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바탐에 오기 전,
'이것만은 꼭 사야지!' 하고 벼르던 것 두 가지가 있었다.
칠리소스인 '삼발소스'와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 '바틱'이었다.
바탐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정한 자유무역지대로
관세와 부가세가 일부 면제되었다.
그래서인지 체감상 수도인 자카르타에 비해
20~40% 정도 더 저렴한 느낌이었다.
마켓이 있는 쇼핑몰은 바탐 도착 다음 날부터
떠나기 직전까지 매일 돌아다녔다.
Grand Batam.
Nagoya Hill Mall.
Batam Center Market.
Diamond supermarket.
볼 때마다 새로웠다.
바탐 쇼핑 리스트를 미리 찾아봤었다.
여성용품이 한국에 비해 놀랄 정도로 저렴했다.
초콜릿이나 공장에서 만든 식품들도 마찬가지.
치킨이나 돈까스, 튀김류와 함께 먹으면 맛있는
삼발소스는 미니 사이즈 한 병에 600원, 큰 병에 1,000원.
쇼핑몰마다 가격은 조금씩 달랐지만,
기념품 선물 삼아서도 여러 병을 샀다.
쇼핑몰도 몰이지만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전통시장이었다.
전통 시장이니 전통 의상인 바틱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며칠간 비가 내린 후라 길은 더러웠다.
전통시장은 흙바닥 위에 천막을 친 형태로
옷, 가방, 신발, 모자, 캐리어까지 없는 게 없었다.
옷 가격은 한 장에 10,000루피아로 약 870원.
저렴한 가격과 분위기에 약간은 동묘시장 같은 느낌도 들었다.
"Berapa harganya?(얼마예요?)"
시장 상인이 답했다.
"Sepuluh ribu.(1만 루피아.)"
"Bisa lebih murah?(좀 깎아줄 수 있나요?)"
상인이 웃었다.
"Sudah murah!(이미 싸요!)"
흥정은 실패했지만,
인도네시아어를 쓸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바틱을 찾아 시장을 돌아다녔다.
전통 무늬 옷들이 있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사진을 찍어 엄마께 보냈다.
"이걸 어떻게 입으려고? 아기 엄마 옷 스타일 같아."
몇 군데 더 돌아다녔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여기는 아니네.'
다시 쇼핑몰로 갔다.
Nagoya Hill Mall에서 바틱 매장을 발견했다.
'여기는 어떨까?'
매장에는 예쁜 셔츠들이 있었다.
"Saya cari batik.(바틱을 찾고 있어요.)"
점원이 몇 개 골라줬다.
원피스 스타일과 셔츠 스타일, 두 벌 중에 고민했다.
"Ini atau ini, bagus yang mana?(이거 아니면 이거, 어느 게 잘 어울릴까요?)"
"Yang ini lebih cocok.(이게 더 어울려요.)"
나도 그 옷이 더 마음에 들었다.
솔직하고 객관적인 점원의 응대도 좋았다.
가격은 250,000루피아로 약 21,500원.
전통시장보다 배로 비쌌다. 하지만 퀄리티가 달랐다.
고민하다가 나를 위한 선물로 바틱 셔츠를 구매했다.
만족스러웠다.
마트도 돌아다녔다.
인도네시아 과자, 인도미 라면, 간식들..
할인 품목들을 잔뜩 샀다.
'언제 또 오겠어.'
호텔로 돌아왔다.
짐 가방에 하나씩 담았다.
바틱 셔츠 하나, 삼발 소스 여러 병,
인도미 과자, 라면 몇 개, 기념품들.
무겁지 않았지만 바탐에서의 추억이 가득했다.
72시간 동안 매일 쇼핑몰을 돌아다녔다.
"Berapa harganya?"
"Bisa lebih murah?"
흥정도 하고 인도네시아어도 쓰고
그렇게 바탐에서 쇼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