들이
신기하게도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한다.
한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쏟아 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나의 생각을 말하고 조언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상대방은 나의 말대로
변하지도 않을뿐더러
더 심한 경우에는
마음속에 답을 정해놓고 물어보기 때문에
내가 뭐라고 이야기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말을 한다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한 일이었다.
평소 생각하고 있던 조각들을 말하며
퍼즐을 맞추고 완성하는 것이다.
또한 말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글처럼 작정하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주제에 한계가 없다.
상대방과 내가 얼마나 지치지 않고
얘기하냐에 달렸다.
이것을 발견하고 난 후로는
상대방을 내가 변화시킬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기보다는
나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충분한 의미가 있으며,
나의 말에 조금이라도 위로와 공감을 받고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변화를 한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도구의 차이지만
말로도 글로도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일은
너무나 멋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