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심청이, 바다 대신 현실에 몸을 던지다
현대판 심청이입니다
나는 요즘 나를 ‘심청이’라고 부른다. 어떤 일이든 일단 몸을 던진다. 어떤 과정과 결과가 펼쳐질지 한 치 앞도 모르면서 도전한다. 몇 달 전, 북토크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사회 유명인들과 인터뷰 작업을 진행하시는 작가님을 뵈었다. 작가님께서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대중을 끌어당기는 ‘개인 서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그들이 끝없이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만들어 낸 이야기라고 하셨다. 성공할 것 같은 일만 시도하지 않고, 실패할 것 같아도 일단 몸을 던져보는 공통된 성향을 발견하셨다고 했다.
몸을 왜 던져요
나는 사회적 성공을 위해 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던진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은 이것이다.
“이걸 시도하지 않으면 죽을 때 후회할까?”
죽는 순간, ‘그거 해봤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 것 같으면, 바로 실행에 옮긴다. 이렇게 해서 ‘후회 리스트’에서 지워버리는 일은 처음에는 민망하고 창피하지만, 나중에는 속이 시원하다.
준비가 되어야 할 수 있지 않나요?
나는 ‘준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응과 대비는 일이 일어난 다음부터 해도 늦지 않다고 믿는다. 완벽하게 준비된 때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필요한 공부가 있다면 그때부터 하면 되고, 외부에서 알 수 없던 시스템도 부딪히면서 익히면 된다. 물론 이렇게 몸을 던지다 보니, 처음에는 적응하느라 고생을 많이 한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사람이 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애초에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애당초 내게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내가 아니라 타인이 평가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나를 평가받는 자리에 자주 내놓으려 한다. 잃을 것은 잠시의 체면 정도이지만, 얻을 수 있는 것은 훨씬 많다. 정중하게 도전하면 대체로 좋게 봐주셔서, 다음 기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뭘 얻을 수 있는데요
도전이 실패로 끝나면 창피하고 수치스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얻을 수 있는 건 분명히 있다.
1. 담력이 더 세진다.
2. 다음번에 또 시도할 근육이 생긴다.
3. 시도하면 어떤 형태로든 배울 수 있다. (태도나 말투 등 교정의 방향 포함)
4. 스스로의 주제 파악을 끊임없이 시도하게 된다.
5 무엇보다도 물러서지 않고 시도했다는 사실이 자존감을 높여준다.
쪽팔림은 저도 싫어요 + 빛나는 사람들
‘이 순간, 이렇게 나를 다 내려놓고 사람들 앞에 나를 드러내는 게 옳은 걸까?’ 하는 고민을 수없이 했다. 그래도 매번 느낀 건 하나다.
“지난번에도 그 순간은 조금 민망했지만, 결국 우려했던 창피함은 겪지 않았어. 오히려 좋았다. 이번은 더 큰 사건이지만, 저번에도 했으니 이번에도 할 수 있어. 안 되면 말고.”
이런 사고 회로가 생겼다. 그리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내가 실패해서 창피를 겪어도, 나에겐 큰일이지만 그들은 금세 잊는다. 반대로 나는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순간, 그들이 빛을 내뿜는 게 보였다. 아름다웠다. 비록 결과가 완벽하지 않아도, 그 순간만큼은 확실히 반짝였다. 그래서 이제는 나를 던지고, 그 과정을 내가 관찰하는 일이 재미있어졌다. ‘이걸 해서 뭘 얻어야지’가 아니라, ‘이번에는 나를 어떤 새로운 풍경 속으로 데려갈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자체 레벨테스트 진행 중입니다
나는 사람이 행복하게 살려면 ‘주제 파악’이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하지 않으면 현실과 상상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그게 개인의 성장을 가로막는다. 물론 노력으로 스펙을 쌓을 수 있지만, 행복의 방향이나 노력을 투입할 수 있는 정도는 어느 정도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다고 본다. 그걸 빨리 알아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계속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내 목표가 10이었는데 5 정도의 영역에서 받아들여진다면, 나는 1에서 5의 범위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인 걸 알 수 있게 된다. 그럼 평생 심각한 좌절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10의 사람이 매번 행복한 것도 아니고, 1의 사람이 반드시 불행한 것도 아닐 것이다. 다만 나는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나를 실험체 삼아 여러 난이도의 레벨 테스트를 계속해 본다.
결국,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면, 그저 가만히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