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만학일기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하고 있는 경희사이버대학교 학부, 대학원생 대상 1월 계절특강이 “AI, 문화예술을 흔들고 있는가?” 주제로 17일 ‘줌‘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의는 김성하 교수(경기연구원, AI정책혁신센터장)가 담당했다.
미학이 전공인 김 교수는 ‘AI가 문화예술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강의로, 기술적 설명 보다 윤리적·사회적 책임과 필요성이 더 강조됐다. AI의 작동 원리, 문화예술 활용 사례, AI 시대에 제기되는 주요 쟁점들을 체계적으로 다루며, 기술과 인간의 협력적 공존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개했다.
강의 초반에는 AI의 정의와 역할, 그리고 이를 문화예술에 적용한 여러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예술 작품을 자동으로 생성하거나, 소실된 유물을 복원하며, 관람객의 취향을 분석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AI의 사례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AI가 인간의 창의적 한계를 확장시키는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문화예술 분야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기술적 가능성 뒤에는 중요한 윤리적 고민이 뒤따른다는 점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AI가 생성한 작품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속하는가? 데이터 편향과 알고리즘의 한계는 예술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가? 이 질문들은 AI 기술의 발전이 기술적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가치와 윤리를 재정의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
강의 후 강윤주 지도교수 주관의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축제 감독으로 유명한 한국문화기획학교 교장 윤성진 감독을 비롯한 대학원 원우와 학부생 전공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나는 AI 결과물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검증할 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교수는 “현재로서는 체계적인 검증 도구는 없으며, 카이스트 연구진이 해설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는 답변을 주셨다. 이 대답은 AI 결과물의 신뢰성을 평가하고 이를 인간의 윤리적 판단으로 보완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하는 질문으로 정리됐다.
정리하자면 “AI는 사용자 윤리관, 기술과 책임의 공존”의 주제에 방점이 있음을 확인했다.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으며, 인간이 설계한 알고리즘과 학습된 데이터, 그리고 이를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그 결과물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AI는 도구일 뿐이지만,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사용자에게 달려 있다.
좌장을 담당한 강 교수는 “AI는 휠체어가 아니라 목발이다”라고 했다.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자립적 역량을 강화하는 협력적 도구임을 의미한다. AI는 인간의 창의성과 판단을 지원하며, 사용자의 적극적 참여와 책임이 전제될 때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인간 중심적 기술 활용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AI는 인간의 삶과 예술,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구성하는 도전임을 배울 수 있었다. 기술을 사용하는 개인의 윤리적 책임과 사회적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게 되었고, AI 시대를 살아가는 사용자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얻을 수 있었다.
김 교수 강의는 기술과 윤리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짧고 간결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AI는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그 변화가 긍정적 일지는 우리의 윤리적 선택에 달려 있다는 점이 강하게 와닿았다. 이번 특강은 기술과 인간, 그리고 예술의 미래를 고민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