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대중 앞에서 인도네시아어로 발표를 할 수 있을까?'
인도네시아어를 그렇게 썩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ROMBA는 8급 학습자까지 함께하는 대회라서 긴장이 많이 됐다.
긴장될수록 준비를 더 철저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한 국가의 대사관에서 발표할 기회가 인생에 몇 번 오겠어?'
물론, BIPA 수업을 계속 듣는다면 다시 도전할 수도 있다.
실제로 연이어 수상하신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번 기회는
브이로그 콘텐츠로 도전했기에 다른 부문과는 달랐다.
바탐 브이로그로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스토리텔링, 노래, 연설은 현장 발표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브이로그는 제출한 콘텐츠의 점수 비중이 더 컸다.
그래도 노력 점수도 반영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바탐 여행 후 걸린 목감기.
말하는 것도 침 삼키는 것도 힘들었다.
'목소리가 안 나오면 어쩌지?'
발표는 말로 해야 하는데.
약을 두 배로 늘렸다.
발표 당일 옷장을 열었다.
고민했지만 샀던 그 바틱 셔츠를 입고
대사관으로 향했다.
브이로그는 마지막 순서였는데,
그중에서도 다른 발표자들이 먼저였다.
중급 학습자가 두 분.
나는 2급으로 실력의 차이가 컸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속으로 반복했다.
'Selamat siang...'
'Terima kasih...'
내 차례가 왔다.
무대에 섰다. 심장이 뛰었다.
하지만 입을 열자 자연스럽게 나왔다.
생각 놓고 흘러가는 대로 했다.
"Selamat siang. Nama saya Tiara dari BIPA 2E."
오프닝의 분위기는 좋았다.
발표를 이어갔다.
"Jakarta adalah ibu kota Indonesia, tapi terlalu mahal.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수도이지만, 물가가 비싸요.)"
"Hahahahahaha."
관객이 웃었다. 호응이 느껴졌다.
"Haha. Iya, benar!(하하. 네, 맞아요!)"
연습할 때 없던 말들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리고 바탐에서의 72시간이 떠올랐다.
일출을 놓쳤던 아침.
CGV에서 본 주토피아2.
푸드코트의 사테, 동물원의 앵무새..
그 모든 순간이 이 무대를 위한 준비였다.
발표가 끝났다. 박수가 쏟아졌다.
점심 식사 후에 수상자 발표가 났다.
결과는 1등.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라는 진심이 통했는지
1등을 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어를 배운,
8개월.
바탐에서 보낸,
72시간.
무대에서 발표한,
3분.
그리고,
1등.
하지만 진짜 의미는 숫자가 아니었다.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하노이에서 만난
나의 첫 선생님 Salis.
아무것도 모르던 상황에서 제로베이스 상태로 시작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현지인 선생님 Salis와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인도네시아어에 익숙해졌지만
한국에서는 공부할 자료도 기회도 없었다.
포기할 뻔했다.
하지만 '뜻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고
우연히 알게 된 온라인 강의들로 학습을 끊임없이 계속했다.
사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이번 BIPA도 쉽지 않았다.
평일반으로 시작했지만 회사와 학습을 병행하기 힘들었다.
현지 거주 학습자가 많아 평균 난이도도 너무 높았다.
포기하려던 찰나,
관리자에게 솔직하게 사정을 설명하고 주말반으로 바꿨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라고 그렇게 Alisya 선생님을 만났다.
바탐 도전과 대사관 발표.
이 모든 것이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며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기에 얻게 된 결과였다.
한 계단, 한 계단 쌓여 만들어진 결과.
브런치의 분량상 아쉽게 축약된 내용들까지 넣어
번외 편까지 작성을 모두 마쳤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인도네시아어.
포기할 뻔했지만 계속했다. 한 계단씩 올랐다.
포기하지 않았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어를 통해 배운 것은 언어만이 아니었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빛을 본다는 것.
그것이 진짜 의미였다.
인도네시아 바탐 에세이는 여기서 끝나지만
이 기회로 브런치 작가가 된 것처럼
파생되는 다른 일들을 찾아 도전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도네시아어 초급자 입장에서 초급 학습자들을
위한 학습 콘텐츠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인니어 블로그 'wkwk 인도네시아'를 만들기도 했었다.)
어찌되었든 그게 뭐가 되었든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도전하며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나의 에세이가
당신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기를 바라며,
당신의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